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감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틱톡 채널을 통해 모금된 1만 2천 달러의 팁을 단골 고객 가족으로부터 전달받고, 유타의 피자 배달부인 89세의 덜린 뉴이는 울먹였다. 수표를 받고 어리둥절해하는 뉴이의 영상은 불안감만 주는 뉴스 가운데서 간만에 나타난 반가운 소식으로 널리 공유되었다. 그러나 한 마을이 힘을 모아 고령의 노동자 한 명을 도왔다는 따뜻한 사연을 보도하면서 대부분의 미디어는 이 이야기에 내포된 껄끄러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 80대 후반의 노인이 풀타임으로 일을 해야 하다니? 그것도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시기에? ‘인간에 대한 믿음’을 회복시켰다는 이유로 화제가 된 수많은 이야기는 비슷한 패턴을 따른다. 커다란 선행에 칭찬을 퍼부으면서, 애초에 개인의 삶을 힘들게 한 사회문제는 슬쩍 외면한다. “일을 하다가 다친 84세의 ‘필수 노동자’에게 기부하는 것은 벽에 뻥 뚫린 구멍을 벽지로 덮는 것과 같다.” 워싱턴 대학교 보셀 캠퍼스 부교수 노라 켄워시가 말한다. 의료 분야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캠페인의 90퍼센트는 목표액을 달성하지 못한다. 켄워시에 따르면 우리가 이런 ‘훈훈한’ 얘깃거리를 다루는 방식은 사람들이 더 큰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을 막고 대중의 흥미를 끌 만한 비극만을 강조해 도움을 주어야 할 대상들 간에 은밀한 서열을 만든다. 그녀는 이렇게 평한다. “사회 계약에 따라 특정 기본권을 가진 모든 사람을 고려하는 대신 우리는 특히 관심을 유발하거나 비극적인 사연을 지닌 개인을 돕는 데만 신경 쓴다. 그러면 도움을 받지 못하지만 역시 도움이 필요한 수백만 명은 당연히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절박한 한 사람을 돕는 것은 분명 아름다운 일이다. 사회 안전망이 부재하거나 붕괴되는 상황에서 행동하는 공동체가 있다면 칭찬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사회가 방치한 약자들의 사정에 희망적인 뉴스 기사의 틀을 씌우는 것은 아무리 잘 봐줘도 근시안적이며 나쁘게 보면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까지 할 수 있다. 현 상태에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것이 우리를 기분 좋게 해서는 안 된다. 분노를 일으켜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 글 Pip Usher 사회적 관심몰이를 한 캠페인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구조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는 영국 정부가 2020년 여름 학기에 취약계층 학생에게 식권배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빈곤했던 어린 시절의 고생담을 절절히 밝힌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1300만 명에 이르는 팔로워에게 공유되고 전국 신문에도 게재되자 정부는 ‘코로나 여름 급식 기금’을 발표했다. 2020년 11월에 래시포드는 겨울 급식 기금 관련 방침도 바꾸도록 정부를 압박하여 여론을 정책으로 전환하는 자신의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좋은 아이디어 글 Pip Usher 사회적 관심몰이를 한 캠페인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구조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는 영국 정부가 2020년 여름 학기에 취약계층 학생에게 식권배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듣고, 빈곤했던 어린 시절의 고생담을 절절히 밝힌 편지를 공개했다. 이 편지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1300만 명에 이르는 팔로워에게 공유되고 전국 신문에도 게재되자 정부는 ‘코로나 여름 급식 기금’을 발표했다. 2020년 11월에 래시포드는 겨울 급식 기금 관련 방침도 바꾸도록 정부를 압박하여 여론을 정책으로 전환하는 자신의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Arts & Culture 에세이: 잇츠 올 그리크 Arts & Culture 계절 이야기 일상 속 선택적 청취의 수수께끼에 대해서 Arts & Culture 제대로 버티기 마음에 들지 않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법 Arts & Culture 관객 참여 영화 관람의 새로운 규칙. Arts & Culture 기계에 대한 분노 보이지 않은 알고리즘의 영향에 관한 대담. Arts & Culture 더러움 불결함의 분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