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나 표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며, 그럴 수 있도록 하는 옷을 만든다. 런던에 기반을 둔 패션 디자이너로서, 서울에서 성장했으며, 한국의 대형 매장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2008년에 런던에 입성하여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수학했으며, 2014년에 자신의 이름을 딴 레이블을 내놓았다. 이후 8년, 실용주의와 장난기가 섞인 그녀의 독특한 디자인은 열성 추종자들을 이끌게 되었다. 그녀의 옷은 조각 같으면서 우아하고, 질리지 않고 계속 입도록 디자인되었다. 또한 효과적인 컬러 대비, 짝이 맞지 않는 단추 같은 그녀만의 영리한 시그니처 디테일로 가득해서,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말 재미있다. 로절린드 재너: 사람들이 당신의 옷을 입으면서 어떻게 느끼기를 원하나? 레지나 표: 진심으로, 사람들이 자기 자신으로서 느끼기를 바란다. 사람이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옷이 사람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보다 더 나쁜 건 없다. 옷은 입는 사람을 높이고, 갑옷의 강인한 주인이 되게 하기 위해 존재한다. RJ: 패션에 관해서 오랫동안 인상에 남은 어린 시절의 경험이 있는지? RP: 어머니가 패션 디자이너셨다. 어머니의 스케치북에 매혹되어 어머니처럼 아름다운 연필화를 그려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어머니는 내가 패션에 관련된 일을 하지 않기를 바라서 툭하면 스케치북을 감춰버리곤 하셨다. 어머니가 쿠션이나 옷을 만들었기 때문에 집 안에는 직물이 넘쳐났다. 나는 몸에 천을 휘감고서, 그게 오트 쿠튀르 드레스라도 되는 것처럼 거실 끝에서 끝까지 걸어 다녔다. 어머니는 내게 빈티지한 옷을 입히곤 했는데 다른 아이들은 절대 입지 않는 옷이었다. 다른 아이들이 만화가 그려진 저지 셔츠나 운동복 바지를 입고 있을 때 발목까지 내려오는 갈색 리넨 치마를 입고 무릎 높이의 부츠를 신은 내 모습을 상상해보라. RJ: 디자이너들은 새 컬렉션을 컬러나 구조, 무드 중 하나를 택해 시작점으로 삼곤 한다. 당신의 시작점은 무엇인가? RP: 대개는 무드로 시작한다. 무드란 내가 소통하고자 하는 것 또는 느끼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시작하는 것이 “이번 컬렉션은 이 건축물에서 영감을 받았어요.”라는 식으로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에 막연하게 있는 것들을 더 탐색하고 느낌을 구체화해서 시각 이미지로 변환시키려고 노력한다. 그러면서 컬러, 디테일, 실루엣이 정해진다. 사람들은 자주 컬러 팔레트에 대해 내게 묻지만, 나는 한 번도 업계의 정석대로 써본 적이 없다. 내게 디자인은 대개는 아주 개인적이며 창의적인 과정이다. 그렇다 보니 나는 작업을 할 때 흥분을 좀 끌어 올리는 편이다. 예를 들어 오렌지색 하나에도 50가지의 색조가 있으므로, 온갖 색들 사이에서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에야 하모니가 찾아온다. RJ: 당신의 작업은 다른 예술 형태를 참고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자주 찾게 되는 아티스트들이 있는지? RP: 최근에 이사무 노구치의 전시를 보러 바비칸에 다녀왔다. 오랫동안 그분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고, 특히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의 졸업 작품에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에 작품을 직접 대하니까 새삼 가슴이 뛰었다. 그의 조각이 지닌 단순성과 영원성이 좋고, 사물이 사람들의 삶 속으로 스며드는 것처럼 빛으로 화하는 방식이 좋다. 그리고 앙헬라 데 라 크루즈의 작품도 아주 좋아한다. 그녀는 2D 형태라 할 캔버스에 놀라운 일을 일으키는데, 어느 순간 평면에서 조각이 나오는 것이다. RJ: 런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2022년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땅과 물 가운데 어디에서 더 행복한가? RP: 망설일 것 없이 당연히 물이다. 나는 바닷가에서 살며, 바다를 바라보고, 바다에서 수영하는 삶을 꿈꾼다. 바다는 나를 아주 행복하게 한다. 이 기사는 킨포크 43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이 기사는 킨포크 43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Fashion Arts & Culture 바늘 작업 서울, 고대의 타투 예술이 화려하고 생생하게 피어나다. Fashion 라나 터너 뉴욕은 절대 싫증이 나지 않는다는 여인과의 짧은 산책. 그리고 옷장에 생긴 몇 가지 변화. Fashion 변신 마이클 올리버 러브는 기술의 변화가 통제할 수 없고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라는 특이점을 구상한다. Fashion 문제적 사물 선글라스의 눈부신 역사. Fashion 지구 2.0 태양으로부터 세 번째 바위에서 두 번째 방향 전환. Fashion 마인드 게임 피층의 가장 깊은 주름에서 비롯되는 이지적인 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