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ritual)과 일상습관(루틴: routine)사이의 경계는 모호해지기 쉽다. 정기적으로 행해진다는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에는 영성 혹은 문화적 혈통의 흔적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걸까? 똑같은 행위가 하루는 의식이었다가 그 다음 날엔 습관/루틴이 될 수도 있을까? 우리는 별 생각 없이 다른 사람들의 ‘개인적인 의식’에 참견을 하곤 한다. 사람들이 외부의 인정을 갈구하는 것으로 보이는 소셜 미디어에서는 특히 더욱 그러기 쉽다. 그러나 가만히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런 건 각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습관일 뿐이다. 카렌이 매주 일요일마다 머그컵에 헤이즐넛 크림을 얹어 현관 데크에 앉아 마시는 것 역시 셀레스트가 매일 석 장의 카드로 타로 점을 치는 것이나 매달 할머니께서 전수해주신 허브 약물을 끓이는 것 못지않은 의식이 될 수 있다. 의식 행위를 정의하는 고정 불변의 목록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의식을 루틴/일상습관에서 구분하는 것은 의도성이다. 루틴/일상습관은 자기관리와 자신의 존엄성을 함양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개개인이 지킬 수 있다고 자신에게 약속한 것들을 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식적으로 엄선된 습관들이다. 자기계발에 관련된 기사를 한 번이라도 읽어본 적이 있다면 오랜 기간 동안 반복되어 온 이런 행위들이 당신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상당히 개선할 수 있음을 잘 알 것이다. 의식이란 (흔히 루틴이라 부르는) 일상습관에 당신이 특별한 힘이라는 성유를 바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의식이란 기념적인 행위로 단순히 손에 잡히는 결과물보다 더 특별한 것을 의미한다. 전체적 집단으로서 우리에겐 유전자 안에 조상들이 수만 년간 이어온 의식이 내재돼 있다. 그래서 당신만의 의식을 되찾는 것은 마치 귀향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일상습관에 이런 요소들이 아예 결여되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직 의식의 반열에 도달하지 못 했을 뿐이다. 어떤 것들은 일상습관에서 출발했다가 당신의 삶이라는 직물에 짜여 들어가면서 의식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나는 우리 모두가, 일상습관과 의식이 진화와 자기성찰이라는 춤사위 안에서 순환하고 소용돌이를 그리며 움직이는 세계에서 살아가길 희망한다. 반복적인 행위는 어쩔 수 없이 지루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조금은 다른 접근으로, 우리의 신성한 일상에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영역을 열어주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Arts & Culture 의도를 품을 것 의식과 루틴 / 일상습관을 구별하는 법 Arts & Culture 영원한 우정 오랜 우정을 위한 새로운 의식 Arts & Culture 의식과 작별하기 의식과 작별하기 Arts & Culture Go 온라인 디지털 의식을 위한 에티켓 Arts & Culture 다름을 존중할 것 이용이 아닌 이해 Arts & Culture 에세이: 잇츠 올 그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