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걷는 아이들은 동물에 관한 한 기대를 접지 않는다. 아이들은 여우, 올빼미는 물론이고 사자와 북극곰, 도깨비도 만나기를 바란다. 어른이 되어가며 주변에 무엇이 있고, 무엇이 없는지를 알게 되면서 동물과의 조우에 품는 기대는 점점 더 현실성을 띄어간다. 그래서 이따금 제자리에 있지 않은 동물을 만나면 매우 기쁘다. 예를 들어, 텔레그래프힐에서 한 잔 마시고 고개 들어 머리 위를 쳐다보았는데 안개 속에서 울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앵무새를 보았을 때나, 바하마 해변에 몰려든 멧돼지 떼를 만날 때처럼 말이다. 이렇게 특이한 일은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오랜 희망을 되살린다. 수 세기 동안 망명자들을 수용해온 도시 런던에는 수천 마리의 장미목도리앵무가 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살던 이 비이주종 새가 어떻게 아프리카에 도착했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장난치기 좋아하던 지미 핸드릭스가 카나비 스트리트에 교배쌍을 풀어놓은 결과라는 설부터 1951년 영화 <아프리카 여왕>의 세트장에서 한 무리가 탈출했다는 설까지 다양하다. 이 앵무새들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이 침입한 골칫거리로 여기며 수년 동안 개체수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영국의 앵무새는 대체로 해롭지 않지만, 생물 다양성에 큰 위협이 되는 외래종도 있다. 1950년대 독이 있는 호주 갈색나무뱀이 괌에 유입되자 현지 새의 개체수가 감소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현지의 반응은 무의식적인 편견으로 채색된다. 인지하든 못하든, 앵무새나 갈색나무뱀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은 외국인혐오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침입종과 외래종을 과학적으로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원래 남아메리카에서 자라던 토마토는 16세기에서야 이탈리아에 유입되었고 요리에 사용된 것은 그 후로도 한참 뒤였다. 이 이상한 과일에 독성이 있다는 대중들의 믿음 때문이었다. 인도나 중국에서 유래된 바질은 일찌기 동방교역로를 따라 유럽에 전해졌다. 따라서 카프레제는 대표적인 이탈리아 요리인 동시에 포괄적으로는 외래 요리인 셈이다. “침입종”의 자격을 얻기 위해선, 외래종이 하나 이상의 토착종을 대체하거나 파괴해야 한다. 그리고 이는 인간의 이주에 대한 매우 형편없는 상징으로 사용된다. 그러니 간단한 습관을 길러야 한다. 새로 이사 온 사람들이 당신이 사랑하는 것을 없앨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경계하고, 늘 기억하라. 당신 역시 무수한 정체성과 수분작용이 화합한 결과로서, 일종의 장미목도리앵무임을.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Arts & Culture 컬트룸 피터 스미섹 대중목욕탕의 영광에 몸을 담그다 Arts & Culture 로봇 춤을 추자 춤추는 인간형 로봇 탐구. Arts & Culture 파리는 언제나 우리 곁에 진부한 비교의 대상이 된 도시. Arts & Culture 엘리자베스 더글러스 인터넷 윤리를 옹호하는 위키하우 CEO. Arts & Culture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 격언과 실제. Arts & Culture 피어 리뷰: Edward Krasinski 아방가르드 아티스트의 초현실적인 위트에 대해 큐레이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