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백한 사실

최근 문학계는 ‘문학적 특권 면책고지’를 도입하고 있다. 『보그』의 에마 스펙터가 처음으로 상세히 소개한 이 개념은 작가가 그들이 사회에서 가진 특권과 권력,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작품에 반영되는지를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몇 줄 또는 몇 페이지 분량의 글이다.1 결국 문학적 특권 면책고지는 한 사람의 경험 밖에서 글을 쓰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시도를 했다는 것에 대해 찬사를 받게 되는 사람에 대한 대중의 윤리적 우려를 막으려고 하는 작가의 방패다. 작가는 문학적 특권 면책 조항을 통해 그들의 정체성이 작품에 기록된 경험과 모순될 때 받을 수 있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한다.

문학적 면책고지로 작품의 내용이 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독자가 작품을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문학적 면책고지는 독자의 시선과 관심을 작가에게 집중하게 훈련시켜 작가가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를 감지하도록 만든다. 또한 판매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비판으로부터 작가와 출판사를 보호하기도 한다. 신체 장애가 있는 게이 남성이 겪는 학대에 대한 이야기가 중상류층 여성인 작가 자신의 경험과 매우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독자가 있을 것이다. 작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이야기를 들려줄 가치가 있다고 느꼈음을 설명하는 특권 면책고지를 한야 야나기하라의 「리틀 라이프」에 포함시켰다고 상상해보자. 야나기하라는 소설에 대해 분개하는 일부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문학적 특권 면책고지는 정체성에 집착한 시대의 산물이다. 우리는 작가가 죽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사실 우리는 작품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작가의 실제 삶에 의존한다. 그러나 이 모든 시도는 우리가 예술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 즉 아름다움에 놀라고 감동받는 일을 방해할 수도 있다.

법적 면책조항에는 이유가 있다. 법적 면책조항은 특히 저작권 문제에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을 보호한다. 그러나 문학적 특권 면책고지는 그렇게 설득력이 없다. 이것이 작가가 정직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솔직하게 꺼내놓고 싶다는 것을 나타내는가? 독자와 평론가들이 정직하고 복잡하며 감동적인 서사를 만들지 못하고 얄팍하고 환원적인 서사에 치우친 작가를 용서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문학적 특권 면책고지가 존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것은 초조한 상태에 있는 산업을 비판의 시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면서 우리가 문학에 공개적으로 관여하는 방법을 변화시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