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 장바구니에 상품이 없습니다.
cart chevron-down close-disc
:
Browse Categories
  • Design
  • Arts & Culture

마요르카의
타일 회사.

비엘 우게트는 알록달록한 시멘트로 섬의 역사를 기록한다.
글 by Baya Simons. 사진 by Marina Denisova.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스페인 앞바다 발레아루스 제도에 속한 도시 마요르카의 운명을 바꾸었다. 활기를 잃었던 섬(유럽과 북아프리카의 중간 지점)은 올림픽 이전 수십 년 동안 값싼 햇볕을 찾아 떼 지어 몰려온 영국 피서객으로 몸살을 앓았다.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전통적인 마요르카 건축물은 허물어지고 현대적인 호텔과 별장이 들어섰다.¹

하지만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보러 온 관광객들은 달랐다. 이슬람식 건축물, 특색 있는 요리, 어디서나 눈에 띄는 가우디의 환상적인 영향 등 카탈루냐 문화의 매력에 감탄했다. 관광객은 이 모든 관심을 충족하기 위해 결국 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섬인 마요르카로 향했다. “그들은 일종의 토스카나를 원했다.” 타일 제조 회사 〈우게트Huguet〉의 사장 비엘 우게트가 회상한다. “‘집을 갖고 싶지만 80-90년대 에 지은 허접한 건물은 별로다. 전통적인 건축재를 원한다. 지중해풍이면 좋겠다.’ 그것이 그들의 요구 사항이었다.”

〈우게트〉의 성장과 쇠락, 새로운 성장은 이 섬 의 발전 주기와 함께한다. 비엘의 할아버지가 1933년에 설립한 이 회사는 유색 액체 시멘트를 금형으로 압출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시멘트 타일을 생산한다. 〈우게트〉는 내구성을 가지면서도 섬세한 문양을 담아낼 수 있는 이 기술을 이용해 1850년대부터 타일을 만든 카탈루냐 장인 집안의 자랑거리다. 타일 공예의 역사는 실제로 고대 이집트까지 수천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뜨거운 기후의 고대 이집트에서는 타일의 냉각 효과 덕분에 처음으로 지붕이 아닌 내장재로 인기를 끌게 되었다. “마요르카는 이런 종류의 건축물 또는 건축 자재를 생산한 역사가 길다. 우리의 뿌리는 카탈루냐와 아랍 문화는 물론 멀리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비엘이 말한다. 그는 타일 제작 기술이 본질적으로 지중해에서 유래했다고 믿는다. “날씨, 태양, 빛, 색상, 재료, 생활 방식 등의 환경에 오랜 세월에 걸쳐 적응한 결과물이다.”

1960년대에 이 업계는 큰 타격을 받았다. 당시 카탈루냐의 유명 시인으로 사업을 병행하던 비엘의 아버지는 전통 타일 생산을 중단하고 섬 곳곳에 들어서는 호텔과 별장에 대량으로 필요한 시멘트 기둥과 벽돌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비엘에 따르면 관광업이 호황을 누리기 전에는 비슷한 타일 공장이 100개 쯤은 있었다. “마요르카의 마을 사이에는 대부분 도로가 없었기 때문에 마을마다 타일을 자체 생산했다. 그러다 60-80년대에 모두 폐업하거나 업종을 변경했다. 90년대에는 타일을 만드는 사람이 작은 마을 에 딱 한 명 남았다. 700년이나 변함없던 상황이 20년만에 싹 바뀌었다.” 1997년에 회사를 물려받은 비엘은 사업의 뿌리를 되찾고 싶었다. “전통 건축과 현지 시장에 주력할 생각이었다.”

그는 전통적인 타일 제작 기법에 현대 디자인을 접목할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제 이 회사는 은은한 파스텔 톤, 커다란 기하학적 패턴이 담긴 현대적인 디자인과, 대담한 색상과 복잡한 무늬 등 전통적인 디자인에 대한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시멘트 타일을 만들어낸다. 〈우게트〉는 믿을 만한 제작 공정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며 인스타그램을 홍보 수단으로 영리하게 이용했다. 연한 레몬색 시멘트를 날카로운 기하학 형태의 틀에 붓는 영상은 수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우게트〉는 건축의 거장들에게 협업의 대상으로 선택받았다. 프리츠커Pritzker 상을 수상한 스위스 회사 〈헤르초크 앤 드뫼롱Herzog & de Meuron〉은 종종 〈우게트〉의 삼각형 타일을 이용해 바닥과 벽에 갈라진 땅의 초현실적인 모습을 연출하며, 영국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런던의 상징적인 백화점 〈셀프리지〉 리모델링을 위해 맞춤형 테라초 주추와 벽 외장재를 〈우게트〉에 의뢰했다.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우게트〉를 찾는 이유는 유서 깊은 전통 기술을 지키면서도 신선한 디자인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할머니 스타일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가 말한다. “기술은 매우 흥미롭다. 뿌리, 배경, 역사, 솜씨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기술이든 디자인이든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우게트〉의 과제는 높은 수준의 기술을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21세기에 마요르카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여주기 위해 혁신을 지속하고 디자인을 단장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케아〉가 모든 것을 잠식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뿌리와 정체성이 있다. 그것을 세상과 나눠야만 살아남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세상의 문화와 건축이 조금 더 풍요로워지기를 바란다.”

(1) 대중 관광은 여전히 마요르카의 근심거리다. 2017년에는 비행기가 팔마 데 마요르카 공항을 90초마다 한 대 꼴로 거쳐 갔다. 2019년에는 이 섬에 1180만 명의 방문객이 몰려와 100만 명도 안 되는 현지인의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물가를 크게 상승시켰다.

(1) 대중 관광은 여전히 마요르카의 근심거리다. 2017년에는 비행기가 팔마 데 마요르카 공항을 90초마다 한 대 꼴로 거쳐 갔다. 2019년에는 이 섬에 1180만 명의 방문객이 몰려와 100만 명도 안 되는 현지인의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고 물가를 크게 상승시켰다.

kinfolk.kr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춘 웹사이트 구조화, 웹사이트 트래픽 분석 및 맞춤형 광고 노출을 위해 쿠키를 사용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사쿠키 정책을 참고하십시오. kinfolk.kr을 계속 사용하시려면 "동의하기"를 눌러 진행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