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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ts & Culture

재야생화에 도전하는 사람
토머스 맥도넬

하이랜드를 바꾸고 있는 환경보전주의자
글 by Harriet Fitch Little.

하이랜드를 바꾸고 있는 환경보전주의자
글 by Harriet Fitch Little.

스코틀랜드의 하이랜드 방문객들은 항상 그들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을 여행하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을 즐겼다. 영국 최북단인 이곳에는 주민보다 붉은사슴이 더 많고 하루의 많은 시간을 비워둬야 가장 가까운 슈퍼마켓을 갈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자연은 광활하고 거칠며, 토탄 늪, 차디찬 호수, 언제든 비가 내릴 것 같은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벌거벗은 산뿐이다. 도처에서 자라고 있는 헤더보다 키가 더 큰 식물이 거의 없으며 당일치기 등산객들은 그들이 무사히 돌아온 것만 해도 등산을 잘 다녀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의 황량함을 이렇게 낭만적으로 그리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그것이 허구이기 때문이다. 5월에 나는 케언곰스 국립공원에 가서 <와일드랜드(Wildland)>의 보전국장 토머스 맥도넬과 하루를 보냈다. <와일드랜드>는 덴마크의 억만장자 안데르스 홀치 포블센이 하이랜드에 소유한 여러 토지 구역을 관리하는 기관이다. 22만 에이커 규모의 <와일드랜드>는 영국에서 한 개인이 소유한 최대 사유지다. 만약 포블센과 맥도넬이 바라는 바를 그대로 실현한다면 그것은 가장 급진적인 일이 될 것이다. 그들은 하이랜드에서 그들이 관리하는 땅을 “재야생화(rewild)”하여 수백 년간 보지 못했던 자연경관을 다시 만들고 싶어 한다.

맥도넬은 사륜차로 울퉁불퉁한 흙길을 달리면서 이 지역이 원래 황량하다는 대중의 인식을 반박하기 위해 <와일드랜드>가 하고 있는 일을 이야기한다. 이곳에는 원래 나무들이 자라야 한다고 맥도넬이 말한다. 산허리에는 스코틀랜드 소나무, 자작나무, 노송나무 등이 자라고, 오리나무가 강둑을 덮고 그 주변을 장미와 라즈베리가 채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벚나무, 월귤나무와 황새풀밭, 황새풀의 솜방울 같은 씨앗 머리가 눈처럼 땅을 덮고 있어야 한다.

산 중턱에 이르자 맥도넬은 차에서 뛰어내려 가랑비를 맞으며 왜 이곳에 식물이 잘 자라지 않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무릎 높이의 묘목을 가리킨다. 연한 소나무의 가지가 뜯겨 있는 것이 보였다. “붉은사슴이에요.”라고 그가 말하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다.1 하이랜드 전역에서 붉은사슴들은 민달팽이가 채소밭을 망쳐놓듯이 산지를 황폐화시키고 있다. 그래서 이곳에 남은 것은 그늘이 지지 않는 곳에서 자라는 헤더와 초기에 울타리를 쳐서 보호해야 하는 생태학적으로 흥미롭지 않은 단일한 목재 숲밖에 없다.

맥도넬은 사슴을 탓하지 않는다. “사슴이 우리의 적이 되도록 내버려둔 인간들의 관리 소홀 때문입니다.”라고 그가 설명한다. “우리가 환경에서 늑대와 스라소니를 제거했기 때문에 최고의 포식자가 남아 있지 않아요.” 하이랜드 경제의 버팀목인 사냥 관광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용객들은 암사슴보다는 성숙한 수사슴을 사냥하고 싶어 하며, 사냥 산업은 사슴의 도태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슴이 하이랜드의 지배자가 되면서 토양 구조와 새와 소형 포유류의 서식지가 모두 훼손되었다. 나무가 없기 때문에 사슴들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피신할 수 있는 숲이 없기 때문에 눈 속에 200마리의 사슴이 죽은 채 발견되기도 합니다.”라고 맥도넬이 회상한다. 이 지역에서 자란 그에게서 이론적 학습보다는 대화, 관찰, 행동을 통해 배운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권위가 느껴진다.

“재야생화”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잔디를 깎지 않은 채로 두거나 야생화 씨앗을 뿌려 자연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는 온화한 이미지가 연상될 수 있다. 하지만 맥도넬이 하는 일은 이와 전혀 다르다. 그의 접근법은 개입주의적이며 누군가는 이것을 산업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2006년부터 그는 300헥타르에 달하는 소나무 목재 숲에서 비토착 소나무종인 롯지폴을 벌채하고, 새로운 길을 만들도록 그의 팀에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가장 급진적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활동으로서 평방킬로미터당 사슴 개체 밀도를 50마리에서 2마리로 줄이기 위해 수천 마리의 사슴을 도살했다. 초지에 대한 압력을 줄이기 위한 일이었다.

그는 이것이 과감한 조치였음을 인정한다. “우리는 한동안 수천 마리의 사슴을 살처분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어요. 매우 외로운 시기였습니다.”라고 그가 당시를 회상한다. 하지만 길고 긴 4년이 흐른 후 풀과 헤더 관목 사이에서 소나무 묘목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맥도넬의 노력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었다.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서식지가 반응하기까지 시간차가 있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되었어요.”라고 그가 말한다.

( 1 )
맥도넬은 탐정이 범죄 현장을 조사하듯이 묘목의 손상을 분석한다. 90도로 단면이 깨끗하게 잘려나간 나뭇가지는 붉은사슴의 소행이다. 반면 토끼는 45도 각도의 깨끗한 단면을 남기며 노루는 나무껍질을 물어뜯는다.

맥도넬과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글렌페시다. <와일드랜드>의 사유지 중 재야생화의 여정에서 가잔 진전을 보이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하이랜드에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 굽이진 산길 주변에는 바람에 날린 씨앗을 통해 다양하고 무성한 산림지대가 조성되었다(매우 황량한 구역에 대해서는 맥도넬이 산지의 자연적 주기를 모방한 형태로 묘목을 심었다). 일부 묘목들은 거의 4미터가 되었고 산길 양쪽을 촘촘하게 채우고 있다. 보기 드문 멧닭이 근처의 비탈에서 머리를 내민다. 맥도넬은 언젠가는 사슴의 개체수가 다시 늘어 빽빽한 숲 사이로 길을 내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녀석들은 [숲의] 적이 아니라 천연 조각가예요.”라고 그가 말한다.

우리가 계곡으로 내려와 강을 건넌 다음 도보로 강가를 걸을 때 맥도넬은 매우 복잡한 도미노 효과와 같은 계획을 알려준다. 연어가 이곳을 산란지 또는 서식지로 삼게 하여 강가에서 나무들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다. 이것은 그가 맡은 단기 프로젝트 중 하나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15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와일드랜드>의 미디어 전략은 200년 생태복원 비전을 중심으로 한다. 사실 그는 이 비전이 소나무의 수명과 같은 300년 후를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나에게 진지한 얼굴로 200년은 “현재와 더 가깝게” 들린다고 말한다.

그가 엔지니어로 교육을 받은 경험은 그를 실용적인 환경보전주의자로 만들었다고 그가 말한다. 추상적이거나 감성적인 계획들과는 달리 <와일드랜드>는 인류가 등장하기 이전으로 시계를 돌릴 생각이 없다. 맥도넬은 사실 소와 양을 키우는 작은 농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의 결정은 농업적 접근법을 기반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스코틀랜드에 늑대와 스라소니를 다시 들이자는 주장이 주기적으로 나올 때마다 회의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렇게 된다면 저는 30마리의 양 중 몇 마리를 잃을지도 모르겠지요.”라고 그가 말한다. “저는 제 경험과 일관성 있는 입장을 취하려고 합니다.”2

맥도넬은 포블센의 엄청난 부가 <와일드랜드>에 미친 영향을 현실적인 관점에서 말한다. “제가 글렌페시를 증여 받는다고 해도 저에게는 이러한 일을 할 돈이 없어요.”라고 그가 말한다. 재야생화를 시작하려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글렌페시는 매년 300만 파운드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한 점에서 저는 부자들이 토지를 소유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포블센 외에도 생태적인 관점에서 하이랜드에 토지를 매입하는 외국인들이 있다. 사실 언론에서 스코틀랜드의 지주를 전통적으로 높여 부르는 용어인 ‘레어드(laird)’를 써서 그러한 사람들을 “그린 레어드”라고 부를 정도로 이 현상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들이 어느 나라 출신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그들이 여기에서 무엇을 하는가입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맥도넬과 헤어진 후 나는 케언곰스에서 차로 세 시간을 달려 좁은 물줄기가 북해를 향해 흐르고 있는 작은 마을인 텅에 도착한다. 여전히 포블센의 사유지에 있는 나는 런디스 하우스에 숙박을 하기로 한다. <와일드랜드>는 재야생화 프로젝트가 장기적으로 지역 호텔들의 소득 창출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런디스 하우스는 매끈하게 깎은 돌로 외벽을 꾸민 작고 아름다운 건물이며, 미술작품으로 채워진 객실들은 부유하고 편안한 가정집을 연상시킨다. 맥도넬은 스코틀랜드의 투박한 시골이 깔끔함을 강조하는 덴마크인들에게 맞지 않을 거라고 농담을 했었지만 덴마크인들에게도 런디스 하우스는 만족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호텔은 하이랜드에서 지역의 상징으로 종종 사용하는 타탄체크(두 가지 색을 사용한 격자무늬-옮긴이)를 피해갔지만 모든 방에는 꽃을 피운 금작화, 자작나무 가지, 심지어 어린 쐐기풀을 가득 채운 큰 화병들이 놓여있어서 이곳이 자연 속의 집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텅은 재야생화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몇 년밖에 되지 않았고 이곳의 경관은 글렌페시의 풍부한 식생과 매우 거리가 멀다. 나는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낮은 산인 벤 텅의 정상에 오르면서 걸을 때마다 축축한 헤더를 납작하게 만든다. 내륙을 멀리까지 바라보니 노란색과 갈색을 띤 낮은 산들이 완만한 선을 이루며 단절된 부분 없이 시야 전체에 들어온다. 스코틀랜드의 가장 장엄하며 가장 황량한 경관이다. 이곳이 마냥 멋지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곧 이곳에는 나무가 들어설 것이고, 나무에 이어 비옥해진 토양을 따라 새, 꽃, 열매, 곤충이 찾아올 것이다. 인간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그러하듯 우리가 경관을 평가하는 기준도 진화할 수 있다. 하이랜드에서는 반드시 그러한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

( 2 )
맥도넬은 (중세 시대에 프랑스에서 건너온) 시카모어와 같이 지역의 식생을 위협하지 않는 비토착 나무들을 제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소나무 숲이 멸종 위기에 처한 칠면조 크기의 큰들꿩인 캐퍼케일리의 중요한 서식지이기 때문에 소나무 숲의 일부를 보존해왔다. 새로운 산림에 캐퍼케일리가 살 수 있는 시기가 되면 맥도넬은 나머지 소나무 숲을 없애는 것을 고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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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넬은 (중세 시대에 프랑스에서 건너온) 시카모어와 같이 지역의 식생을 위협하지 않는 비토착 나무들을 제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소나무 숲이 멸종 위기에 처한 칠면조 크기의 큰들꿩인 캐퍼케일리의 중요한 서식지이기 때문에 소나무 숲의 일부를 보존해왔다. 새로운 산림에 캐퍼케일리가 살 수 있는 시기가 되면 맥도넬은 나머지 소나무 숲을 없애는 것을 고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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