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립대 대학원센터의 철학 교수인 바버라 게일 몬테로는 2016년의 저서인 사고와 행동: 전문지식과 의식적인 마음(Thought in Action: Expertise and the Conscious Mind)에서 ‘우리는 노력에 찬사를 보내지만, 노력하지 않는 것에는 상을 준다.’고 했다. 전직 전문 발레 무용수였던 몬테로가 말한 것은 운동선수, 무용수, 뮤지션 그리고 여러 예술가들의 성과에 대한 것이었지만, 똑같은 정조가, 우리가 아름다움과 스타일을 평가하는 방식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잡지 기사, 소셜 미디어,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검색 엔진 최적화-옮긴이) 친화적인 블로그 게시물에서 쉽게 쉽게 해내는 것 같은 무심함을 다룬다. ‘애쓰지 않는 무심한 스타일’이라고 하면 제인 버킨이 진을 입고 남성용 셔츠를 걸친 채 짚으로 엮은 바구니를 들고 있는 모습, 캐롤린 베셋 케네디의 90년대식 미니멀리즘, 조 크라비츠의 거의 모든 사진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리고 화장품 브랜드 <글로시에>1가 내놓은 역설적인 노메이크업 스타일의 메이크업과 의상 브랜드 <리포메이션>의 야심만만한 진실성 등도 마찬가지다. 이것들의 공통점은 아름답고 실속 있는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점프 슛을 하거나 음악을 연주하는 것처럼, 실제로 들이는 노력에 비해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 일들은 예외다. 아름답게 꾸미는 데는 품과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의상을 선택해야 하고, 몸에 맞추고, 수선하고, 세탁해야 한다. 피부관리 식이요법에 관련된 것들을 사들이고 엄격하게 지켜 먹어야 한다. 몸을 단련하여 말 잘 듣는 몸으로 바꿔야 한다. 즉, ‘애쓰지 않고 무심하게’라는 말은 노동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능숙하게 수행되었다는 것을 말하는 것에 불과하다. 운동이나 음악 분야에서 애쓰지 않고 성취하는 것은 타고난 재능과 재정적 뒷받침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락되는 특권이다. 유전자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 즉 빛나는 피부와 어떤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는 체형을 타고난 사람들은 보기에 따라서는 경계가 모호한 우연의 결과로 무심함을 획득한다. 그리고 실제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되 남의 눈에 띄지 않게 하여 무심함을 획득한다. 이들은 얼굴에 ‘나 죽을 만큼 노력했어’라고 쓰여 있는 것 같은 안쓰러운 노력파와 대조를 이룬다. 모두가 이런 무심함의 환상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준 자체가 너무 많이 벗어나 있거나, 혹은 자연스럽게 그런 척해 보일 수 있는 적절한 도구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편이 오히려 다행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쉽다고 생각하면 그 일은 빠른 속도로 가치가 떨어지는 법이다. 게다가 상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결과 못지않게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찬사를 받을 수는 있으니까 말이다. 만약 당신의 외모가 다른 의도 없이 단순히 좋아서 한 노고의 결과라고 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보는가는 중요치 않다는 것이다. (1) <글로시에>는 좋은 피부를 타고난 젊은 사람들의 유전적 축복을 강화시켜주는 기능성을 내세워 ‘청초한 완벽함’이라고 하는 환상을 판매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브랜드가 메이크업 제품만 판매했을 때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가 스킨케어 제품을 런칭하면서부터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 시작한 것이다. 많은 스킨케어 제품들은 효과가 없었고, 어느 트위터 사용자가 쓴 것처럼, “물로만 세안해도 완벽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만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킨포크 43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1) <글로시에>는 좋은 피부를 타고난 젊은 사람들의 유전적 축복을 강화시켜주는 기능성을 내세워 ‘청초한 완벽함’이라고 하는 환상을 판매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브랜드가 메이크업 제품만 판매했을 때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가 스킨케어 제품을 런칭하면서부터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기 시작한 것이다. 많은 스킨케어 제품들은 효과가 없었고, 어느 트위터 사용자가 쓴 것처럼, “물로만 세안해도 완벽한 피부를 가진 사람들만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킨포크 43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분류되지 않음 나에게 쓰는 쪽지 어린 자신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화가, 작가, 지휘자, 큐레이터, 랍비, 로봇이 과거의 자신에게 편지를 쓴다. 분류되지 않음 스터디: 마인드 트릭 우리 모두를 형성하는 인지 처리 오류. 분류되지 않음 내가 가장 아끼는 것 ISSUE 39, 46페이지에서 인터뷰한 인테리어 디자이너 피에르 요바노비치가, 가장 아끼는 가구를 소개한다. 분류되지 않음 바로잡기 10대들은 게으르지 않다. 지쳤을 뿐. Arts & Culture 분류되지 않음 그냥 파란색이 아니다 색채 배합의 비밀스러운 언어. 분류되지 않음 숨 돌릴 공간 자기만의 방- 그리고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