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 장바구니에 상품이 없습니다.
cart chevron-down close-disc
:
Browse Categories
  • Arts & Culture

행복한 중간, 해피 미디엄

평균 예찬.
글 by Asher Ross. 사진 by Paulo Abreu.

평균 예찬.
글 by Asher Ross. 사진 by Paulo Abreu.

아무도 평균을 원하지 않는다. 평균은 듣기만 해도 오싹해지는 단어다. 평균 정도의 음식은 굳이 먹을 가치가 없고, 평균 수준의 영화는 볼 가치가 없다. 평균 수준으로 진료하는 의사는 어떻게든 피하게 된다. 평균적인 연인이라고? 생각하기도 싫다. 그러니 얼마나 나빠야, 얼마나 끔찍하게 나빠야 평균적인 ‘사람’이 되는 것인지.

굳이 고르라고 하면 거의 모든 사람이 선호하는 것은 ‘남다름’이다. 우리 안의 특별한 무언가가 현실 세계에서 영광의 자리를 찾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우리는 빛나는 성취 또는 잇따른 성취를 통해 자신이 상상하던 비범한 자아를 향해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는 인생을 살아가고자 한다. 스트레스가 가득한 밤, 잠에서 깨면 우리는 천장을 보면서 이 머나먼 자아에 대해 반추해보고는 정작 살아 숨 쉬는 우리의 자아를 부끄러운 것으로 치부해버리곤 한다.

우리 대부분은 절대로 특별하지 않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도 계산이 꽤 명확하다. 그러면 거의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조건에 대해 왜 우리는 이렇게까지 자기비판을 하는 걸까? 그 첫 번째이자 가장 오래된 이유는 죽음이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만, 인생에서 위대한 일을 성취하면 우리가 계속해 살아 있다고 여기게 된다. 모든 그리스 전사들 가운데서도 가장 위대하다는 아킬레스의 명성은 거의 3,000년 동안 이어졌다. 아킬레스가 어릴 적에 어머니는 그가 두 가지 운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전장에서 싸우다 영광스럽게 죽어 명성을 얻을 것인지, 안전하게 트로이에서 귀환하여 긴 무명의 삶을 누릴 것인지. 그는 선택을 했고, 예언에서처럼 그의 명성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중에 그렇게 값비싼 운명을 이루겠다고 선택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결국 남다름을 원하는 것에는 좀 더 현실적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바로 지위의 획득이다. 일정 수준의 지위에 오르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다. 경제적 안정, 친구들의 찬사, 경쟁자의 부러움, 파티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 할 말이 있는 것 등.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성공을 주제로 한 TED 강연에서 “역사상 인간이 일생 동안 성취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기대치가 이렇게 높았던 적은 없었다.”고 했다.

온라인에서, 서점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압박을 받는다. 본업과 겸할 수 있는 다른 적성을 개발하라, 우리 안에 감춰진 예술가, 억만장자, 타이거 마더(tiger mother, 엄격하면서도 사랑과 믿음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완벽한 엄마-옮긴이)의 본성을 일깨워 북돋우라는 것이다. 드 보통은 이것이 조작된 게임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다른 사람들이 존경해줄 것 같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진짜 욕망에 바탕을 둔, 성공에 관한 더 온화한 철학을 찾아보라고 격려한다. 보통의 강의는 현명하고도 인문적이지만, 여기에만 의지할 필요는 없다. TED 사이트에서 이에 관련하여 찾아볼 만한 콘텐츠로 ‘당신의 이해하기 어려운 창조적 천재성’과 ‘성공의 8가지 비밀’을 추천한다.

남달라야 할 필요성은 더 깊고, 더 개인적인 근원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부모에게는 아이에게 있는 그대로도 충분하다는 존재감을 갖게 하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아주 드문 부모들만이 이 선물을 계속해서, 조건 없이 내어준다.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진정으로 사랑받기 위해서는 특별해야 한다는 느낌을 지닌 채 성장하며, 어른이 되어서도 충족되지 않은 욕구 때문에 세상의 사랑을 얻어내려 애쓰게 된다.

평범한 어머니를 둔 아킬레스는 트로이에서 사망했다. 그런데 아킬레스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세월이 흐른 후, 또 다른 영웅 오디세우스가 황천으로 내려가 수많은 유명한 영혼들과 이야기를 나눈 끝에 이 위대한 전사와 만났다. 오디세우스는 다른 어떤 사람보다 이승에서의 영광을 크게 누렸으니 저승에서의 삶도 행복할 게 틀림없다면서 찬사를 보냈는데, 아킬레스의 대답은 오디세우스를 밑바닥부터 흔들어놓았다. 아킬레스는 딱 한 번만 더 등에 내리쬐는 햇살을 누릴 수만 있다면 기꺼이 비천한 사람이 되어,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아도 좋다고 한 것이다.

힘들지만 기억해야 할 교훈이다. 우리의 뇌, 우리 사회, 우리가 지닌 스마트폰은 우리가 단순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 지위를 좇도록 방향을 바꾸어놓았다. 부자들이 부를 통해 만족을 얻었다고 말하는 일이 좀처럼 없다는 것을, 우리는 잊어버린다. 우리의 꿈에 불을 붙이는 저자와 뮤지션, 아티스트들이 겪는 개인적인 고통은 우리 뇌리에 없다.1 우리의 방정식이 틀린 것이다.

그래서 만약 남달라야 한다는 필요 또는 욕구를 잠재울 수 있다면, 다른 무엇이 그 가치를 대신할 수 있을까? 그건 성공을 좇으면서 추구하는 무언가, 다름 아닌 사랑받는 느낌이다. 우리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진실로 사랑받는다고 믿을 때 전해지는 그 느낌이다. 안전하고 평온한 감각, 평정심, 근심이 부드럽게 씻겨나간 후의 현실. 진정으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게 늘 쉽지는 않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누리는 경험이다. 지극히 평범한 것이, 실제로는 아주 특별한 것이다.

(1) 연구에 따르면 부자가 되면 따라오는 것이 최소한의 ‘행복 보너스’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가난하지만 행복하기’가 쉬운 것처럼 생각하는 생색 뿐인 상투적 표현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1년에 2만 달러 아래로 벌다가 5만 달러 이상을 벌게 되면 생활고가 사라져 두 배 이상 행복해진다.

K43_Cover
이 기사는 킨포크 43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1) 연구에 따르면 부자가 되면 따라오는 것이 최소한의 ‘행복 보너스’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가난하지만 행복하기’가 쉬운 것처럼 생각하는 생색 뿐인 상투적 표현에 불과하다. 실제로는, 1년에 2만 달러 아래로 벌다가 5만 달러 이상을 벌게 되면 생활고가 사라져 두 배 이상 행복해진다.

K43_Cover
이 기사는 킨포크 43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kinfolk.kr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춘 웹사이트 구조화, 웹사이트 트래픽 분석 및 맞춤형 광고 노출을 위해 쿠키를 사용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사쿠키 정책을 참고하십시오. kinfolk.kr을 계속 사용하시려면 "동의하기"를 눌러 진행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