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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엘리

관객과 대담한 드레서.
글 by Rosalind Jana. 사진 by Dennis Weber. 헤어 & 메이크업 by Taii Schm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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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과 대담한 드레서.
글 by Rosalind Jana. 사진 by Dennis Weber. 헤어 & 메이크업 by Taii Schmoll.

미셸 엘리에게 패션은 삶과 죽음의 문제이다. 그녀는 첫째 아들을 낳았을 때 아기를 감쌀 천을 신중하게 골랐다. 그녀는 이미 자신이 죽은 후 입을 옷을 계획하고 있을 정도다. 쾰른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이티 태생의 보석 디자이너, 에디터, 모델인 그녀는 즐거움이 아니라 절대적 헌신의 마음으로 의상을 대하는 드문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엘리는 <꼼데가르송>의 열정적인 수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1992년 뉴욕에서 <메이블린>과의 첫 캠페인을 하면서 <꼼데가르송>을 처음 구매했다. 몇 년 뒤 남편과 함께 독일로 이주한 후 그녀는 레이 가와쿠보의 유명한 1997년 컬렉션 ‘바디 미츠 드레스, 드레스 미츠 바디’로 또 한 벌의 의상을 장만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엘리는 패션계에서 주목할 만한 인물이 되었다. 그녀는 깜짝 놀랄 만한 스타일뿐만 아니라 조각과 같고 물리적으로 다루기 힘들거나 제약이 많은 의상들을 선보이는데, 그런 옷들을 여행 가방에 넣을 수 없어서 파리까지 자동차로 이동한 열정으로 찬사를 받았다. 작년 프랑크푸르트 응용예술 박물관은 그녀의 의상 50벌을 그녀의 모습으로 제작한 마네킹을 통해 선보였다. 전시회의 제목은? 「나는 삶이 겁나지 않아(Life Doesn’t Frighten Me」였다.

엘리가 말하는 방식을 지면에 옮기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그녀는 활기가 넘치며 그녀가 사랑하는 브랜드와 아끼는 옷을 강조하느라 그녀의 문장은 감탄사와 긴 모음과 함께 기습적으로 높아지는 억양으로 버무려져 있다. 특정한 드레스와 컬렉션은 ‘노오오올랍다.’ 그녀가 존경하는 디자이너들은 ‘겨여여영이롭다.’ 어떤 사람은 그녀의 말을 들으면 그녀가 어떠한 정신적 힘으로 의상을 선택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억제할 수 없고 생동감이 넘치는 무언가이며 그녀는 먼저 (좋은 신발을 신은) 발로 뛰어 올라 자신의 방식으로 존재한다.

로잘린드 재나: 옷에 대한 당신의 철학을 말해달라. 유쾌하기도 하고 다소 친밀한, 일종의 연애관계로 보인다.

미셸 엘리: 옷은 피부에 가장 가까운 것이기 때문에 깨닫든 그렇지 못하든 우리는 옷과 친밀한 관계에 있다. 모든 사람은 옷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이 있다. 나에게 옷은 매우 개인적이다. 옷은 우리의 정체성과 기분의 많은 것을 말해준다. 나는 입고 있는 옷을 통해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다. 옷이 특별하게 아름다운 것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 단순한 티셔츠일 수도 있고 하늘하늘한 드레스일 수도 있다. 옷을 입는 순간 우리는 이미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 말하고 있고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옷을 입고 잠들고 옷을 입은 채로 깬다. 우리는 벌거벗고 도시를 돌아다니지 않는다. 우리는 집에서 나올 때 매일 감정을 입고 나오는 것이다. 옷을 의식하게 되면 의식적 결정을 하고 의식적 선택, 의식적 구매를 하게 된다. 나의 경우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 내가 느끼고 싶은 것, 또는 내가 어떻게 인식되고 싶은지를 알게 되었을 때, 옷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RJ: 그러한 느낌이 하루하루 바뀌는가?

ME: 점점 더 좋아진다. 아흔 살이 될 때쯤 나는 ‘심각하게 추상적’으로 변할 것 같다. 세상에는 추상성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시가 필요한 것처럼. 우리는 사람들을 보고 “와, 나는 그렇게 할 수 없겠지만 멋지네요.”라고 말할 필요가 있다.

RJ: 당신의 인상적인 <꼼데가르송> 컬렉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일본 디자이너들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이는데.

ME: 내가 레이 [가와쿠보]에 대해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그녀가 옷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할 때에도 드레스에 구멍을 뚫는다는 것이다. 구멍은 긴장감을 낳는다. 보는 사람들은 ‘왜 여기에 컷이 들어가 있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2019년 봄 컬렉션에서 그녀는 배 부분을 재단하여 임신을 한 것처럼 아랫부분을 부풀렸다. 이것을 보면 이러한 컷이 여성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나는 세 번 임신을 했다. 그리고 나는 잘려나간 적이 있음을 말할 수 있다. 내가 일본 디자이너들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들이 패션의 또 다른 극단적인 차원에 있기 때문이다. 요지 [야마모토]도 마찬가지다. 모든 바느질, 의상, 실, 모든 마무리하지 않은 마감에 의도가 들어 있다.

RJ: 수집은 참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수십 년 동안 특정 아이템을 찾아다닐 정도로 수집가를 강박적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의 컬렉션은 의상을 보관만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당신은 옷을 직접 입는다.

ME: 글쎄, 나는 박물관에서 그것을 컬렉션이라고 부르기 전까지는 ‘수집’을 한 것은 아니었다. 분명하게 말하자면 이것은 내 옷들이었다. 내가 그 옷을 입기 때문에 관장이 전시회를 열고 싶어 했다. 일부 옷에는 화장품도 묻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세탁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관장은 “전시 전체가 당신이 이 옷들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합니다. 당신은 수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죠. 당신은 이 옷들을 입고 살고 있습니다.” 이것이 [꼼데가르송이] 변형시킨 [움직임을 제한하는] 옷들이 나에게 중요한 이유다. 나는 이제 그 옷들을 입을 때 어디로 갈지, 어떻게 갈지, 어떤 자동차를 주문할지, 내가 돈을 써야 할 일이 있을지, 휴대폰을 들고 있을지 등을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정도가 되었다. 나는 이 모든 요소들을 염두에 둔다. 내가 지난번 패션 위크에 갔을 때 나는 내 손이 되어줄 어시스턴트를 데리고 갔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으니까. 화장실을 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런 날은 종일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

아흔 살이 될 때쯤 나는 심각하게
추상적으로 변할 것 같다.

RJ: 정말 헌신적이다. 그것은 거의 예술 퍼포먼스 또는 살아 있는 조각의 경지에 이른다.

ME: 움직임을 제한하는 <꼼데가르송>의 옷을 입으면 공연예술가가 된다.1 거리에 나가면 사람들이 ‘여기에 있는 이 이상한 사람은 누구지?’라는 듯 나를 쳐다본다. 찬사를 받느냐 거부를 당하느냐 둘 중 하나가 된다. 사람들은 묻지도 않고 사진을 찍고 내가 기괴한 쇼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파리에 갔을 때도 사람들은 사진을 찍어댔다.

RJ: 의상을 대화라고 보는가? 아니면 반응을 통제할 수 없는 체스의 초판 수와 같은 것인가?

ME: 그것이 <꼼>의 매력이다. [가와쿠보는] 대화를 시작한다. 전시회에 갔을 때의 경험을 떠올려보라. 원하든 아니든 그것은 대화다. 당신이 그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대화다.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당신이 그 이유를 이해해야 하니 더욱 흥미로운 대화가 생겨난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 보이는 것만을 좋아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싫어한다. 나는 싫어함을 더 좋아한다. 나는 내 자신을 어디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지를 보고 어떤 의상이 나에게 그러한 일을 해줄 수 있는지에 항상 흥미가 있다. 가장 어려운 의상에 왜 이렇게 매료되는지 모르겠다.

RJ: 당신이 <꼼데가르송> 외에도 <요지 야마모토>와 <비비안 웨스트우드>도 정말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다. 현재 강렬한 비전으로 당신을 사로잡는 디자이너는 누구인가?

ME: 나는 <발렌티노> 쇼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피에르파올로 [피치올리]를 사랑한다. 그것은 정말 ‘사랑’이다. 그는 내가 발렌티노 쿠튀르를 입기를 바라지만 나에겐 그럴 여유가 없다. 나는 피에르파올로 발렌티노 케이프를 살 것이다. 그것이 내가 돈을 모아 사고 싶은 옷이고, 그것이 내 마지막 소원이라고 해도 상관없이 한 벌을 꼭 장만하고 싶다. 마지막 옷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항상 내가 무덤에 묻힐 때 입을 옷에 대해 생각한다.

RJ: 그것까지 이미 계획을 세운 것인가?

ME: 물론이다. 나는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어머니의 옷을 입히는 일을 맡았다. 나는 유언장에 내가 죽고 나서 입을 옷을 적어둬야 한다. 나는 확실히 화장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내 인생의 출구에는 옷이 있어야 한다.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 찾지는 못했지만 후보가 하나 있다. [꼼데가르송의] 화이트 드라마 컬렉션이 어떨까? 꽃, 꽃, 그리고 꽃과 함께. 나는 항상 레이가 그것을 고인의 옷으로 만들었다고 상상했다.

RJ: 이것이 옷에 대한 이상한 점 중 하나다. 옷이 주인보다 오래 산다는 것. 당신의 컬렉션은 어떻게 될 것이라 상상하는가?

ME: 나는 [내 가족이] 컬렉션을 계속 소장하고 아이티에 전시하기를 바란다. 이것이 나의 큰 바람이다. 나는 나의 뿌리에 무언가를 되돌려놓고 싶고 패션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 그것을 보고 ‘와, 그녀는 아이티인이었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라고 말했으면 좋겠다. 내가 아이였을 때 하늘을 나는 모든 비행기들을 바라보았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유럽을 상상했고 파리를 상상했고 뉴욕을 상상했다. 나는 [그것을] 다시 가져가 주고 싶다. 그러한 아이가 단지 한두 명이 될지라도 그것으로 충분하다.

(1) 엘리는 패션계 인사이더들의 삶, 꿈, 위기를 애정 어린 시각으로 그린 지안루카 마타레세 감독의 다큐멘터리 「패션 바빌론」(2022)에서 주연을 맡았다. 마타레세에 따르면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패션계에 내재된 “착각과 자기기만에 의한 바빌론의 혼란”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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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킨포크 44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1) 엘리는 패션계 인사이더들의 삶, 꿈, 위기를 애정 어린 시각으로 그린 지안루카 마타레세 감독의 다큐멘터리 「패션 바빌론」(2022)에서 주연을 맡았다. 마타레세에 따르면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패션계에 내재된 “착각과 자기기만에 의한 바빌론의 혼란”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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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킨포크 44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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