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 장바구니에 상품이 없습니다.
cart chevron-down close-disc
:
Browse Categories
  • Arts & Culture

Go 온라인

디지털 의식을 위한 에티켓


Words by Bella Gladman. Photograph by Gustav Almestål. Styling by Andreas Frienholt.

2020년에는 우리 사회의 많은 의식들이 온라인을 통해 열리거나 아예 열리지 못 했다. 줌이 송별회, 졸업식, 기념식, 심지어 장례식이 열리는 공간이 되었다. 그러나 디지털 대화란 것은 아무래도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고 아무리 목청껏 ‘건배’를 외쳐도 빈 방안엔 공허한 울림만 남을 뿐이다. 조금이라도 달라질 수는 없는 걸까? LA의 리튜얼 디자인 랩 공동 창립자 커새트 오젠은 현존하는 의식들을 연구하고 새로운 의식들(138쪽의 의식들을 포함해서)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이 지면을 빌어 그는 신체적, 물리적 의식들을 디지털 영역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의식은 왜 존재하는 걸까요?

의식이란 이 세상에서 우리의 센스-메이킹(sense-making: 집단적 경험에 의미를 부여하는 절차-옮긴이)의 기반이 됩니다. 토론토 대학교의 닉 홉슨 교수와 그의 연구진에 따르면 의식은 우리의 감정, 목적/실행 상태, 타인과의 관계를 조정한다고 합니다. 바깥에서 보기에 의식은 비이성적이고 기능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의식은 우리가 무언가를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신체적인 요소를 배제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그러니까 지금과 같은 팬데믹 시기에 의식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신체적인 요소를 활용할 수 있는 의식이 가장 이상적이긴 하죠. 그러나 그게 가능하지 않다면 사람들은 차선책을 찾을 겁니다. 어떤 특정한 감각에 더 의지하는 거죠. 예를 들어 영상통화는 시각을 사용하죠, 보이스톡은 청각을 사용하죠. 우리의 의식들은 시청각에 상당히 의존하는 쪽으로 변화해나갈 거예요.

현실 세계의 의식들을 디지털 영역으로 성공적으로 옮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들은 현실 속의 의식들을 스크오모핑[skeuomorphing: 예전의 방식을 모방하는 창조 체계]하는 방법부터 시작할 거예요. 그 다음엔 태생적으로 디지털에서 탄생한 방법들을 실험하게 되겠죠. 우리는 실질적으로 지금 그 두 가지가 뒤섞인 세상에서 살고 있어요.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선 의식을 창조하는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품어야 합니다. ‘이 의식의의도와 목적은 무엇인가?’, ‘나는 그 의도를 어떻게 형상화 할 것인가?’

디지털화 됐을 때 가장 성공적인 의식은 무엇일까요?

생일 파티나 해피 아워 같은 친목 모임은 사실 디지털로 옮기기에 좀 곤란한 면이 있어요. 행사에 뚜렷한 목적이 없는 경우에는 디지털화가 힘들죠. 회사에서 매주 열리는 짤막한 미팅처럼 목적이 있는 경우에는 디지털 의식으로 정립하기가 쉬워요. 왜냐, 사람들끼리의 교류보다 미팅의 내용에 집중하기 때문이에요.

온라인 송별회를 덜 어색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짧게 끝내면 돼요!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배려해야 하고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있죠. 그냥 음료수를 마셔도 된다고 분명히 얘기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모두가 카메라를 향해 건배를 할 수 있는 적당한 순간을 찾아야겠죠. 잔 부딪히는 소리를 내기 위해 다 같이 포크를 사용해도 좋겠어요.

가상 모임을 위해 물리적 환경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덜어내면 더 꽉 차는 법’이란 접근법이 도움이 될 거예요. 영상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여러 가지 배경을 소화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장례식이라면 화분이나 차분한 배경이 좋겠고, 결혼식이라면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만한 배경이면 되겠죠. 당신과 그 커플이 공유하는 기억이나 관심사도 활용할 수 있고요. 만약 함께 초대 받은 사람들과도 아는 사이라면 배경을 함께 만들어도 좋겠죠. 그럼 모두 함께 나눌 수 있는 경험이 될 테니까요.

서로 눈을 맞출 수 없는 부분은 어떤 식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요?

아날로그적인 상황을 생각해보세요. 만약 오디오로만 소통하고 있다면, 이 상황이 라디오 극이고 당신은 거기 참여하고 있는 배우 중 한 사람이라고 상상하는 거예요. 만약 영상을 활용하고 있다면 그 상황을 영화라고 생각하면 되고요. 모든 시선이 당신을 향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안 될 이유가 전혀 없어요. 왜냐하면 바로 당신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니까요.

kinfolk.kr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춘 웹사이트 구조화, 웹사이트 트래픽 분석 및 맞춤형 광고 노출을 위해 쿠키를 사용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사쿠키 정책을 참고하십시오. kinfolk.kr을 계속 사용하시려면 "동의하기"를 눌러 진행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