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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ts & Culture

사라진 장엄함

세계 불가사의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


Words by Harry Harris. Photograph by Patricia Sofra.

시돈의 안티파트로스가 묘사한 원래의 세계 7대 불가사의가 동시에 존재한 기간은 로도스의 거상이 완공된 기원전 280년부터 기원전 226년 지진으로 파괴되기까지 60여 년에 불과하다. 그러나 규모나 예술성 면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 위대한 건축물들의 명성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1세기로의 전환기에 스위스 출생의 캐나다 영화 제작자 버나드 웨버가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정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20개의 후보 중 20세기에 만들어진 것은 1959년 건설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와 1931년 완공된 리우데자네이루의 구세주 그리스도상, 단 두 개뿐이었다. 나머지 18개는 타지마할, 중국 만리장성 등 모두 오래전에 건설된 것이었다. 자유의 여신상마저 당시보다 1세기 전의 건축물이었으니 말이다. 어째서 20세기에는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 이처럼 거의 없었을까?

경외심이라면 세계를 바라보는 기존의 인식에 대한 도전을 떠올린다. 지상 최고 높이로부터 느끼는 감정이다. 금문교를 건너거나, 후버댐을 보거나, 또는 파리 시내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에펠탑을 보면 우리 개개인의 노력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절로 느껴진다. 이러한 엄청난 건축물들은 본질적으로 민주적이다. 누구나 볼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하며, 공공의 이용이나 유용성을 목적으로 한다.

공학과 건축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인간의 열망은 조금도 수그러지지 않고,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50개 중 2000년 이전에 지어진 것은 단 6개뿐일 정도로 성과를 이루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현대의 초고층 건물들은 과거의 건축물과 똑같은 경의를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 이 건물들은 인상적이고 위풍당당한 구조물이지만, 그 핵심에는 금융과 부의 사원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많은 이가 결코 보지 못할 사회의 한 계층을 상징한다.

수 세기 전, 시돈의 안티파트로스가 느꼈을 것과 같은 감정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그 명성이 오래도록 지속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어디에 있는가? 역설적이게도 현대의 위대한 불가사의는 우리가 전혀 볼 수 없는 것들을 작업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다. 예컨대, 아원자 입자를 부수어 “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것을 찾는 물리학자나, 다가올 전 세계적 팬데믹을 막기 위해 백신을 연구하는 실험실의 연구원, 기후 재앙을 우리가 취해야 할 조치를 이론화하는 사람들이다. 이는 우리의 세계관과 세계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 도전할 무형의 성과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경이로움은 누구나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NOTES

브리스톨대학교의 조직학 교수인 마틴 파커는 올해 초 영년(Aeon)에 대한 논문에서 인간 진보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기술 기업가들의 손에 의해…미래는 판타지로 변모하며 기꺼이 앱 구독료를 내게 하는 사람들에 의해 식민지화되고 있다. 이는 미래의 한 단면이지만, 단지 조금 더 똑똑하고 수익성이 높을 뿐 모든 것이 똑같은 경영대학원의 모습이기도 하다.”

NOTES

브리스톨대학교의 조직학 교수인 마틴 파커는 올해 초 영년(Aeon)에 대한 논문에서 인간 진보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기술 기업가들의 손에 의해…미래는 판타지로 변모하며 기꺼이 앱 구독료를 내게 하는 사람들에 의해 식민지화되고 있다. 이는 미래의 한 단면이지만, 단지 조금 더 똑똑하고 수익성이 높을 뿐 모든 것이 똑같은 경영대학원의 모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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