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해명

어원: 이것은 ‘설명(explanation)’을 뜻하는 불어가 아니다. ‘해명’은 분석적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인지적 방법을 가리킨다. 이 단어는 “정확하지 않은 과학 이전의 개념인 피해명항(explicandum)을 새롭고 정확한 개념인 해명항(explicatum)으로” 변모시키는 방법이라는 독일 태생의 미국 철학자 루돌프 카르나프의 정의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그러한 점에서 해명은 설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우리가 데이터의 부재-또는 모호하고 부정확한 개념-를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로 대체함으로써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꿀 힘을 가진다.

의미: 해명이 널리 받아들여진 것은 국제천문연맹(IAU)이 2006년 ‘행성’의 정의를 발표했을 때였다. 전에도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9개의 천체들이 행성으로 인식되긴 했으나 그때까지는 행성을 정의하는 특성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없었다. 최초의 9개 행성 외에도 여러 물체들이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것이 발견된 후에 국제천문연맹은 이 중요한 천문학적 사안을 명확하게 정리해야 했다. 연맹의 발표에 따르면 행성은 “(a) 태양 주위의 궤도에 있고 (b) 자기 중력이 강체력을 극복하기에 질량이 충분함으로써 유체 평형을 이루는 형태(둥근 모양)를 만들며 (c) 자신 인근의 다른 천체를 일소”하는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것은 사실상 명왕성의 지위가 강등되어 행성의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리를 통해 이전에는 부정확했던 개념이 정확한 개념으로 대체되어 세상과 천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뀔 수 있었다.

해명은 근대에 진보의 근간이 되어왔다. 이것은 인간이 믿음을 경험적으로 뒷받침된 결론과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것은 과학기술이 때때로 압도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미지의 세계를 밝혀내는 방법이기도 하다.1 독일의 사상가 페터 슬로터다이크는 해명을 무시무시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암묵적인 것이 명백해질 때, 완전히 의도적이고 이국적이며 다른 무언가, 절대 의도하지 않고 절대 예상하지 않은, 절대 동화되지 않을 무언가가 사고를 관통한다.”라고 썼다.

우리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더 많이 알수록 우리는 더욱 취약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지구온난화가 몇 년 후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해명하는 것은 우리에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함과 동시에 무력감을 느끼게 만든다. 방사능, 탄소배출, DNA, 심지어 우리 은하의 원리는 언제나 우리와 관련 없고 이질적인 것으로 느껴질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해명은 과학과 기술을 통해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도 있지만 인간이 세상을 더 멀게 느껴지도록 만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