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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ts & Culture

권력을 내려놓음

권력 과시의 무의미함에 대하여.

Words by Debika Ray. Photograph by Charlotte Lapalus.

권력은 강력한 마약이다. 우리가 권력을 묘사할 때 중독과 관계된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우리는 권력을 갈망한다. 또는 권력에 굶주려 있다. 권력에 미쳐 있다. 권력에 취해 있다. 권력을 남용한다.

뒷골목에서의 권력 과시는 임시변통의 해결책이다. 연약한 자아를 보호하려는 필사적인 움직임이다. 권위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은 그것을 과시할 필요가 없지만 자신의 지위가 불안한 사람은 지배력을 행사하지 못해 안달한다.

그들의 수법은 누구나 알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에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강조하기 위해 만날 약속을 잡고 상대방을 터무니없이 오래 기다리게 한다. 상급자는 구태여 테이블의 상석을 차지한다. 부모는 자녀의 애정에 대한 독점권을 과시하기 위해 자녀의 파트너를 깎아내린다.¹

권력을 과시하는 행동이 불안한 지위를 위안하는 수단이라는 증거가 필요하다면 테이블 앞에 다리를 쩍 벌리고 앉는 도널드 트럼프의 동영상을 보면 된다. 그는 회의 때 테이블에 놓인 다른 사람들의 소지품 위치를 바꾼다. 참으로 좀스럽고 민망하고 괴상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² 권력 과시는 바로 이런 괴상함 때문에 효과가 있다. 최근 『뉴요커』와의 인터뷰에서 마술사 데런 브라운은 자신의 최면 수법에 대해 ‘혼란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권력 과시는 의문의 여지없이 역효과를 낳는다. “그것은 나쁜 리더십일 뿐이다.” 「노 하드 필링스: 직장생활이 힘든 당신이 알아야 할 감정의 행동과학」의 공저자 리즈 포슬린이 말한다. “당신이 자꾸만 권력을 과시하면 문제 해결에 써야 할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더욱이 포슬린은 그런 권력자들은 사람들이 마음 편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관습적인 위계질서는 벗겨내는 편이 훨씬 유익하다. 이를 테면 직원 한 명과 함께 산책을 나간다든지 하는 방법이 있다. 그녀에 따르면 권력 과시는 스스로를 자신의 폭압에 가두는 태도다. “오로지 두려움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통제하다 보면 당신은 끊임없이 권력을 과시해야만 권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권력은 사회 전반에 공평하게 분배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를 테면 여성과 유색인종은 권력을 잡을 방법을 찾아야 할 때가 많다. 억압받는 계층에 속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본 총리의 아내 아베 아키에는 만찬 시간 내내 트럼프의 옆자리에서 영어를 못하는 척하며 세계 최고의 권력자를 상대하는 자기만의 은밀한 방식을 찾았다고 전해진다.

어쩌면 권력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사람에게는 말려들지 않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견제책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들의 흔한 수법을 경계하고, 그들을 통제할 자신만의 수단이 무엇인지 알고, 권력에 굶주린 이에게 내쳐지지 않는 방법을 이해하고, 그들이 자기 꾀에 넘어가게 해야 한다. 데런 브라운의 표현대로 그들이 혼란을 유발하게 하지 말자.

NOTES

1. 「권력의 법칙」에서 미국의 작가 로버트 그린은 마키아벨리, 손자,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철학을 적용하여 3000년에 이르는 권력의 역사를 완전한 지배력을 얻기 위한 48가지 자기계발 전략으로 압축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평가대로, 이 책이 출판된 1998년 이후 그린은 “힙합 그룹, 할리우드 명사, 교도소 수감자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숭배하는 영웅이 되었다.”

2.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는 또 다른 권력 과시 수단은 악수다. 상대가 균형을 잃을 정도로 홱 잡아당기거나(당시의 대법관 후보자 닐 M. 고서치), 악수 제안을 싹 무시하거나(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손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는(2017년에 무려 29초 동안 이어진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과의 유명한 악수) 등이 그 예다.

NOTES

1. 「권력의 법칙」에서 미국의 작가 로버트 그린은 마키아벨리, 손자,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의 철학을 적용하여 3000년에 이르는 권력의 역사를 완전한 지배력을 얻기 위한 48가지 자기계발 전략으로 압축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평가대로, 이 책이 출판된 1998년 이후 그린은 “힙합 그룹, 할리우드 명사, 교도소 수감자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숭배하는 영웅이 되었다.”

2.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 쓰는 또 다른 권력 과시 수단은 악수다. 상대가 균형을 잃을 정도로 홱 잡아당기거나(당시의 대법관 후보자 닐 M. 고서치), 악수 제안을 싹 무시하거나(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손을 꽉 잡고 놓아주지 않는(2017년에 무려 29초 동안 이어진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과의 유명한 악수) 등이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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