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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투어:
루신다 챔버스

영국 패션 상권의 중심에 자리 잡은 서부 런던 타운하우스의 내부.
글 by George Upton. 사진 by Alex Wolfe.

루신다 챔버스의 자택을 방문하면서 그녀의 자부심에 빠져드는 기분을 느꼈다. 그녀가 30년 이상 살아온 런던 서부의 근사한 에드워드 7세 시대 주택은 천천히 진화를 거듭했다. 여러 겹의 색상과 패턴, 텍스타일, 그림에는 챔버스가 『브리티시 보그』 편집장으로 명성을 얻는 데 기여한 복합적이고 충동적인 스타일이 담겨 있다. 2017년 『보그』에서 퇴사한 후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 외에 디자이너로 새 출발을 한 곳이기도 하다. 이제 그녀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콜라주리Collagerie〉와 패션 브랜드 〈콜빌Colville〉의 공동 창립자다.

평생에 걸친 선택들이 축적된 결과물에 둘러싸인 공간은 친밀감을 준다. 욕조 위에 쌓인 접시의 벽, 나란히 걸린 빈티지 벽지 샘플 액자, 층계에 매달린 오색의 종이 전등갓. 챔버스는 지금 남편 사이먼 크로와 함께 살지만, 부부의 세 아들이 집에 있을 때도 실내장식은 언제나 전적으로 그녀의 소관이었다. 몇 년 동안 밝은 분홍색으로 칠해져 있던 층계가 어느 날 해외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완전히 새롭게 보였다. “정신 나간 노부인의 집에 들어서는 기분이었다.” 챔버스는 이렇게 회상한다. “층계의 카펫은 연두, 빨강, 노랑이었다. 눈이 시렸다. 아무래도 바꿔야 할 것 같았다.” 그녀의 해결책은 절대 무난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확실히 더 차분했다. “독일 소변기처럼 보이게 하고 싶어서 천장까지 절반은 광택 있는 갈색으로, 절반은 회색으로 칠했다.”

챔버스는 늘 자기만의 길을 갔다. 그 사실은 1980년대 중반 『브리티시 보그』 첫 촬영에서부터 분명하게 드러났다. “여러 해 동안 촬영 보조 생활을 했더니 결국 편집자 베아트릭스 밀러가 내게 직접 촬영할 기회를 주었다.” 그녀가 회상한다. “내 마음에 드는 모델을 선택하여 촬영할 수 있었기 때문에 패트릭 드마셸리에에게 연락하고 뉴욕으로 갔다. 뷰티 기사였지만, 모델은 탑처럼 쌓인 모자를 쓰고 내가 뒤집은 점퍼 소매에 두 다리를 집어넣어야 했다.”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그녀는 이제 잘리겠구나 짐작했지만 의외로 밀러가 그녀의 사진을 좋아했다. 챔버스는 그녀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스타일링 방식으로 금세 명성을 얻었다. 스물다섯 살 때 영국에서 『엘르』가 발행되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편집자가 되었다. 몇 년 후인 1992년에 알렉산드라 슐만이 『브리티시 보그』의 편집장으로 임명되자 이 잡지사의 편집자로 돌아왔고, 2017년에 슐만이 에드워드 에닌풀로 교체될 때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현장에서 그녀는 항상 조각가처럼 모델의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늘어진 롱스커트를 조절하고, 소매를 접어올리고, 셔츠 자락을 적당히 밖으로 뺐다. “슐만은 항상 ‘옷 좀 내버려두라’고 성화였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녀가 깔깔 웃는다. “촬영 때마다 뭔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진을 찍고 싶었고, 의뢰인이 그것을 좋아할 거라고 대책 없이 낙관했다.”

챔버스는 사무실을 겸하는 집 앞의 별채에서 나와 통화했다. 불이 피워져 있고 그녀는 색상과 질감에 둘러싸여 있다. 강렬한 붉은색의 벽, 수집한 원단으로 만든 줄무늬 쿠션, 친구가 만들었다는 꽃무늬 소파. 빨강과 흰색, 갈색이 어우러진 복슬복슬한 양탄자는 터키의 장인이 제작해 챔버스가 2018년에 디자이너 몰리 몰로이와 함께 설립한 브랜드 〈콜빌〉에 납품한 제품이다. 몰로이와 챔버스는 〈마르니〉에서 함께 일했다. 그곳에서 챔버스는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드는” 크리에이티브 컨설턴트로 오래 근무했다. 〈마르니〉가 매각된 후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이 바뀌자 그들은 동일한 정신을 계승한 자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복도도 층계처럼 ‘독일 소변기’ 색상인 반질거리는 갈색과 회색으로 칠했다.

복도도 층계처럼 ‘독일 소변기’ 색상인 반질거리는 갈색과 회색으로 칠했다.

“나는 맘 편히 발을 테이블 위에 올릴 수 있는

집에서 자랐다. 인스타그램 속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첫 2년은 의류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다 팬데믹이 닥치자 자연스레 가정용품 컬렉션으로 넘어갔다. 이 컬렉션의 상품이 챔버스의 다른 소장품 사이에 당당히 놓여 있다. 그녀의 모로코풍 쿠션에는 이제 〈콜빌〉 모포가 덮여 있다. 그녀의 미적 감각에는 분명 타고난 자신감이 담겨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데 별로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녀가 설명한다.

이토록 쉽게 균형을 찾는 비결은 편안함이라고 챔버스는 설명한다. “옷에서도 집에서도 편안함이 과소평가 되는 경향이 있다.” 선반과 벽난로 위에는 도자기와 유리 제품이 올망졸망 모여 있고 주방 벽은 글자와 그림으로 덮여 있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물건 하나를 집어 들어도 정교한 진열 상태가 흐트러지는 것은 아니다. 찻잔들은 컵 받침 하나 없이 테이블 위에 쪼르르 놓여 있다. “나는 편히 쉴 수 있는 집에서 자랐다. 소파에 널브러진 채 발을 테이블 위에 올릴 수 있는 곳이었다.” 챔버스는 이렇게 말한다. “구석구석 포토존으로 쓸 수 있을 만큼 세심하게 장식된, 인스타그램 속 인테리어와는 전혀 달랐다.”

어린 시절 챔버스는 자주 이사를 다녔다. 어머니가 주택을 리모델링하여 되파는 사업을 했기에, 챔버스와 남동생은 런던 서부의 수리 중인 집 여러 채를 옮겨 다니며 살아야 했다. 항상 <해롯백화점> 브롬턴 오라토리까지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말이다. “우리는 일정 범위 안에서만 이사를 다녔다. 울타리 밖을 벗어나지 않듯이.” 챔버스의 어머니는 항상 잼을 만들고 교복을 수선하는 등 부업을 하다가 50대 후반에 미대를 다닌 후에는 제본 기술자가 되었고 마블링 기법과 장식용 종이에 관한 책 10권을 템즈 앤 허드슨 출판사에서 펴냈다. 그런 모습은 챔버스에게 뭐든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어머니는 어떤 일이든 소매를 걷어붙이고 손수 해결했다.” 그녀가 말한다. “나도 그런 것 같다.”

챔버스는 자신이 이사를 싫어하는 이유가 늘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벽을 무너뜨리고 계단의 위치를 바꾸던 어머니와는 달리 그녀는 집의 구조를 거의 변경하지 않았다. 하지만 젊음의 상징인 지칠 줄 모르는 창의력은 여전하다. 벽은 칠하고 또 칠했다. 포토벨로 시장과 프랑스 집 근처 골동품 가게에서 구입한 가구를 이 방 저 방으로 옮겨가며 배치한다. 촬영을 위해 전 세계를 돌며 ‘까치처럼’ 수집한 장식품들은 벽난로 위에 진열하거나 문손잡이에 매달았다.

“몸이건 집이건 결국 꾸며야 한다.” 그녀가 말한다.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은 기분도 좋아지게 한다.”

몇 년 전 생일에 챔버스는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전문가의 그림 배치 서비스를 받았다. 그녀의 그림과 사진 컬렉션(에드워드 웨스턴, 르네 뷔리, 말리크 시디베, 그리고 실라 메츠너, 마리오 테스티노 등 과거에 협업한 아티스트)이 특이한 회갈색 층계의 벽에 패치워크를 이루었다.¹ 창의적이고 충동적인 챔버스다운 행동이다. 그녀의 이웃들은 정기적으로 집을 갈아엎고, 지하실과 별채를 만들어 매도하지만 챔버스는 살아 있는 존재인 듯 서서히 노화하는 집과 일종의 공생 관계를 맺는 것에 대체로 만족한다.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녀가 웃으며 말한다. “절대 한꺼번에 뜯어고치지 않는다. 여기저기 손대는 것이 꽤 재미있다.”

    (1)챔버스와 유명 사진작가 마리오 테스티노는 처음부터 공동 작업을 할 기회가 많았다. 2012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테스티노는 리젠트 가에서 버스의 위층에 타고 있는 챔버스의 “망측한 탈색 금발”을 처음 발견한 순간을 회상했다. 얼마 후 그는 미용실에서 새로운 컷을 촬영하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그녀가 모델이었다.

    (1)챔버스와 유명 사진작가 마리오 테스티노는 처음부터 공동 작업을 할 기회가 많았다. 2012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테스티노는 리젠트 가에서 버스의 위층에 타고 있는 챔버스의 “망측한 탈색 금발”을 처음 발견한 순간을 회상했다. 얼마 후 그는 미용실에서 새로운 컷을 촬영하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그녀가 모델이었다.

    (1)챔버스와 유명 사진작가 마리오 테스티노는 처음부터 공동 작업을 할 기회가 많았다. 2012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테스티노는 리젠트 가에서 버스의 위층에 타고 있는 챔버스의 “망측한 탈색 금발”을 처음 발견한 순간을 회상했다. 얼마 후 그는 미용실에서 새로운 컷을 촬영하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그녀가 모델이었다.

    (1)챔버스와 유명 사진작가 마리오 테스티노는 처음부터 공동 작업을 할 기회가 많았다. 2012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테스티노는 리젠트 가에서 버스의 위층에 타고 있는 챔버스의 “망측한 탈색 금발”을 처음 발견한 순간을 회상했다. 얼마 후 그는 미용실에서 새로운 컷을 촬영하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그녀가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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