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의 팟캐스트 타인의 문제의 창작자이면서 프로듀서인 조디 마틴슨은 ‘닫힌 문 뒤’라는 특징이 프로그램의 흡인력에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냉정하고 지독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부터] 관음증의 측면을 염두에 두었어요. 사적인 공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는 건 흥미로운 일이니까요.1 대단히 좋은 팟캐스팅 또는 훌륭한 스토리텔링은 사적인 공간에 관한 것일 때가 많습니다. 물론 가장 흥미로운 건 힐러리[맥브라이드, 테라피스트]와 내담자 사이의 관계였어요.”
기본적으로, 커플 테라피 같은 프로그램들이 이전의 것들과 다른 점은 전문성을 내세우며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점, 그리고 진정 어린 치유를 위해 노력하는 점이다.2 “다른 치유 관련 프로그램은 주로 케이블-VH1, 브라보, MTV-에서 방영합니다. 그런데 커플 테라피 같은 프로그램들은 리얼리티 텔레비전과도 관계를 맺지만, 품질을 높여서 프레스티지 프로그램으로 나아가려 해요.” 그녀가 말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시청자의 관심을 사로잡는 에피소드에서도 돈이 되는 순간, 즉 머니샷을 포착하려 한다는 점은 똑같아요. 일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진행하면 그런 순간들은 줄어들겠지만, 사람들은 모두 누군가가 소리치고 악다구니하는 걸 보고 싶어 해요.”
그렇다고 해도, 이런 프로그램들에는 단순한 오락거리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측면이 있다. 시청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치료 세션의 진행을 보고 듣는 것은 전문 지식을 전달해 받는 효과가 있다. 마틴슨이 타인의 문제를 제작하게 된 배경에도 직접 테라피에 참여해본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비용 때문에 테라피에 갈 수 없거나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어요. 테라피가 이루어지는 실제 방에 마이크를 설치해놓고 그 내용을 들을 수 있다면, 사람살이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내방자들에게 주어지는 조언이 시청자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죠.”
물론 한계는 있다. 디어 테라피스트 팟캐스트는 에피소드를 시작할 때마다 진행자가 경고를 한다. 프로그램은 오로지 정보 제공만 할 뿐 “전문적인 조언, 진단 또는 치료를 대신할 수 없습니다.”라는 것이다.
노스웨스턴 대학교 가족연구소의 테라피스트인 레슬리 피셔는 이 부분을 결정적 문제라고 여긴다. “[이런 프로그램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자신의 배우자가 자신의 어떤 행동에 왜 그렇게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할 겁니다. 그러나 그건 단지 시작일 뿐이에요.” 그녀가 말한다. “화면에 나오는 사람과 우리가 어떤 연관성이 있을 수는 있어요. 그러나 그들이 우리인 건 아니죠. 우리는 그들과는 다른 초기 환경, 다른 배경, 다른 리소스들을 지니고 있어요. 그러니 텔레비전을 보는 것만으로 필요한 것들을 다 얻을 수는 없는 거죠.”
피셔는 이런 프로그램의 진정한 영향은 개인의 차원을 넘어선다고 말한다. 바른 방식으로 진행되기만 하면 테라피에 관한 문화적 태도를 폭넓게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리소스들이 테라피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키고, 아주 정상적인 수준으로 되돌릴 수 있어요.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 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 같은 것들을 다른 시선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도 있고요.” 그녀가 말했다. “팬데믹 이후 테라피를 시작한 사람의 수가 무척 많아요.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봐왔던 테라피스트들의 수를 넘어설 정도죠. 그렇지만 ‘당신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강해져야 합니다.’ 같은 메시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으려면 몇 세대가 걸릴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해요.”
“재미있는 구호를 하나 만들었어요. ‘다른 사람의 문제나 당신 자신의 문제나 거기서 거기다.’라는 것인데, 정말 그래요. 다른 사람의 반응과 고통, 치유 또한 나 자신의, 그리고 우리 자신의 것과 비슷하죠.”라고 마틴슨은 말한다. “결국, 누군가가 진심으로 터놓고 고통을 이야기할 때는 귀담아듣는 것이 통합의 힘을 얻게 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