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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rts & Culture

데이비드
에리트조

환각제의 환각 작용에 대해.
글 by Tom Faber. 사진 by Annie Lai. 스타일링 by Kingsley Tao.

데이비드 에리트조는 접이식 자전거를 타고 미팅 장소에 도착했다. 머리를 완벽하게 정돈하고, 네이비블루 옷차림을 한 그는 약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만반의 준비가 된 듯 보였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환각연구센터 임상 책임자로서, 그는 환각의 치료 가능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일으킨 새로운 물결의 최전선에 서 있다. 그들의 초기 결과는 실로시빈[환각 작용이 있는 마법버섯의 활성 성분]과 같은 환각 화합물이 우울증과 중독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 질환에 치료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그의 집이 있는 이스트런던 근처 해크니 윅에서 밝은 겨울 햇살을 받으며 운하 옆에 앉았고, 그는 환각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두 가지 언어 사이를 능숙하게 오고 갔다. 두 가지 언어란, 뇌 형상과 정신약리학에 정통한 세심한 의사로서의 언어, 그리고 ‘바다의 무한함’ 같은 용어를 사용해가며 자신의 시험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겪는 거의 종교적이라고 할 경험을 들려주는 자로서의 언어다. 환각의 효과를 합법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오랜 여정을 거쳐야 했다. 50년대와 60년대에는 호기롭게 초기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70년대에 이 화합물들이 악마적이며 범죄적인 것으로 치부된 후, 30년 동안 연구가 중단되었다가 10년 전에서야 연구가 재개될 수 있었다.

에리트조가 환각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은 MDMA[엑스터시에 들어 있는 활성 화합물]가 뇌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때였는데, 환각제를 복용한 실험 참가자들이 자신의 경험에 대해 사려 깊고 강력하게 이야기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다. 얼마 후에 그는 덴마크에서 런던으로 이주하여 데이비드 너트 교수와 로빈 카하트 해리스 박사를 만났다. 이들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 환각연구센터를 설립한 장본인들이었다.

톰 파버: 인류는 수천 년 동안 환각 물질을 사용해 왔다. 이것들이 의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나?

데이비드 에리트조: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알버트 호프만이라는 스위스의 화학자가 실험실에서 새로운 화합물을 개발했는데, 우연히 이걸 섭취하고 강력한 환각 경험을 하게 됐다. 그는 효과가 몇 시간 지속되는 LSD를 만든 것인데, 아마도 그로서는 압도적인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몇몇 정신과 의사들과 공유했으며, 그들은 이것이 실제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치료적인 응용이 가능하겠다고 여겼다.

TF: 환각제를 이용한 최초의 의료 처치는 무엇이었나?

DE: 50년대와 60년대에는 주로 시험에서만 사용되었다. 그 시기에 호프만은 마법버섯과 트러플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화합물인 실로시빈을 실험실에서 합성해냈고, 같은 기간에 전 세계 4만여 명의 환자들이 치료 환경에서 이 약물을 투여받았다. 수천 건의 과학 문건이 출판되기도 했으며, 과학계나 정신 건강 커뮤니티의 관심이 쏟아졌다. 결과는 환각제가 우울증과 알코올중독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로버트 케네디 같은 일부 유명한 정치인들도 환각 치료에 대해 우호적이었다.

TF: 그렇게 유망해 보였다면 중단된 이유는 무엇인가?

DE: 부분적으로는 환각제의 본질이 의학 연구가 진보하는 방식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대개 약물의 효과를 시험할 때, 이론적으로는 시험 조건을 단순하게 설정하는 것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전체적인 맥락을 배제한 상태로 매우 임상적이고 통제된 설계 및 환경에서 시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항생제나 진통제를 테스트하기에는 좋지만, 환각제는 상황의 맥락에 따라 매우 달라서 훌륭한 결과를 얻기 어려우며, 심지어 환자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주는 결과가 되기도 한다. 게다가 환각제 치료 지침을 지키지 않는 방식으로 시험한 사례들이 발생했다. 환자들이 의학적 지원을 받지 못한 채 자의적으로 아주 높은 투여량의 환각제를 먹게 된 것이다. 이런 부분이 베트남전쟁과 같은 정치 상황과 환각제가 자기 탐구를 위해 인기를 끌었던 60년대의 반문화 운동과 결합되었다. 닉슨 정부는 환각제에 대해 점점 비판의 강도를 높였고, 악마적인 것으로 몰고 갔다. 결국 1970년경, 새로운 UN 협약에 전 세계적으로 이 화합물들이 포함되게 되었다. 이 화합물이 관련 연구를 수행할 수 없는 종류로 분류된 것이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TF: 지금 일어나고 있는 연구의 물결을 촉발하게 된 특별한 실험이 있었나?

DE: 2000년대 초반에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환각제를 사용하는 건강한 사람들이 아주 깊고 의미 있는, 이를테면 첫아이를 출산하는 등의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걸을 보여주는 시험을 했다.

Hair: Katsuya Kachi. Makeup: Jinny Kim using SUQQU

TF: 참가자가 실제로 그렇게 말했다는 것인가?

DE: 한 명이 아니다. 참가자의 3분의 2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 중 하나로 여긴다고 했다.

TF: 환각연구센터에서는 무엇을 연구하나?

DE: 이런 경험 뒤에 숨은 뇌 생물학 그리고 그런 것들이 의식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그만큼 의식은 대단히 추상적인 현상이며 아무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심리학적 뒷받침과 병행하는 약물 경험들이 다양한 조건에서 치료적 가치를 지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보이기는 한다.

TF: 당신에게 중요한 발견은 어떤 것들이었나?

DE: 우리는 환각제의 영향 아래에서, 뇌가 혼돈의 유연한 상태가 되어 생각을 자유롭게 하고 사고의 패턴을 느슨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점점 더 부정적인 자아상을 만드는 우울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50년 만에 처음으로 우울증에 환각 중재를 시험해볼 수 있었는데, 실로시빈의 치료 효과는 매우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이걸 기존의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항우울제와 비교했는데, 이때도 실로시빈이 전반적으로 좋은 반응을 나타냈다.

TF: 기존의 항우울제와 비교했을 때, 환각제가 증상보다는 우울의 원인을 치료한다고 하면 맞는 말인가?

DE: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환각제는 정신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느슨하게 풀어주고, 사물을 보는 관점을 변화시켜 심층 재료(deep material)를 매혹적인 방식으로 다룰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실제 시험에서도 정신적 충격으로 남아 있던 표면으로 올라와 새로운 시각으로 재평가되는 것을 지켜봤다. 우울증의 경직되고 부정적인 생각의 소용돌이에 갇힌 느낌이 우주, 자연, 주변 사람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정서적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으로 바뀌는 것이다.

TF: 그런 변화가 약물을 중단하고 나서도 지속될 수 있는 건가?

DE: 흥미롭게도 물론 그렇다. 다만 정확히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알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어느 정도 간격으로 약물을 다시 투여할지, 혹은 약물의 양을 늘려야 한다면 어느 정도일지 하는 것에 대한 경험이 적다는 것이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동료 한 명은 ‘역 PTSD’라는 프레임을 만들었다. 심대한 정신적 충격이 뇌의 회로를 바꾸어 불안, 우울, 악몽 같은 회상이 반복되는 등 정신 건강에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 반대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깊은 소속감을 주는 의미 있는 영적 경험이라면 정신과 삶에 오래 지속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 않을까?

TF: 과학적 수준에서는 이것이 어떻게 작동하나?

DE: 우리를 변화시키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생물학적 뇌 조직에 모종의 서명을 남긴다. 환각 경험 역시 실제 뇌의 회로와 뇌세포가 연결되는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의 틀을 다시 만들고 고칠 수 있는 창문을 만들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TF: 종종 환각제 사용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종교적, 영적 언어를 써가며 들려주곤 하는데, 흥미롭기는 하지만 이게 과학적 접근에 장애가 되지는 않는지?

DE: 경험자들에게 설문지를 돌릴 때는 기본적으로 그들이 쓰는 언어를 이용한다. ‘신비로운 경험’, ‘바다의 무한함’ 같은 표현들이다. 대단히 시적이고, 과학적으로는 다소 모호한 용어일 수 있는데, 이런 경험들이 본질적으로 명확히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그렇다. 이 용어 중 일부는 모든 걸 우울 증상의 잣대로 저울질하고 싶어 하는 강경한 태도의 약리학자들에게는 과학에 대한 도발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험들은 너무나 풍부해서 언어의 경계를 넓힐 필요가 있다. 새로운 의학 용어인 셈이다.

TF: 환각 시험에서 참가자들이 부정적인 경험을 할 수도 있는 것인가?

DE: 정신적 문제가 있는 취약한 사람(심각한 우울증이나 트라우마 등)은 환각 경험으로 잠재의식이나 억압되어 있던 것들이 대거 소환될 수 있다. 물론 정신적 장애가 없는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안전한 치료 환경에서 진행되면 십중팔구는 흥미로울 뿐 아니라 아주 유익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시험에서 관찰한 경우는 그랬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에 대해 미리 논의하고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 지원, 안내를 받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착륙을 도와줄 사람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참가자는 비행기 승객이며, 우리는 객실 승무원으로서 모든 것을 안전하게 해낼 수 있게 돕는다. 그러나 치료라는 것이 그렇듯이, 궁극적으로는 참가자 본인이 해내는 것이다.

TF: 참가자가 실제로 그렇게 말했다는 것인가?

DE: 한 명이 아니다. 참가자의 3분의 2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 중 하나로 여긴다고 했다.

TF: 환각연구센터에서는 무엇을 연구하나?

DE: 이런 경험 뒤에 숨은 뇌 생물학 그리고 그런 것들이 의식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지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그만큼 의식은 대단히 추상적인 현상이며 아무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심리학적 뒷받침과 병행하는 약물 경험들이 다양한 조건에서 치료적 가치를 지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그렇게 보이기는 한다.

TF: 당신에게 중요한 발견은 어떤 것들이었나?

DE: 우리는 환각제의 영향 아래에서, 뇌가 혼돈의 유연한 상태가 되어 생각을 자유롭게 하고 사고의 패턴을 느슨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점점 더 부정적인 자아상을 만드는 우울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50년 만에 처음으로 우울증에 환각 중재를 시험해볼 수 있었는데, 실로시빈의 치료 효과는 매우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이걸 기존의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s.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항우울제와 비교했는데, 이때도 실로시빈이 전반적으로 좋은 반응을 나타냈다.

TF: 기존의 항우울제와 비교했을 때, 환각제가 증상보다는 우울의 원인을 치료한다고 하면 맞는 말인가?

DE: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환각제는 정신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느슨하게 풀어주고, 사물을 보는 관점을 변화시켜 심층 재료(deep material)를 매혹적인 방식으로 다룰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실제 시험에서도 정신적 충격으로 남아 있던 표면으로 올라와 새로운 시각으로 재평가되는 것을 지켜봤다. 우울증의 경직되고 부정적인 생각의 소용돌이에 갇힌 느낌이 우주, 자연, 주변 사람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정서적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으로 바뀌는 것이다.

TF: 그런 변화가 약물을 중단하고 나서도 지속될 수 있는 건가?

DE: 흥미롭게도 물론 그렇다. 다만 정확히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알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어느 정도 간격으로 약물을 다시 투여할지, 혹은 약물의 양을 늘려야 한다면 어느 정도일지 하는 것에 대한 경험이 적다는 것이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동료 한 명은 ‘역 PTSD’라는 프레임을 만들었다. 심대한 정신적 충격이 뇌의 회로를 바꾸어 불안, 우울, 악몽 같은 회상이 반복되는 등 정신 건강에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 반대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깊은 소속감을 주는 의미 있는 영적 경험이라면 정신과 삶에 오래 지속되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지 않을까?

TF: 과학적 수준에서는 이것이 어떻게 작동하나?

DE: 우리를 변화시키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생물학적 뇌 조직에 모종의 서명을 남긴다. 환각 경험 역시 실제 뇌의 회로와 뇌세포가 연결되는 방식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의 틀을 다시 만들고 고칠 수 있는 창문을 만들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TF: 종종 환각제 사용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종교적, 영적 언어를 써가며 들려주곤 하는데, 흥미롭기는 하지만 이게 과학적 접근에 장애가 되지는 않는지?

DE: 경험자들에게 설문지를 돌릴 때는 기본적으로 그들이 쓰는 언어를 이용한다. ‘신비로운 경험’, ‘바다의 무한함’ 같은 표현들이다. 대단히 시적이고, 과학적으로는 다소 모호한 용어일 수 있는데, 이런 경험들이 본질적으로 명확히 표현하기가 어려워서 그렇다. 이 용어 중 일부는 모든 걸 우울 증상의 잣대로 저울질하고 싶어 하는 강경한 태도의 약리학자들에게는 과학에 대한 도발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경험들은 너무나 풍부해서 언어의 경계를 넓힐 필요가 있다. 새로운 의학 용어인 셈이다.

TF: 환각 시험에서 참가자들이 부정적인 경험을 할 수도 있는 것인가?

DE: 정신적 문제가 있는 취약한 사람(심각한 우울증이나 트라우마 등)은 환각 경험으로 잠재의식이나 억압되어 있던 것들이 대거 소환될 수 있다. 물론 정신적 장애가 없는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안전한 치료 환경에서 진행되면 십중팔구는 흥미로울 뿐 아니라 아주 유익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시험에서 관찰한 경우는 그랬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경험에 대해 미리 논의하고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 지원, 안내를 받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착륙을 도와줄 사람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참가자는 비행기 승객이며, 우리는 객실 승무원으로서 모든 것을 안전하게 해낼 수 있게 돕는다. 그러나 치료라는 것이 그렇듯이, 궁극적으로는 참가자 본인이 해내는 것이다.

“환각제의 영향 아래에서, 뇌가 혼돈의 유연한 상태가 되어

생각을 자유롭게 하고 사고의 패턴을

느슨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TF: 임상 환경에서 환각제를 복용하는 것이 기분전환으로 복용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다는 것인가?

DE: 기분전환을 위한 환경을 꾸며놓고 복용해도 똑같이 효과가 있다. 더구나 자연 속에서는 클리닉에서는 재현하기 어려운 깊은 일체감을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고, 경험 중에 현실과의 연결점을 잃기라도 하면 위험해지거나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 그래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지원할 사람이 꼭 테라피스트일 필요는 없다. 이 약물들은 수천 년 동안 서로 다른 문화에서, 대체로는 현명하게 사용되었다. 무속신앙의 환경에서든, 환각 작용에 대해 잘 아는 좋은 친구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든, 심지어 심각한 정신 질환이 있어도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TF: 특정 환각제가 특정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가?

DE: 당장은, 엄밀히 말해 환각제라고 할 수 없는 MDMA가 PTSD의 치료에 이용되고 있고, 실로시빈은 주로 우울증에 사용되고 있지만, 두 가지가 거꾸로 작용하거나 합쳐질 수도 있다. 그리고 5-MeO-DMT라고 불리는 강력한 환각 작용 화합물이 있는데, 두꺼비에서 발견되는 독극물이 원료이며, 비공식적인 시험 결과 중독 치료에 강력한 효과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으로서는 입증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더 많은 시험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것들이 말도 안 되게 다르다고 보지 않는다. 크고 어두운 집을 탐험하기 위해 들어가야 하는데 입구가 다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TF: 이런 물질들이 불법이라는 사실이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DE: 연구가 한층 복잡해지고, 진행에 비용도 많이 든다. 그래도 지금은 규제가 꽤 완화되었고, 시험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TF: 최근 연구에서 ‘마이크로도징 사이키델릭스(microdosing psychedelics,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아주 소량의 환각제를 복용하고 기분과 창의성의 개선을 보고하는 곳)’가 사실은 위약(placebo, 플라세보)을 복용하는 것보다 효과가 작다는 결과가 보고되면서 환각연구센터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알고 있다.1

DE: 그 결과 때문에 인기가 뚝 떨어졌지만, 그게 결과다. 우리가 한 시험에서, 실제로 약물을 복용할 때보다 마이크로도징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왔다. 아마 플라세보 효과가 그처럼 강력해진 주된 요인은 실리콘밸리 같은 여러 서구 커뮤니티에서 마이크로도징이 너무 과장되어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당시에는 책이나 잡지에 안 실린 곳이 없을 정도였다. 여기에다 마이크로도징을 둘러싸고 거대 제약사에 반발하는 분위기까지 더해지며 크나큰 플라세보 효과의 가능성을 제공한 것일 수 있다.

TF: 환각제가 마음의 작용에 대해 더 광범위하게 가르쳐주는 부분이 있다고 여기는가?

DE: 당연하고 이미 증명되었다. 예컨대 우리가 뇌에서 세로토닌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대부분 LSD와 실로시빈의 초기 연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깨어 있는 의식을 꿈같은 상태로 바꿀 수 있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연구하기가 지극히 어려운, 복잡하고 추상적인 마음 현상을 이해하는 데 한발 더 가까이 우리를 데려가주기 때문이다.

TF: 정신 질환을 앓지도 않으며, 환각제를 복용하고 싶지도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연구가 어떤 효용성이 있을까?

DE: 우리가 연구하듯이 약물이 어떻게 복용되는지의 전체 맥락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는 정신 건강에 임하는 모든 사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환각제는 뇌 모델을 유연하게 재형성할 수 있게 해주며, 내면화되어 습관이 되어버린 부정적인 상태를 깨뜨려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다루는 정신 질환의 임의적 분류를 재산정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TF: 뇌 영상으로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는가?

DE: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하는 것은 표면을 긁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제는 방사선 영상과 자기 영상으로 뇌를 관찰할 수 있게 되었고, 뇌의 전기적 활동을 계측할 수 있게 되었다. 똑같은 실험에 이런 기술들을 적용하여 뇌 연구에 부가적인 가치를 얻으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을 이용한 컴퓨터 시스템이 뇌의 패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이해하는 지점에 더 다가가려면 앞으로도 몇 세대에 걸친 발전이 필요할 것이며, 아마 우리 모두의 두개골 안에서 작동하는 이것에 대해 끝내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1) 마이크로도징(Microdosing, 창의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환각제를 소량 복용하는 관행)은 실리콘밸리에서 폭넓게 유행하고 있다. 창업자와 기업가들은 안전한 경험을 도와줄 ‘트립 코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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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킨포크 43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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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이크로도징(Microdosing, 창의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환각제를 소량 복용하는 관행)은 실리콘밸리에서 폭넓게 유행하고 있다. 창업자와 기업가들은 안전한 경험을 도와줄 ‘트립 코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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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킨포크 43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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