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데드스톡 원단을 사용하기로 유명하다. 특정 원단을 찾아나서는 편인가, 아니면 찾아낸 원단을 출발점으로 삼는 편인가?
둘 다 해당한다. 어떤 시즌에는 코듀로이나 낙타털, 데님을 사용하고 싶어서 이를 중점적으로 찾고, 어떤 때는 물건을 둘러보다 “좋아, 바로 이거야.” 느낌을 따르기도 한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히 계획을 알지 못하는 데서 오는 놀라움이 좋다.
데드스톡 원단만을 사용하는 데서 오는 어려움은 무엇인가? 그로 인해 한계가 생긴다고는 생각하지 않나?
가장 어려운 점은 무언가와 사랑에 빠졌는데 그것을 만들 원단을 더 찾아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는 것이다. 일례로, 작년 여름에 SS20 컬렉션을 준비할 때, 라이트그레이 트랙수트가 잔뜩 쌓여 있었다. 그런데 생산에 들어가야 해서 9월에 원단을 찾으니 온통 검정과 네이비뿐이었다. 악몽 같은 상황이었다! 물론, 한계가 있긴 하다. 하지만 동시에 어떤 원단으로 무엇이든 만들 여지가 있다. 조금만 더 창의력을 발휘하면 참신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당신은 보통 스트리트웨어 디자이너로 분류된다. 정확한 분류라고 생각하나?
솔직히 나는 스트리트웨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나는 스트리트웨어를 “도시”적인 느낌이라고 생각하지만, 보통 흑인이면 스트리트웨어 디자이너라고 분류하는 것 같다. 나는 트랙수트는 두어 벌 정도 만들었고 테일러링과 비딩, 니트 작업도 많이 했는데 말이다. 그런 식으로 분류하는 건 그저 게으르기 때문인 것 같다.
올해 패션계는 인종차별, 엘리트주의, 착취적인 공급망이라는 비난에 직면해있다. 이 업계에 대한 의견과 그중 당신 레이블의 위치는 어디쯤이라고 생각하는지 들려달라.
(럭셔리 패션이 엘리트주의적이라는 생각은) 나 스스로도 고민했던 문제다. 나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멋지게 만든 좋은 옷을 디자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고민했던 부분은 옷을 엄청나게 싸게 파는 브랜드들이다. 내게는 오히려 그 브랜드들이 “배타적”으로 보인다. 고객이 아니라, 천에 구슬을 박고, 천을 염색하고, 천을 꿰매어 만든 옷을 선적하는 사람들이 배제되어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두 아이를 기르는 싱글맘에게 패스트패션을 사지 말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그것은 고객이 아닌 회사의 책임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적어도 내 사업은 그렇게 운영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 자신의 첫 스튜디오로 이사했다. 마침내 자신만의 공간을 갖게 되어 행복한가?
지난 2년 동안, 스튜디오로 개조한 우리 집 손님용 방에서 작업했다. 나를 지지해주는 멋진 가족들로부터 응원을 받고, 덕분에 집세도 절약할 수 있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동시에 일이 많아지면서 균형 찾기가 불가능해졌다. 인턴과 스튜디오 매니저가 퇴근하고도 10시까지 일을 해야 했으니까. 최근 조명이 환하고 널찍한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했는데, 사업의 다음 단계로 나아간 느낌이다. 이제 일할 공간이 생겨서, 집에 돌아가면 일에 신경 끌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
알루왈리아는 사우스 런던의 부모님 집의 손님용 방에서 브랜드를 시작했다. 올해 초, 첫 스튜디오 (오른쪽 사진)으로 옮겨갔다. “일이 많아지고 있었거든요.” 그녀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