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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즈
네헤미야

예루살렘이 사랑하는 웨더맨을 만나다.
글 by Tal Janner-Klausner. 사진 by Asaf Einy.

  • Arts & Culture

예루살렘이 사랑하는 웨더맨을 만나다.
글 by Tal Janner-Klausner. 사진 by Asaf Einy.

세세한 정보를 살펴야 하는 기상 캐스터는 보통 컬트 추종자들이 생길 만한 직업이 아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기상예보관 보아즈 네헤미아는 그의 독립 기상예보 웹사이트 및 웹인 ‘예루샤마임(Yerushamayim)’의 인기 덕분에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예루샤마임은 히브리어로 예루살렘을 뜻하는 ‘예루샬라임’과 하늘을 뜻하는 ‘샤마임’을 합친 단어로 이 프로젝트의 초국지적인 초점을 반영한다. 예루살렘 토박이인 네헤미아는 예루살렘 이외의 지역을 다루거나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격식 없이 지역민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내용과 농담을 버무린 예루샤마임은 정확성과 활발한 토론 게시판, 사진 제출, 날씨에 대한 경험에 관한 사용자 투표와 같은 참여적 운영 방식을 자랑한다. 그것은 예루살렘의 문화 현상이 되었다.

우리가 예루살렘 극장 위층에 있는 카페에서 만났을 때 나는 왜 네헤미아가 이곳을 선택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앉은 자리 옆의 탁 트인 대형 창문을 통해 흐릿한 예루살렘의 스카이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그 위로는 비구름이 하늘을 가로지르고 아래의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반짝이는 코트를 입고 부서진 우산을 움켜쥔 채 물웅덩이를 건너 황급히 뛰어가고 있었다.

탈 야너 클라우스너: 날씨에 처음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보아즈 네헤미야: 아주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다. 나는 하늘을 보고 흥미를 느꼈다. ‘이 구름은 무엇이고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나는 라디오에서 몇 시간 간격으로 프로그램 말미에 방송되는 기상예보를 들었다. 밖에 나가서 컵으로 빗물의 양을 잰 다음 일기장 같은 곳에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내가 대학에서 무엇을 공부할지 분명히 알고 있었다. 나는 졸업 후 이스라엘 기상청(IMS)에 기상예보관으로 근무했다. 라디오 예보를 듣던 시절에서 날씨 방송 대본을 읽게 되었으니 한 바퀴를 돌아 처음의 자리로 돌아온 것이었다.

TJK: 그러다가 어떻게 예루샤마임을 운영하게 되었는가?

BN: 이스라엘에서는 이 분야의 일자리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 직업으로는 생계를 꾸릴 실질적인 방법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1년 나는 나의 뿌리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기상관측장비를 사서 지붕 위에 설치하는 것이 첫걸음이었다. 나는 거실에서 비가 얼마나 왔는지, 기온이 올랐는지 혹은 내려갔는지 알 수 있었다. 괴짜들을 위한 데이터였다! 그 후 나는 내가 집에 없을 때도 자료를 볼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원래는 나만을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웹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이 점차 늘었다. 2008년 겨울에는 눈이 ‘두 번이나’ 왔었는데 나는 웹사이트에 이미 포럼 게시판을 열어두고 있었다. 사람들은 게시판에 글을 쓰고 온갖 질문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것을 보고 나는 ‘좋아, 기상예보 글을 써야겠어.’라고 말했다. 이것이 시작이었다.

TJK: 당신의 사이트는 기존의 일기예보와 어떤 점에서 다른가?

BN: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 듣는 것과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이 직접 경험하는 것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사람들은 체감하는 날씨와 그 시기에 대한 정확성을 원한다. 나는 ‘기상청에서 했던 방식으로 기상예보를 작성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이스라엘의 기상 예측은 상당한 경지에 오른 상아탑이라 할 수 있지만 사람들에게 사실상 도움이 되지 않고 지루한 정보를 전달한다. ‘그래, 나는 이것을 더 재미있게 만들겠어.’ 나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예루살렘 특유의 언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용자들은 날씨가 어떻게 느껴지는지 투표를 하고 개인적 취향에 맞게 웹사이트를 구성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사용자는 웹사이트에 애착을 느끼고 자신이 사는 지역, 그리고 자연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 날씨는 경험이며, 우리를 성가시게만 하는 무언가가 아니다. 우리는 비도 즐길 수 있다.

TJK: 왜 이 앱이 문화 현상이 되었다고 생각는가?

BN: 그 정도 위치에 도달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국 나는 날씨 웹사이트를 만들었고 사람들이 이것을 이용하기를 바랐다. 나는 이것이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웹사이트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최근에 웹사이트의 영어 버전에 기술적 문제가 생겨서 영어 버전을 사용하는 많은 아랍인들의 연락을 받았다. 나는 아랍어 번역을 몇 번 이용해봤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아랍어를 할 줄 모르고 매번 나를 위해 번역해줄 사람을 고용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구글 번역을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나는 아랍어 버전을 만들고 싶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 날씨는 경험이며, 우리를 성가시게만 하는
무언가가 아니다.

TJK: 동예루살렘과 서예루살렘의 날씨에 차이가 있나?

BN: 그렇다. 강우량 차이가 크다. 강수량이 20% 차이가 날 수도 있고 예루살렘 서쪽에 눈이 쌓일 때 동쪽에서는 관측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기온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

TJK: 포럼 게시판이 굉장히 인기다. 어떤 질문들을 받는가?

BN: 사람마다 열중하는 분야가 다르다. 사용자들은 그들이 가장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질문한다. 먼지에 매우 민감한 사람은 언제나 먼지 발생 여부 또는 먼지 수치를 알고 싶어 한다. 가장 인기 있는 질문은 예상하겠지만…

TJK: 눈!

BN: 그렇다. 사람들은 ‘항상’ 나에게 눈이 언제 올지 물어본다. 그리고 눈이 온 후는 ‘다시 눈이 올까요?’라는 질문이 올라온다.

TJK: 왜 예루살렘인들은 눈에 열광하나?

BN: 눈은 순식간에 우리를 외국으로 데려다주고, 완전히 다른 시간과 공간에 있도록 한다. 모든 것이 하얗게 덮이고 사람들은 행복해하며 웃고 시간을 내어 즐긴다. ‘내 주차 공간을 막는다.’며 눈을 견디지 못하고 투덜거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들은 소수집단이다. 눈이 오면 나는 전국에서 가장 바쁜 웹사이트가 된 것 같다!

TJK: 공원에 눈 구경을 가는가, 아니면 예보로 바쁜 시간을 보내는가?

BN: 이것은 가슴 아픈 이야기다. 너무 바빠서 나는 이 드문 기상 현상을 즐기기가 어렵다. 나에게는 아이들과 가정이 있고 다른 업무들도 있다. 만약 내가 이 세상의 모든 시간을 가진다면 예루샤마임에서 지금 하는 일보다 10배 이상을 해낼 것이다.

TJK: 당신이 관측한 가장 놀라운 기상 현상은 무엇이었는가?

BN: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내가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기 전이었다. 24년 전 3월이었는데 이곳은 이미 봄이었다. 모래 폭풍이 몰아쳤고 기온은 섭씨 20도[화씨 58도]가 넘었었는데 이틀 후 눈이 내렸다. 모래 때문에 하늘은 주황빛이었고 땅에는 2~3센티미터[약 1인치]의 주황색 먼지가 쌓였다가 눈이 온 것이다. 흰 눈이 쌓였고 그 밑은 주황색이었으니 마치 티라미수처럼 보였다! 정말 놀라웠다. 날씨의 과정도 신기했고 결과도 신기했다. 이것이 내가 날씨를 좋아하는 이유다.

TJK: 예보가 크게 틀렸던 일에 대해 말해 달라.

BN: 예보가 틀리면 정말 절망감이 든다. 그럴 때면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기를 바랄 정도로 화가 난다.1 작년 아니면 재작년 겨울이었는데 그 해의 첫 비가 내렸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는데 내가 그것을 놓친 것이다. 정말 마음이 상했다. 사람들이 나에게 ‘올해의 첫 비를 놓친 당신은 무슨 가치가 있는가?’라고 하는 것 같았다. 2016년에는 내가 하얗고 아름다운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를 했는데 예측이 엇나가버렸다. 눈은 예루살렘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눈이 내리지 않는다고 예보를 했다가 눈이 오지 않으면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눈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가 아름다운 눈송이가 떨어져도 사실 괜찮다. 하지만 눈이 올 것이라고 했다가 틀린 나는 예루살렘에서 가장 미움받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이러한 일에 대해 감정적으로 반응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나는 모든 것을 통해 배운다.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정보를 듣는 것이고, 그러면 된 것이다.

TJK: 기후 변화가 당신의 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BN: 점차 더워지고 있는 예루살렘에서 그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기후 변화는 사람들의 인식 속에 들어왔고 예보관인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일상적인 범위를 벗어나는 기상현상들이 더 자주 일어나고 있다. 계절에 맞지 않는 날씨를 경험하게 된다. 나는 ‘어찌하여 이런 일이 일어나지?’라고 생각하다가 ‘그래, 기후 변화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라고 스스로 답한다. 과거에는 생각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고 그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TJK: 당신에게 휴가가 필요할 때는 어떻게 하나?

BN: 예루샤마임이 쉬는 날은 없다. 나는 휴가를 떠날지라도 수영장에 노트북을 들고 간다.

TJK: 당신과 자연의 관계가 당신과 날씨의 관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

BN: 비가 올 때마다 나는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고 나무들이 수분을 빨아들이는 물리적인 과정을 떠올린다. 사람들이 ‘나는 비가 싫어. 비가 무슨 쓸모가 있어?’라고 말할 때마다 나는 자연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비를 원하지 않을 특권이 없다.

(1) 초국지적 기상예보의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의 동네에 해당하는 세밀한 정보가 항상 정확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100% 정확한 예측을 할 수는 없어요.”라고 네히미아가 말한다. “벳하카렘[예루살렘 서쪽]에 비가 내리고 있어도 여기는 그렇지 않을 수 있어요. 비가 온다는 예측이 적중한 것이지만 이곳의 누군가는 ‘비가 왜 오지 않죠?’라고 말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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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킨포크 44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1) 초국지적 기상예보의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의 동네에 해당하는 세밀한 정보가 항상 정확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100% 정확한 예측을 할 수는 없어요.”라고 네히미아가 말한다. “벳하카렘[예루살렘 서쪽]에 비가 내리고 있어도 여기는 그렇지 않을 수 있어요. 비가 온다는 예측이 적중한 것이지만 이곳의 누군가는 ‘비가 왜 오지 않죠?’라고 말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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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킨포크 44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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