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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위생 극장

연출된 소독에 대하여.
글 by Precious Adesina. 사진 by Tom Hartford.

연출된 소독에 대하여.
글 by Precious Adesina. 사진 by Tom Hartford.

 

어원: 2010년에 기자 제임스 팰로우스는 『애틀랜틱Atlantic』 기사에서 ‘안보 극장’이라는 용어를 처음 썼다. 9.11 테러 이후 일반 대중에게 안보 수준이 강화됐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이행된 조치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팰로우스의 동료 데릭 톰슨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발은 청결에 관해 유사한 행동 양식을 낳았다. 2020년 7월 『애틀랜틱』 기사에서 그는 팰로우스의 표현을 빌려 ‘위생 극장’이라 이름 붙였다.

의미: 살다 보면 우리를 안심시키는 것 외에는 목적이 거의 또는 전혀 없는 것들이 많다. 이를 테면 자동차 문이 쾅 닫히는 소리, 현금 지급기가 윙윙대는 소리, 스마트폰 카메라의 셔터 음 등이 그렇다. 암흑의 시대에 안전하다는 느낌을 주는 데도 비슷한 수법이 사용된다.

9.11 테러 이후 공항에서 간단한 몸수색을 하는 빈도는 점점 늘었지만 잠재적 위협을 없애기 위해서는 훨씬 철저한 수색이 필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실제 효과보다 절차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 비행기를 타지 않을 테니까. 사실은 탑승 전에 승객 전원의 옷을 벗겨 항문 검사를 하고, 화물은 수송하지 않아야 마땅하지만.” 팰로우스는 이렇게 썼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로 공항 몸수색은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과하다 싶을 정도의 소독을 강조하는 것이다. ‘철저한 청결 관리’는 서비스 업계에서 마케팅의 기본이 되었다.(백악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입주하기 전에 50만 달러를 들여 대청소를 했다고 알려졌다.)1

하지만 2020년 7월에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러 날 동안 물건의 표면에 남아 있다는 연구 결과는 과장된 실험 환경에서 나왔다. 바깥세상에서 동일한 조건이 재현되려면 약 100명의 사람이 같은 표면에 대고 재채기를 해야 한다. 한편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공간에서 감염 위험이 높다는 증거는 꾸준히 나타났다.

문제는 뭔가 잘못되면 이러한 보여주기식 조치를 그만두기로 결정한 사람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다는 것이다. 다른 비극이 생기면 독박을 써야 하는데 물건 표면을 그만 닦으라고 선뜻 나서서 지시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아무래도 전염병이 지나가도 소독제 냄새는 오래도록 머무를 것 같다.

( 1 )

2021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한 보좌관이 각 연설 사이사이에 연단을 소독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 ‘최고 위생 담당자’는 트위터에서 이전 행정부의 ‘나쁜 기운’을 말끔히 없앤 인물로 15분간 명성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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