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대안 우파 웰니스의 연결 고리

팬데믹이 시작되었을 무렵, 로스앤젤레스의 요가와 피트니스 지도자인 데릭 베레스에게는 특이한 현상이 눈에 띄었다. 큐어넌(QAnon,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미국 극우 음모론 집단-옮긴이)과 코로나19에 관련된 다양한 음모론을 부추기는 트윗과 페이스북 포스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었다. 이 메시지들은 극우 세력과 그 불만분자들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피를 마시고 사탄을 숭배하는 소아성애자들이 세상을 전복하려 한다거나 코로나19가 5G 때문에 생겼다고 믿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퍼뜨린 것이 아닐까 싶었다.¹ 그런데 아니었다. 이런 트윗들은 요가 및 웰니스 커뮤니티 안의 지도자들과 인플루언서들로부터 나오고 있었다. 베레스 그 자신과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개중에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도 있었다.

2011년에 사회학자 샬럿 워드와 데이비드 보아스는 뉴에이지 영성과 음모론자들의 음습한 세계가 기이하게 혼합된 것을 묘사하기 위해 컨스피리추얼리티(conspirituality, 음모론의 앞부분인 ‘con’에 영성이라는 의미의 ‘spirituality’를 합성한 단어-옮긴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워드와 보아스에 따르면 급성장하는 이 웹 운동은 두 가지의 핵심 신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첫째는 톰 행크스, 오프라 윈프리, 버락 오바마가 구성원으로 있다고 생각되는(혹은 아닐 수도 있지만) 비밀 조직이 세계의 주요 정치와 사회 기관을 장악하려 한다는(혹은 이미 장악한) 것이다. 둘째는 인류가 의식의 패러다임 전환을 겪고 있으며, 이는 앞서 언급한 악의 무리들이 몰고 온 악을 퇴치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는 믿음이다.

베레스로서는 아주 깜짝 놀랄 일은 아니었다. 몇 년 동안 그는 요가 지도자이며 로스앤젤레스 토박이인 줄리언 워커와 함께 건강 커뮤니티에 들어와 있는 사기꾼과 악당들에 대한 글을 써오고 있었다.² 그들이 알아본 바로는 요가 지도자 중에 2011년에 일본에서 일어난 쓰나미를 업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2012년 마야의 인류 종말설을 거짓으로 이용하거나,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한증막 같은 것을 운영하며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이런 것들을 뛰어넘어 전례 없는 방식으로 음모론을 증폭시켰다. 뉴에이지 ‘자비 출판(self-publishing)’ 분야에서 오랫동안 두각을 나타냈던 데이비드 아이크는 트위터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5G 이동전화 네트워크가 빌게이츠 및 익명의 ‘유대교 이단’과 결탁하여 팬데믹의 배후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2020년 5월에는 오하이에 기반을 둔 영화 제작자 미키 윌리스가 백신을 맞으면 병이 들고, 마스크가 사실은 바이러스를 ‘활성화’할 수 있음을 경고하는 26분 길이의 비디오 팬데믹을 발표했다. 이 비디오는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8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분, 우리가 신뢰하는 사람이잖아요. 진보적인 활동가이고, 버니 샌더스와 함께 여행하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죠.”라고 워커가 말한다. “미친 우익으로 치부하고 말 사람이 아니에요. 그러니 결국 그런 이야기가 요가와 건강 공간에서 들불처럼 번지게 된 겁니다.”

“이들은 어쩌면 이런 종류의 주장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알지 못했을 수 있어요. 그리고 큐어넌 자료의 특징이라고 할 일종의 유사 종교적 분위기에 쉽게 휩쓸릴 수도 있고요. 예언적인 것, 위대한 각성 같은 것들에 대한 감수성이 큰 거죠.”

베레스와 워커는 토론토에 기반을 둔 요가 치료사이자 작가인 매튜 렘스키와 팀을 이루어 팟캐스트 컨스피리추얼리티를 시작했다. 요가와 웰니스계의 오랜 관찰자와 비평가로서, 이 세 사람은 자신들이 수년간 관찰해온 것들이 팬데믹 동안 왜 그런 식으로까지 가속화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미 요가와 웰니스 커뮤니티에서는 정부에 대한 불신과 전통적인 의학, 의사들에 대한 경계심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그러다가 불가사의한 팬데믹과 맞닥뜨리자 그들 중 많은 수가 동종요법(질병 증상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시켜 치료하는 유사과학의 일종-옮긴이)이나 ‘자연’ 치유 쪽으로 급격히 기울면서 거대 제약사들이 내놓는, 꿍꿍이를 알 수 없는 백신을 기피하기 시작한 것이다. “수년에 걸쳐 이러한 온라인 음모론을 받아들일 준비를 해온 청중이 있었던 거죠.” 워커는 말한다. “이들은 어쩌면 이런 종류의 주장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알지 못했을 수 있어요. 그리고 큐어넌 자료의 특징이라고 할 일종의 유사 종교적인 분위기에 쉽게 휩쓸릴 수도 있고요. 예언적인 것, 위대한 각성 같은 것들에 대한 감수성이 큰 거죠.”

인플루언서들로서는 팬데믹이 최신의 가장 기이한 음모론을 내세울 수 있는 강력한 재정적 인센티브를 창출해준 셈이다. 오래전부터 요가 강사들은 딱히 해로울 것은 없는 것들(스트레스를 퇴치하는 에센셜오일)에서부터 새빨간 거짓말(암을 치료하는 크리스털)에 이르기까지 효능이 의심스러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면서 돈벌이를 해왔다. “팬데믹이 발생하자 갑자기 공개 수업이 사라진 거예요.” 베레스가 말했다. “강사 일을 해왔던 사람들은 어떻게 생계를 꾸려야 할지 고민해야 했죠.” 개중에는 요가와 관계있어 보이는 의심스러운 다단계 마케팅 프로젝트에 뛰어든 이들도 있었고, 이 불확실한 시간을 극복해보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좌 개설 또는 인생 코칭 판매로 전환한 사람들도 있었다. 어떤 이들은 최신의 기이한 음모론을 포스팅하여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다음 멤버십 또는 페이팔 기부를 통해 돈을 요구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큐어넌과 안티백신 메시지를 게시하여 조회 수와 팔로워를 늘리려는 이들도 있었다.³ 심지어 자신이 영들, 외계인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그들이 팬데믹에 대해 얘기해주는 것들을 들으려면 돈을 내라는 사람까지도 생겨났다. “인플루언서들은 콘텐츠가 선동적일수록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렘스키가 말했다.

“인플루언서들은 콘텐츠가 선동적일수록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컨스피리추얼리티의 랭크에는 요가 및 웰니스 커뮤니티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자칭 ‘전체론적 정신의학자’이며 ‘굽(Goop, 기네스 팰트로가 설립한 웰빙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옮긴이)’을 위해 글을 쓰기도 했던 켈리 브로건이 그런 예인데, 그녀는 모든 코로나19 사망의 원인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생각한다. 산부인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의 저자인 크리스티안 노스럽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우리가 특허권자의 소유로 전락할 것이며(사실이 아님), 자신은 잃어버린 세계 아틀란티스의 거주자였다(확인되지 않음)는 주장을 펼친다. “노스럽은 전체론적 의학을 기존의 과학적인 의학과 합리적으로 통합하는 일을 해나가는, 존경과 신뢰를 받는 전문가의 모습이었어요.” 워커가 말했다. “그런데 점점 큐어넌에 완전히 빠져들고 말았죠.”⁴

의료 및 정치 체계가 자신들을 궁지로 몰아갔다고 느끼는 많은 이들에게 음모론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렘스키는 말한다. 엄청난 소득 불평등과 보편적인 의료 서비스 부족으로 몸살을 앓는 미국에서 큐어넌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큐어넌 사람들은 정부 관리들이 TV에서 공개 처형되는 장면을 상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런 식의 강한 살인 충동은 버림받고 방치되었다고 느끼는 뿌리 깊은 감정이 아니고서는 생길 수가 없어요.” 극심한 박탈감이 글로벌 팬데믹으로 야기된 경제적 불확실성과 결합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확실하다고 여기는 것에 절실히 매달리는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⁵

사람들은 아무튼 미심쩍은 구석이 있는 정치인들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으며, 혹은 바이러스에 관해 새로운 사실이 나올 때마다 말이 바뀌는 의사들도 믿을 수 없어 했다. 그러나 음모론자들은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에 대해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내놓았고, 말을 바꾸는 일도 없었다. 정부 탓이야! 정치적 음모야! 그리고 이러한 생각에 빠져들기 쉬운 사람들은 자신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만 되풀이하는 제한된 뉴스와 소셜 미디어에서 모든 정보를 얻었다. 그러니 충분히 합리적일 수 있는 사람들이 이처럼 얼토당토않은 생각을 하기 시작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다.

더구나 컨스피리추얼리스트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니다. “컨스피리추얼리스트들은 옳은 말을 꽤 많이 해요.” 렘스키가 말했다. “제프리 엡스타인이 은밀하게 많은 돈이 오가는 성매매 조직을 운영했고, 여기에 많은 권력자가 연루되어 있었던 건 사실이었어요. 의료기관이 끔찍하기 이를 데 없는 터스키기 비극에 책임이 있었던 것도 옳았죠.⁶ 따라서 냉소주의적 시선에 대해서는 누구도 뭐라 할 수 없어요.”

이 음모론의 희생자는 어떻게 될까? “큐어넌에 관련된 사상자 게시판에는 수십만 개의 게시글이 올라와 있어요. 가족이나 친구를 큐어넌에 뺏겼다는 거예요.” 렘스키가 말했다. 매일 렘스키의 팟캐스트에는 수십 건의 메시지가 올라온다고 했다. 주변 사람 누가 그런 데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온다는 것이다. 혹은 ‘저 지금 서서히 회복 중인데요, 혹시 전화나 채팅 좀 할 수 있을까요?’ 같은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그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는 동료들 중 누구도 테라피스트가 아니어서 불가능하다고 답하고, 연락 가능한 테라피스트의 목록을 알려준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연락해서 모두 예약이 꽉 찬 상태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해도 큐어넌과 컨스피리추얼리티에 세뇌된 핵심적인 사람들에게 머잖아 어마어마한 치료적 필요성이 닥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