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 알고리즘왓치는 속옷을 입은 여성과 같은 특정 소재가 인스타그램의 알고리즘에 의해 사람들의 피드에서 우선순위로 올라 온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속옷과 비슷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는 모습이 포함된 캐롤라인의 콘텐츠는 게시가 금지되고 경고를 받았죠. 이런 모순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CA: 제가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다양한 신체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논하는 논문을 곧 발표할 건데요. 우리의 피드나 광고에는 비키니를 입은 유명 인사나 모델의 사진과 동영상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플러스 사이즈나 성소수자, 유색인종, 성매매업 종사자, 혹은 저처럼 성매매업에서 비롯된 예술인 폴댄스를 하는 사람의 몸에 대해서는 알고리즘의 계산법이 달라집니다.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에서 우리처럼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사람들은 우선순위가 아니에요. 이따금 저는 ‘비키니+폴=금지’이지만 ‘비키니+모델=좋음’이라는 알고리즘의 식이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TF: 최근 인스타그램의 변화 중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사용자들을 화나게 하는 건가요?
CA: 기본적으로는 새로운 동영상 형식인 ‘릴스’로 틱톡을 따라 하면서 경쟁력을 지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릴스를 어마어마하게 홍보하고 있지만, 이걸 만드는 데는 훨씬 많은 노동력이 필요합니다. 한편으로는 알고리즘의 변화로 창작자들의 콘텐츠를 사용자들이 많이 보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대형 계정들의 계약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예컨대 다른 사람들이 제 콘텐츠를 보지 못하면, 제가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거나 폴댄스 수업으로 돈을 벌기가 어려워집니다. 소셜 미디어는 단순한 시민 공간이 아니라 시장이기도 하며, 거기서 돈을 벌고 있다면 사용자들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피해를 입는 겁니다.
TF: 알고리즘의 변화는 모두 상업적인 동기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사용자를 배려한 것이 아니라?
NKB: 물론입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목적에만 부응하는 민간 기업입니다. 그들은 사회가 아닌 주주들을 위해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CA: 너무나 많은 삶과 생계가 소셜 미디어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 회사들은 여전히 상업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플랫폼이 사용자들을 그렇게 강조하지만, 플랫폼에서 배제하고 검열함으로써 오히려 사용자들을 위협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페이스북에서 일부러 창작자들을 겨냥해 그들의 삶을 힘들게 하겠다는 사악한 계획을 꾸미는 사람은 없겠죠. 하지만 이것이 지금 그들이 하는 일입니다.
TF: 일부 이용자들은 자신의 게시물이 삭제되는 것이 아니라 ‘셰도우밴’을 당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의 피드에서 홍보되지 않는다는 뜻인데요. 이런 일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용자들도 있을 겁니다. 이것이 콘텐츠를 조정하는 합리적인 방법인가요?
CA: 저는 조금도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들이 어떤 것이 위험하다고 결정했다면, 그건 삭제되어야 합니다. 만약 아슬아슬하게 경계에 있는 내용이라면, 우선순위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게시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매우 불투명한 메커니즘으로, 가벼운 형태의 검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간신히 빠져나갈 수 있는 방식이죠.
TF: 창작자들이 자신을 하나의 플랫폼에만 묶어두는 것보다 사용하는 플랫폼을 다양화하는 것이 현명할까요?
CA: 물론이죠. 한 플랫폼에만 얽매여 있을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창작자들이 많지만, 그 이상으로 우리는 연대가 필요합니다. 창작자의 권리 헌장과 조정자의 더 공정한 업무도 필요합니다. 소셜 미디어 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정비가 필요합니다.
TF: 만약 실패한다면, 창작자들은 변덕스러운 알고리즘에 계속 봉사하게 될까요? 아니면 결국 그냥 떠나게 될까요?
CA: 소셜 미디어는 거의 가학적인 관계와도 같습니다. 우리는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사용자들은 매우 혼란스럽지만, 언제나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대형 플랫폼이니까요. 저는 틱톡의 조정을 싫어하지만, 그곳에 30만 명의 팔로워가 있습니다. 그만큼 틱톡은 저에게 돈을 벌게 해주니까, 그만두는 것은 저로서는 감당이 되지 않는 겁니다. 아무리 지치고 답답해도 그만둘 수가 없죠.
TF: 틱톡에 있는 것 같은 추천 알고리즘이 효과적이기는 한가요?
NKB: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바넘 효과라는 흥미로운 현상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어떤 것이 저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졌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설령 사실이 아니더라도, 저는 그렇게 믿으려고 합니다. 이것이 바넘 효과인데, 어쩌면 추천 엔진은 그렇게 잘 작동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알고리즘은 단순히 우리가 원하는 것을 예측하기보다는, 사실상 우리가 소비하고 싶어 하는 것을 변화시키는 겁니다. 하지만 이 가설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TF: 어떻게 개선될 수 있을까요?
NKB: 우리는 플랫폼에 그들의 알고리즘이 유해하며, 그렇게 효과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알고리즘이 없어도, 혹은 더 단순하고 더 투명한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궁극적인 문제는 알고리즘 그 자체가 아니라 거의 독점적인 이 기업들의 구조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발적으로 변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해법은 정치 영역에 있습니다. 애초에 이 플랫폼들이 이렇게 거대한 규모로 성장하도록 허용한 것이 정부입니다. 따라서 책임지고 보다 공정한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한 장려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인들과 규제 기관들은 이를 위해 합리적인 입법을 하고, 시행 기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TF: 이런 모든 문제를 생각하면 애초에 왜 우리가 소셜 미디어를 쓰는 건지 의구심이 들지 않나요?
NKB: 그렇기도 하죠.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가 이전에는 미디어 지형에서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공동체들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는지 반드시 생각해야 합니다. 따라서 소셜 미디어가 필요한 역할이 있고, 우리는 단지 잘 다듬을 필요가 있는 겁니다. 소셜 미디어를 만드는 기업에는 여전히 이익이 되면서도, 우리의 정신 건강에는 덜 해로운 형태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