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 장바구니에 상품이 없습니다.
cart chevron-down close-disc
:
Browse Categories
  • Arts & Culture

터틀넥에 대한 고찰

엘리트 전유물의 진화


Words by Stephanie d’Arc Taylor. Photograph by Cecilie Jegsen.

터틀넥은 단순한 옷이지만, 그 역사만큼은 단순하지 않다. 처음에는 기사들이 쇠사슬 갑옷을 입을 때 섬세한 목을 보호할 목적이었고, 그후 해군과 상선의 선원들이 혹독한 바닷바람을 막아낼 보온용으로 입었다. 그리고 이제는 무언가의 지표가 되었다. 지표의 대상은 바닷바람만큼이나 자주 바뀌지만 말이다.

터틀넥은 상징적인 순간이 너무도 많아서 하나만 떠올리기 힘들다. 물론, 먼저 스티브 잡스가 떠오른다. 오드리 헵번과 미셸 푸코도 있다. 80대에게 물으면, 꿈꾸는 듯 눈을 감고 1950년대 후반의 비트족 이야기를 엮어낼 것이다.

터틀넥은 정치적이며, 시류에 순응하지 않고, 심지어 성에도 관심 없는 것처럼 보이기 바라는 사람들에게 실용적이었다. 비트족과 블랙팬더당원들에게는 답답한 수트와 넥타이로 대표되는 보통 다수에 대한 반발을 표하는 수단이었다. 그럼에도, 검은 터틀넥이라면 마릴린 몬로와 제인 맨스필드가 떠오르듯 몸매를 드러내고 얼굴을 돋보이게 하는 섹시한 느낌이 있다.

스티브 잡스가 검정 터틀넥만을 입은 것은 (일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제품으로 똑같은 것이 100여장 있었다) 비트족처럼 시류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한 의도였다. 단순한 옷이지만, 그는 실리콘밸리의 폴로셔츠와 주머니 달린 셔츠의 바다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위한 천재적인 선택이었다. 잡스가 회사에 남긴 미학처럼, 그의 개인적 미학도 선례를 남겼다. 몰락한 헬스테크 기업의 CEO 엘리자베스 홈즈와 현재 엄청난 규모의 사기 혐의로 구속되어 있는 와이어카드의 오스트리아 출신 전 CEO 마르쿠스 브라운같은 현대 테크 기업의 사기꾼들은 이러한 스타일을 매우 성공적으로 고스란히 도용했다. 터틀넥의 차분하고 쿨한 이미지가 잠깐은 그들과 함께했지만, 결국 둘 다 비난을 받게 되었다. 법정에서 홈즈는 회색 블레이저와 약간 구겨진 파란 셔츠를 입었다. 다르게 생각하던 그녀의 시대는 이제 끝난 것 같다.1

NOTES

1. 테라노스가 몰락한 후에도 엘리자베스 홈즈는 단순한 검은 터틀넥을 고집했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가 2019년 할로윈 의상으로 인기를 끌자, 온라인 경제지 Quartz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유니클로에서 엘리자베스 홈즈의 의상이 품절되었다.”고 보도했다.

NOTES

1. 테라노스가 몰락한 후에도 엘리자베스 홈즈는 단순한 검은 터틀넥을 고집했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가 2019년 할로윈 의상으로 인기를 끌자, 온라인 경제지 Quartz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유니클로에서 엘리자베스 홈즈의 의상이 품절되었다.”고 보도했다.

kinfolk.kr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춘 웹사이트 구조화, 웹사이트 트래픽 분석 및 맞춤형 광고 노출을 위해 쿠키를 사용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사쿠키 정책을 참고하십시오. kinfolk.kr을 계속 사용하시려면 "동의하기"를 눌러 진행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