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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파란색이 아니다

색채 배합의 비밀스러운 언어.
글 by George Upton.

사람들은 저마다 색깔을 조금씩 다르게 인식한다. 누군가 빨강이라고 생각하는 색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렌지로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색채 연상은 사회에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누가 빨강을 어떻게 보든 상관없이 도로의 빨간색 표지판은 경고의 의미로 읽힌다.

패션에서는 색에 대한 사람들의 본능적인 반응을 고려하는 것이 브랜드 미학이다. 매 시즌 새로운 컬렉션이 발표되는데, 마치 그 디자이너 특유의 창의적 비전을 드러내 보이는 무대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패션계의 현장 뒤를 들여다보면, 색은 아트가 아니라 과학이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햇병아리 개인 비서 앤디가 고생 끝에 발견하는 게 바로 이것이다. 그저 순진하게만 보이는 그녀의 파란 스웨터는, 무시무시한 패션 에디터 메릴 스트립이 기죽이듯이 말한 것처럼, 실제로는 수백만 달러와 셀 수 없이 많은 디자이너의 작업이 들어간 결과다. 스니커즈 한 켤레에도 엄청난 시선이 쏟아진다. 스포츠웨어 회사들은 특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특정 스타일,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인상적인 색채 연상을 개발하는 데 막대한 투자를 한다. 1990년대의 밝고 대비를 이루는 색깔들 또는 활력을 느끼게 하는 노랑과 오렌지 등이 모두 그렇게 해서 나왔다. 『뉴욕타임스』의 2021년 보고에 의하면, 스포츠웨어 브랜드에서는 컬러가 워낙 중요하다 보니 색채 전문가들에게 전담시켜 컬렉션마다 정확한 색조를 정의하게 하는 회사들이 있으며, 심지어 한 시대를 정의할 색조를 정하는 회사도 있다.

앤디처럼 패션에 관여하지 않는 삶을 선택한다고 해도, 우리가 어떤 옷을 사서 어떤 식으로 입을지 알려주는 것은 여전히 디자이너들과 색채 전문가들이 결정한 결과물인 것이다. ‘그건 그냥 파란색이 아니야. 셀룰리언이라고!’

Left Photograph: Dominique Shepherd. Model & Creative Director: Lady Adelaide Osafo. Hair: Gerrica Nichols. Right Photograph: Neil Baylis / Alamy

K43_Cover
이 기사는 킨포크 43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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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ft Photograph: Dominique Shepherd. Model & Creative Director: Lady Adelaide Osafo. Hair: Gerrica Nichols. Right Photograph: Neil Baylis / Al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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