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률

터무니없어 보이는 규칙이라도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타당할 수 있다. 또한 관계에서, 일터에서, 또는 세계적 유행병이 창궐하는 시기에 정해진 규칙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좌절감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당신이 빡빡한 사람이든 헐렁한 사람이든 화합을 위해서는 규칙과 규칙 위반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비교문화심리학자 미셸 겔펀드의 저서 「선을 지키는 사회, 선을 넘는 사회」는 규칙에 접근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의 ‘엄격함’과 ‘느슨함’을 설명하는 책이다. 그녀는 규칙을 대놓고 무시하려는 태도와 가혹하게 적용하려는 태도 모두 공감과 타협을 통해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BG: ‘엄격한’ 문화와 ‘느슨한’ 문화의 기본 전제는 무엇인가?

MG: 우리 인간들은 자신의 문화적 관점에서 타인을 판단한다. 엄격한 사고방식과 욕구의 우선순위를 가진 집단이 있는 반면, 규칙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모호함에 더 편안함을 느끼는 느슨한 집단도 있다 . 두 입장은 서로 다른 장점을 갖는다. 국가든, 조직이든, 가정이든 엄격한 집단은 조정력과 자제력이 강하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그런 집단은 부채도 알코올중독도 대체로 적다. 반면 느슨한 문화 집단은 자기통제에 약하지만 개방적이고 관대하고 창의적이다. 이런 차이는 갈등을 일으킨다. 중요한 것은 진단이다. 자신이 어느 정도로 엄격하거나 느슨한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파악한 다음 주위 사람들을 살펴보고 그들은 왜 그런 태도를 갖는지 공감하는 것이다.

BG: 엄격함이나 느슨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인가?

MG: 개인적인 고난이든, 전염병, 자연재해, 침략 등 국가 차원의 위기든, 위협 요소가 많을 때는 더 엄격한 규칙이 필요하다. 그것은 진화의 과정에서 적응의 기본 원칙이다. 느슨한 문화에서는 일반적으로 위협이 적기 때문에 관대할 수 있는 것이다.

BG: 코로나19 시대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규칙을 따르게 할 수 있을까?

MG: 전염병이 우리를 위협할 때는 엄격해져야 한다. 강력한 리더십과 일관된 메시지는 위협이 현존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느슨한 문화에서는 애초에 엄격해지기가 매우 어려우며, 사람들에게 수치심을 주어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은 그 자체로 규범 위반이므로 효과적이지 않다.

BG: 엄격함과 느슨함 사이에서 타협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가?

MG: 모든 문화권에는 엄격함과 느슨함의 요소가 동시에 존재한다. 개인도 마찬가지다. 엄격함과 느슨함을 적용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무엇인지를 고려해 타협이 필요한 여러 분야의 우선순위를 매겨보자. 자녀 양육에서는 취침 시간, 통금 시간, 청결 등이 그 대상이다. 엄격해져야 할 분야는 무엇인가? 느슨해도 될 분야는 무엇인가? 물론 모든 구성원의 동의가 필요하겠지만 관용을 늘리고 도발을 줄이면 좋은 점이 많다.

BG: 입장이 상반될 때 좋은 점도 있을까?

MG: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질서’와 ‘개방성’이 모두 필요하다. 상대의 강점은 우리의 골칫거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엄격함이나 느슨함의 정도가 자신과 정반대인 사람이 옆에 있는 것은 축복이 될 수도 있다. 균형을 잡아줄 사람이 생기는 셈이니까. 상대의 엄격함이 고맙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상대를 바꾸려고만 하지 말고 그들의 충고를 고맙게 받아들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