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이디어:
색다른 서체
글꼴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으며 고유한 역사와 문화적 기준을 잔뜩 담고 있음을 인식한 디자이너들은 다양한 디자인을 새로 내놓고 있다. (사실상 많은 국가에서 로마자를 문자로 사용하는) 아프리카 대륙의 그래픽디자이너들은 이 과제를 특히 시급히 해결할 필요가 있었다. 짐바브웨 태생의 그래픽 디자이너 오스먼드 츠마는 2014년, 영국 제국주의 시대에 나온 인종차별적 광고의 활자 요소를 차용해 식민지 바스타드 로즈Colonial Bastard Rhodes라는 서체를 만들었다. 그의 서체는 겉보기에 중립적인 글꼴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실릴 수 있는지를 대놓고 강조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그가 나중에 인터뷰에서 설명했듯이, “식민주의는 문명이라는 익살극을 뒤집어쓴 야만적인 행위였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창작된 서체에서는 만화 같은 아프리카 ‘부족’ 스타일 글꼴을 미세하게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드러난다. 케냐의 그래픽 아티스트 케빈 카란자는 2013년에 고대 아프리카의 서체와 기하학적 형태에 대한 그의 애정을 담아 샤르베Charvet라는 글꼴을 만들었다. 한편, 아프리카-포르투갈 요리를 제공하는 유명 레스토랑 프랜차이즈 〈난도Nando〉의 상징적인 서체는 2016년에 간판 아티스트 막스 살리무가 나무 판에 바로 그려 넣은 글꼴로 바뀌었다. 당시 이 프랜차이즈의 대표는 이렇게 밝혔다. “이 서체는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지를 알려줄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을 그 중심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