시돈의 안티파트로스가 묘사한 원래의 세계 7대 불가사의가 동시에 존재한 기간은 로도스의 거상이 완공된 기원전 280년부터 기원전 226년 지진으로 파괴되기까지 60여 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규모나 예술성 면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 위대한 건축물들의 명성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1세기로의 전환기에 스위스 출생의 캐나다 영화 제작자 버나드 웨버가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정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20개의 후보 중 20세기에 만들어진 것은 1959년 건설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1931년 완공된 리우데자네이루의 구세주 그리스도상, 단 두 개뿐이었다. 나머지 18개는 타지마할, 중국 만리장성 등 모두 오래전에 건설된 것이었다. 자유의 여신상마저 당시보다 1세기 전의 건축물이었으니 말이다. 어째서 20세기에는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 이처럼 거의 없었을까? 경외심이라면 세계를 바라보는 기존의 인식에 대한 도전을 떠올린다. 지상 최고 높이로부터 느끼는 감정이다. 금문교를 건너거나, 후버댐을 보거나, 또는 파리 시내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에펠탑을 보면 우리 개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절로 느껴진다. 이러한 엄청난 건축물들은 본질적으로 민주적이다. 누구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하며, 공공의 이용이나 유용성을 목적으로 한다. 공학과 건축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인간의 열망은 조금도 수그러지지 않고,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50개 중 2000년 이전에 지어진 것은 단 6개뿐일 정도로 성과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현대의 초고층 건물들은 과거의 건축물과 똑같은 경의를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 이 건물들은 인상적이고 위풍당당한 구조물이지만, 그 핵심에는 금융과 부의 사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많은 이가 결코 보지 못할 사회의 한 계층을 상징한다. 수 세기 전, 시돈의 안티파트로스가 느꼈을 것과 같은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그 명성이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어디에 있는가? 역설적이게도 현대의 위대한 불가사의는 우리가 전혀 볼 수 없는 것들을 작업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다. 예컨대, 아원자 입자를 부수어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것을 찾는 물리학자나, 다가올 전 세계적 팬데믹을 막기 위해 백신을 연구하는 실험실의 연구원, 기후 재앙을 우리가 취해야 할 조치를 이론화하는 사람들이다. 이는 우리의 세계관과 세계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도전할 무형의 성과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경이로움은 누구나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NOTES 브리스톨대학교의 조직학 교수인 마틴 파커는 올해 초 영년(Aeon)에 대한 논문에서 인간 진보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기술 기업가들의 손에 의해…미래는 판타지로 변모하며 기꺼이 앱 구독료를 내게 하는 사람들에 의해 식민지화되고 있다. 이는 미래의 한 단면이지만, 단지 조금 더 똑똑하고 수익성이 높을 뿐 모든 것이 똑같은 경영대학원의 모습이기도 하다.” NOTES 브리스톨대학교의 조직학 교수인 마틴 파커는 올해 초 영년(Aeon)에 대한 논문에서 인간 진보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기술 기업가들의 손에 의해…미래는 판타지로 변모하며 기꺼이 앱 구독료를 내게 하는 사람들에 의해 식민지화되고 있다. 이는 미래의 한 단면이지만, 단지 조금 더 똑똑하고 수익성이 높을 뿐 모든 것이 똑같은 경영대학원의 모습이기도 하다.”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Arts & Culture 린지 피플스 와그너 당신의 스타일을 바꿔라. 당신이 몸담은 업계를 바꿔라. 다음 세대의 인생관을 바꿔라. 카일라 마셸이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틴 보그』 편집장을 만난다. Arts & Culture 되돌아보기 추억의 재검토 Arts & Culture 미신에 사로잡히다 어째서 논리적인 지성인조차 마법적 사고에 굴복하는가 ? Arts & Culture 상에 대해 생각함 예술상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Arts & Culture 칼 오너리와의 인터뷰 칼 오너리는 단지 음식뿐만 아니라 일과 소통, 삶에서 느림을 추구하는 ‘느리게 살기 운동’으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하나이다. Arts & Culture 떠나간 사람 사망 기사에 대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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