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워치의 구조대원 올리비아 슈필리는 지중해에서 수색과 구조 작업에 세 차례 참여했다. 이번 섹션에서는 주로 지중해의 이상적인 모습이 소개되었지만, 우리는 같은 해안에서 벌어지는 참혹한 현실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사진 : Laila Sieber. 지난 10년 사이 지중해는 전 세계인이 더 나은 삶을 찾아 유럽으로 진입하는 경로가 되었다. 특히 지중해 횡단을 준비하는 지점인 리비아와 튀니지에서 약자들은 여행을 도와주겠다며 돈을 뜯는 브로커들과 공권력에 끔찍한 학대, 착취, 고통을 당하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는 2014년 이후 지중해에서 사망한 것으로 공식 집계된 2만 명 이상의 난민을 못 본 척했다.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수 있다. 독일의 NGO 시워치Sea-Watch는 부끄러운 무관심의 바다에 꿋꿋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2014년에 설립된 이래로 이 단체는 바다를 건너기에는 부실하기 짝이 없는 보트에서 3만8천 명 이상을 구조했다. 시워치의 구조대원 올리비아 슈필리는 배에 올라 세 차례의 구조 임무를 수행했다. STEPHANIE D’ARC TAYLOR: 당신이 첫 번째 임무를 마친 이후 지중해의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나? OLIVIA SPILI: 지금은 구조 주기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첫 미션 때 우리는 한 번의 구조작업으로 65명을 우리 배에 옮겨 태웠다. 마지막 미션 때는 72시간에 걸쳐 여섯 번의 구조 작업으로 466명을 구했다. SDT: 난민 문제가 언론에 정확하게 보도되고 있나? OS: 정치인들 말마따나 탈출 행렬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2021년 1-6월 사이에 이미 2만7천 명이 유럽에 들어왔다고 본다. 하지만 도착한 사람의 수는 셀 수 있어도 리비아나 튀니지 해안에서 몇 명이 출발했는지 알아낼 방법은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 숫자에는 아직 큰 물음표가 달려 있다. 국제이주 기구에 따르면 올해만 해도 지중해에서 773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작년에는 290명이었다. 그렇다면 이미 작년보다 세 배나 많다는 뜻이다. 이 숫자는 투명하지도 정확하지도 않다. 정부나 기구는 그것을 노린다. 정확한 숫자는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SDT: 가장 흔한 오해는 무엇인가? OS: 이 여정이 어렵지 않을 거라는 지레짐작이다. 유럽인들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보트 여행이라도 나선 줄 안다.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실제로 보트에 오르기까지 평균 4-6년을 기다렸다. 폭행과 고문, 납치를 당하고 몸값을 갈취당한다. 더구나 바다는 무시무시한 곳이다. 첫 미션 때 우리는 보트를 찾는 데만 몇 시간이 걸렸다. 바다 한가운데서는 내가 너무나 작아지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나는 GPS 추적 장치가 있는 안전한 배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방향을 잃을 리도 없었다. 작은 파도가 덮쳐도 수평선은 보이지 않는다. 안개가 조금만 껴도 헤매기 십상이다. 최후의 선택지가 아니라면 한 어머니가 아이의 목숨을 걸고 보트에 오를 리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 SDT: 구조에서 가장 확신을 잃게 되는 순간이 있다면? OS: 구조 때마다 그런 순간이 있다. 첫 미션에서 보트를 발견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저들이 나를 믿고 내 지시에 따르게 할 수 있을까?’ 그들이 기뻐서 펄쩍펄쩍 뛰기라도 하면 보트가 뒤집힐 수도 있다. 그들이 나를 신뢰하고 귀 기울이게 해야 한다. 모두가 안전하게 우리 배에 옮겨 타기 전까지는 절대 끝난 게 아니다. SDT: 당신에게 가장 큰 감동의 순간은 언제였나? OS: 두 번째와 세 번째 임무를 수행하면서 수백 명을 구했다. 첫 미션에서는 65명을 우리 배에 태워 8일간 함께 생활해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일대일로 알게 되었다. 한 남자가 내게 리비아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들려주다가 어느 순간 “당신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으니 여기서 그만해야겠어요”라고 했다.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안 지 사흘밖에 안 됐는데 어찌 당신은 내 마음이 아플 걸 걱정할까? 지옥을 겪은 건 당신인데.’ SDT: 임무를 수행할 때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OS: 입국이 가장 힘들다. 배 위에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치료를 해줄 수 있다. 의사도 있고, 먹을 것도 있다. 하지만 육지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배에서 내릴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내가 학교에 다닐 수 있을까요?”다. 나는 그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그들을 내보내야 한다.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난민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다. 자기 나라로 송환되거나 유럽에서 밀입국자로 살아야 하는데 누구도 그런 삶을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배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지켜볼 때가 가장 힘들다. 기대가 충족되지 못해 그들이 다시 상처받을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SDT: 봉사자로서 시워치로 자꾸만 돌아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OS: 마지막 미션 때 시칠리아에서 배에 탄 사람들을 하선시키고 있는데 한 남자가 자신을 인간적으로 대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다 큰 어른이 오로지 자신을 인간답게 대해줬다는 이유로 고마워한다는 것은 뭔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뜻이다.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다. 시워치의 활동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일부라고 믿고 싶다. (1) 슈필리는 최근에 이 단체의 시워치 4호에서 구조 임무를 수행했다. 첫 임무 때 시워치 4호는 바다에서 조난당한 350명 이상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1) 슈필리는 최근에 이 단체의 시워치 4호에서 구조 임무를 수행했다. 첫 임무 때 시워치 4호는 바다에서 조난당한 350명 이상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Arts & Culture 베갯머리 이야기 꿈의 논리에 관한 명쾌한 대화. Arts & Culture 마주치는 사람들 가벼운 지인의 깊은 의미. Arts & Culture 천연염색가 : 카라 마리 피아차 도시의 쓰레기와 잡초에서 색을 짜내는 뉴요커. Arts & Culture Films 일터에서: 샤히라 파미 이집트를 대표하던 건축가는 어떻게 칸의 레드카펫을 밟게 되었을까? Arts & Culture 되돌아보기 추억의 재검토 Arts & Culture 플래시 몹의 쇠퇴 식어가는 플래시 몹의 열풍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