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움직이고, 줄어들고, 가라앉기도 한다. 여기, 겉으로 보기에 올화이트 로 꾸며진 미니멀리스트 아파트에 매력적인 변형을 주었다. 하지만 코펜하겐의 역사적인 중심에 위치한 집은 타일 벽난로와 여러 개의 거실, 넓은 이중 문과 벽토 등 이 지역의 전형적 18세기 건축물이 가진 화려한 디테일로 가득하다. 화이트 컨셉이 전형적 구식 아파트 디테일을 없애지 않고도 시간과 장소의 느낌을 강조한다.
뉴욕에서 고국으로 돌아온 레베카 베이와 리키 노드슨은 옛 코펜하겐을 지역적으로 상징하는 무언가를 원했다. “저는 확실히 함뵈르쇠이(Hammershøi)의 은은한 인테리어가 떠올라요.” 베이는 조용한 색채와 일상을 환기시키는 묘사로 유명한 덴마크 화가를 언급하며 말했다.
“뉴욕에서 우리는 커다란 로프트로 이사했습니다. 매우 뉴욕다운 곳이었죠. 런던에서는 빅토리아 시대의 타운하우스에 살았죠. 이 전형적인 공간, 환상적인 장소에 우리가 마음이 끌린 것 같아요. 자신이 있는 곳에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역사적 특징에 대한 대비로 마리메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베이와 스칸디나비안 디자이너 에이전트인 그녀 남편은 규모와 비율을 자유자재로 갖고 놀았는데, 뉴욕에 있는 도널드 저드(Donald Judd)의 스프링 스트리트(Spring Street) 스튜디오와 집의 영향이 눈에 띈다. 다이닝룸으로 향하는 좁은 복도를 보면, 게리트 리트벨트(Gerrit Rietveld) 디자인의 지그재그 체어가 완벽하게 프레임에 담긴다. “이렇게 간결하고 명확한 공간에는 파워풀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우리가 집에서 만들어내려고 하는 모습이 이런 것들이죠.”라고 베이는 설명했다.
이 커플은 특히 집 안의 모든 뷰포인트를 영화같은 프레임으로 생각하면서 시각에 몰두하고 있다. 이는 서로 열려 있는 공간의 도움으로 긴 시선과 무한함을 자아낸다.
단 몇 개의 조각을 큰 공간에 배치하는 것은 텍스처와 마감이 변하면서 전체적인 효과를 증폭시킨다. 화이트 페인트칠을 한 계단 위에 놓인 노어스태드(Noorstad) 디자인의 투박한 우드 스툴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 같다. 유일한 예술품으로 미국 추상미술가 월터 다비 배너드(Walter Darby Bannard)의 거대한 그림은 이 차분한 공간에 강렬한 인상을 준다. 기능주의적 가구를 상쇄하기 위해 그들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은 수공예 오브제들을 배치했다. 스웨덴 사진작가 겸 조각가인 다니엘 웨스터(Daniel Wester)가 디자인한 얼룩지고 표면이 거친 스푼 컬렉션을 깊은 창틀에 놓아 자그마한 장식이 멀리서 가까스로 보인다.
“요즘 우리는 집에서 대조를 찾고 있어요. 크고 작은 규모나 꽉 차 있거나 텅 빈 공간, 콤팩트하거나 가벼운 느낌 등 항상 다이내믹한 걸 찾으려고 하죠.” 노드슨은 미니멀리즘의 반복에 대한 미묘한 차이를 언급하며 말했다. 아마 미국인의 관점일 수도 있지만, 많은 데인인은 우리 것이 특별히 스칸디나비아나 덴마크인의 것이 아니라고 말할 겁니다. ”
결혼한 지 25년 된 두 사람은 함께 여러 집을 지었고, 취향이 진화하면서 천천히 두 사람 모두가 동경하는 것들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수년간 아무것도 없이 살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생활에 무언가를 가져오면 그것은 헌신입니다. 우리는 좀처럼 어떤 것도 없애지 않습니다.” 노드슨이 말했다.
몇몇을 제외한 모든 체어는 단 하나뿐인 제품으로, 새로 추가되는 것은 다른 의자와 함께 사용해야 해서 구매할 때 마다 컬렉션을 늘리기 어렵다. 뉴욕에서의 마지막 크리스마스에는 26명이 각기 다른 의자에 앉기는 했지만.
그들의 첫 번째 체어는 찰스 레이 임스 부부(Charles and Ray Eames) 디자인의 오리지널 파이버글 래스 사이드 체어였다. 그 이후 폴켈홀름(Poul Kjærholm)의 커다란 다이닝 테이블 주변으로 폴켈 홀름과 장 프루베(Jean Prouvé), 루시안 에콜라니(Lucian R Ercolani), 르네 야콥센 (Arne Jacobsen)의 클래식 체어들이 들어왔다.
“저는 광고와 그래픽 디자인 분야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어서 구성 관점에서 많은 것을 봅니다. 서로 완전히 다르긴 해도 두 개의 줄이나 조각이 어떻게든 만나면 어떨까? 저 문에 기대어 놓으면 멋져 보일까? 가구를 이리저리 비치하는 것은 정말 그래픽적인 것입니다” 노드슨이 말했다. 그런 뒤 베이가 완화 역할을 하는데, 그녀는 가끔 남편이 백그라운드나 전체와 어울리지 않는 것을 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 여기서 제가 중요한 역할을 하죠. 저는 좀 더 개념적으로 생각해요.”
코스(COS)를 론칭하거나 갭(Gap)과 에버랜드, 유니클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할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전체적이고 꾸밈없는 스타일로 이에 접근한다. “우리는 훨씬 더 어설펐고 많은 면에서 융통성이 없었어요.”라며 자신들의 인테리어 디자인에 대해 말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은 우리가 런던에 살았을 때 존 포슨(John Pawson)의 건축물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스타일이 성숙해졌고 요즘엔 좀 더 럭셔리해졌어요. 이제는 감촉과 텍스처가 더욱 중요합니다. 편안함도 마찬가지고요. 재미있게도 심지어 포슨도 우리 모두가 사랑하고 동경하는 코츠월드(Cotswolds)에 있는 그의 조용한 시골집이 그런 경우인 것 같습니다.”
그녀는 촉각적인 접근이 일본 여행 덕분이라고 말한다. 덕분에 세라믹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전 세계 기이한 컬렉션에 영감을 받았다. 색이 옅은 벽난로 선반 위 잉기 옌슨(Inge Jensen)의 흙빛 블리스터드 라쿠 세라믹이 놓여 있다. 다른 세라믹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어울리지 않고 귀중한 물건이긴 해도 분명 사용되고 있으며, 장식용이면서도 장식품은 아니다. “모든 작품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도자기를 수집합니다. 전시용으로만 쓰는 것이 아니죠.
우리는 크리스마스 점심에 사케 컵으로 스넵스(네덜란드 술)를 마셔요. 조지 나카시마(George Nakashima)에게 이런 철학을 배운 것 같습니다. 이들 오브제가 조금 낡더라도 사용할 때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