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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면과 과일 젤리

뷔페에 바치는 찬가.
글 by Stephanie d'Arc Taylor. 사진 by Aaron Tilley. 푸드 스타일링 by Iain Graham. 세트 디자인 by Elena Horn.

디즈니 영화 「알라딘」에서 우리의 사랑스러운 영웅은 신비의 동굴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그 안에 숨겨져 있던 휘황찬란한 보물을 보고 깜짝 놀란다. 동굴 바닥에는 금은보화가 그의 키 다섯 배는 될 법한 거대한 무더기를 이루고 있다. “와, 저것 좀 봐!” 어린 부랑배는 반려 원숭이와 마주보며 감탄한다. 이제 대부분의 사람은 사막의 지하 동굴이 아니라 은행에 돈을 보관하지만 알라딘이 신비의 동굴을 처음 봤을 때의 기분을 경험할 만한 곳은 지금도 남아 있다. 바로 뷔페 레스토랑이다.

오늘날의 뷔페는 런던 북부 오토렝기의 석류가 잔뜩 뿌려진 세련된 곡물 샐러드부터 아칸소 주 헤버스프링스의 〈앤지의 뷔페〉에서 나오는 저렴하고 풍성한 평일 9.99 달러짜리 식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모든 뷔페의 특징은 무시무시한 음식의 양이다. 그리고 손으로 빚은 도자기에 쌓여 있든 산업 규격의 알루미늄 보온 접시에 담겨 있든 음식을 보았을 때 우리의 반응은 대체로 비슷하다. 아이처럼 감탄하며 접시 더미로 돌진하는 것이다.

눈이 뒤집힐 만큼 넘치는 먹거리에는 분명 매력이 있다. 하지만 뷔페 앞에서 일반적으로 보이는 행동, 즉 펜네 알프레도, 엔칠라다, 새우튀김, 초콜릿 케이크를 접시에 잔뜩 담아 배가 터지도록 먹어대는 이유는 좀 더 설명하기 어렵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본전을 뽑겠다는 심리 때문이라고 믿는다. 한 번에 미리 결제를 해두면 매번 뷔페를 방문하는 경험이 더욱 가치 있게 느껴질 것이다.

과시적 소비에는 문제점이 있다. 어느 하루의 사치스러운 풍요로움은 다음 날 고스란히 음식물 쓰레기가 된다.¹ 호사스러운 뷔페로 유명한 크루즈 선에서는 남은 음식을 분쇄해 “물고기 먹이로 준다”(라고 쓰고 ‘바다에 버린다’고 읽는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남은 음식물은 〈라스베이거스 축산〉으로 직행한다. 그곳의 돼지 5천 마리는 아리아, 벨라지오, 룩소르, 베네시안 호텔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신속히 처리한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많을수록 좋다’는 20세기적 사고방식도 트렌드에서 밀려나면서 뷔페의 인기도 식고 있다. 뷔페가 우아하지 못한 식사 방식이라는 인식 때문에 ‘좋아하는 음식은 뭐든지all-you-care-to-eat’라는 허세 가득한 명칭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볶음면이든 금화든 풍성하고 현란한 무더기에 혹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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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자인 혁신 기업 〈아이데오〉의 2017년 연구에 따르면 호텔 뷔페에 나오는 음식을 일반적으로 절반 조금 넘게 소비될 뿐이다. 위생 규정 때문에 남은 음식물의 10-15퍼센트만 재활용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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