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의 생김새를 알고 싶어 하는 두 맹인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코끼리 코를 만진 맹인은 코끼리의 몸통과 귀, 다리를 만져본 맹인과 코끼리의 생김새를 다르게 상상한다. 모두 다 옳으면서 틀린데도 두 사람은 누가 옳은지를 놓고 논쟁을 벌인다. “라쇼몽 효과 Rashomon effect”(같은 사건에 대해 입장에 따라 사실을 달리 해석하는 현상)는 1950년 아키라 쿠로사와 감독의 일본 영화 제목에서 유래했다. 영화에서 증인 네 명은 사무라이의 죽음을 둘러싸고 네 가지 방식으로 상황을 기억한다. 죽은 사무라이의 아내는 강도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의식을 잃은 뒤 깨어났을 때 남편이 죽어 있었다고 주장한다. 강도는 사무라이 아내가 자신을 유혹해서 그 남편과 결투해 죽였다고 말한다. 이 드라마틱한 긴장감은 기억의 결함으로 더욱 팽팽해진다. 시청자에게는 하나의 이야기가 진실일까, 아니면 네 가지가 모두 진실일까? 연구자들은 기억이 제안, 추측, 개인적 역사로 인해 시든다는걸 알고 나서 이 용어를 1960년대 학계에 편입했다. 사람들은 모두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기억을 공유할 수 없다. 서로 다른 기억은 픽션의 씨앗이며, 법정에는 독이며, 가십의 바탕이 된다. 같은 사건이라도 현실은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신경학자들의 주장이다) 동일한 사건도 끝없이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라쇼몽 효과와 같은 내용은 허구에서 주로 이용된다. 신뢰할 수 없는 내레이터, 챕터별 돌아가며 보여주는 시점, 제한된 관점. 이언 매큐언의 「속죄」의 장면에 젊은 브리오니는 한 남자가 자기 언니의 옷을 벗기고 연못에 빠뜨리며 괴롭히는 장면을 목격한다. 후에 우리는 이 같은 사건을 브리오니의 언니의 관점에서 보고 사실 그녀가 통제할 수 있는 상황에 있었음을 알게 된다. 브리오니와 그녀의 언니의 관점 차이는 인물들의 인생을 완전히 바꾼다. 이처럼 많은 이야기가 인물의 착오에 의존한다. 가장 유명한 것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에 나오는 험버트험버트일 것이다. 험버트가 미국을 여행한 것을 밀월여행으로 생각하지만 롤리타는 유괴와 성노예라고 기억할 수 있다. 그러나 문학은 객관적 실재가 있다고 제안한다. 작가가 인물을 어떻게 대변하고 떠났는지를 보면 사건의 진실을 찾을 수 있다. 나보코프는 서술자의 관점을 폭력과 자기 기만으로 가득한 왜곡된 것으로 보여준다. 험버트험버트는 순진하고 무신경한 독자만 속일 것이다. 이언 매큐언은 브리오니의 부정확한 기억이 모든 인물을 슬픔, 죄책감, 고독으로 이끌게 만든다. 인물과 독자들에게 폭로하기 위해 인물들이 공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정확한 기억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면 만족스럽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자기 확신이라는 눈먼 확실성 밖에 가질 수 없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라쇼몽」은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패배에 대한 풍자이다. 영화는 치명적 싸움에서 다른 기억으로 인해 갈등이 불거지는 이야기다. 「라쇼몽」은 일본의 제2차 세계대전에서의 패배에 대한 풍자이다. 영화는 치명적 싸움에서 다른 기억으로 인해 갈등이 불거지는 이야기다.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Kinfolk Notes Special Issue 콧속 깊이 왜 우리는 오래된 책의 냄새를 좋아하는가 Kinfolk Notes Special Issue 바이레도 벤 고햄의 코는 글로벌 기업 그 자체다. 고햄은 코가 이끄는 대로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를 만들고 키워나갔다. 이제 <바이레도>는 맨해튼에 신규 매장을 두고 다양한 명품 라인을 갖춘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Kinfolk Notes Special Issue 로데릭 콕스 스테파니 다르크 테일러가 베를린에서 음악을 움직이는 남자, 오케스트라 지휘자 로데릭 콕스를 만났다. Kinfolk Notes Special Issue 팡! 뚝뚝! 첨벙! 깨끗이 하는 의식은 아주 지저분해질 수 있다. Kinfolk Notes Special Issue 오려내다 상자 안, 침대 및 서랍 뒤. 과거에서 건져낸 조각에는 진한 추억이 담겨 있다. Kinfolk Notes Special Issue 내가 가장 아끼는 것 인테리어 디자이너 피에르 요바노비치가, 가장 아끼는 가구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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