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이야기

정부 지원 재활용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동안, 위시 사이클링(어딘가에서 재활용되리라 생각하며 무분별하게 재활용 쓰레기를 배출하는 행위)도 함께 존재해왔다. 위시 사이클링이란 말 자체는 없었더라도 그 단어가 상징하는 실행과 관리의 악몽은 항상 있었다. 위시 사이클링은 2015년 한 재활용 기업의 대표인 빌 키건이 만든 말로, 이를테면 감자 칩 봉지를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으며 제대로 처리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물론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는다.) 그는 불량한 분류 습관과 오염, 불충분한 기반 시설을 지적하며 소비자의 무지와 기업의 분노를 이야기한다.

위시 사이클링은 중고품 매장이 겪는 곤경을 언급하면서 점점 더 회자되고 있다. 중고 매장에는 판매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은 물건이 넘쳐나고 있다. 재활용함의 감자 칩 봉지와 마찬가지로 이런 의류는 자선단체가 비용을 써가며 폐기할 수밖에 없다.¹

하지만 재활용 쓰레기를 잘못 분류하는 것은 무지나 무관심의 탓으로 돌릴 수 있더라도, 옷장을 비우는 소비자에게는 더 많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09년 『의류와 섬유 연구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주리 대학교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연구진은 조사 참가자 대다수에게 의류 기부는 “그들의 소비 행동에 대한 죄책감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 돼주었다.”고 말했다.

재활용이 종결성과 책임을 상징한다면, 중고 매장은 가능성과 구원을 나타낸다. 싫증난 옷을 기부하는 행위는 우리에게 보이는 흠에서 다른 이는 가치를 찾기를 바라는 것이다. 로고가 너덜너덜하게 떨어져나간 단체 티셔츠는 누군가가 열심히 입었던 흔적으로 기꺼이 받아들여지기를, 충동 구매한 옷은 작년 여름의 유행에 더 관대한 누군가를 찾아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같은 옷을 쓰레기통에 바로 넣어버리면 우리가 돈이나 감정을 투자한 무언가가 명백하게 쓰레기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다.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이전 어느 세대보다도 더 많은 옷을 사고 훨씬 빨리 버린다. 위시 사이클링의 부담을 줄이려면 우리는 옷을 버리는 순간이 아니라, 사는 순간에 옷의 수명에 대해 고민해보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진열대에서 팔리지 않는 옷이 많아질지도 모르지만, 중고 매장에서 판매할 만한 제품 몇 가지를 찾으려고 산더미처럼 쌓인 입을 수 없는 헌 옷을 뒤져야 하는 자원봉사자의 고충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