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시작되기 전

- 아침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글 by GEORGIA FRANCES KING.

어스름한 초겨울의 아침은 고요하다. 아직 내 온기가 남은 침대의 유혹을 뒤로하고 어둠이 채 걷히기 전에 맞이하는 하루는 깨달음을 준다. 짙은 어둠을 관통해서 힘차게 비추는 햇살은 인생의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해주는 것 같다. 당장 업무를 시작하거나 SNS를 들여다볼 필요는 없다. 마찬가지로 집안일이나 쇼핑 리스트 작성, 부모님께 안부 전화하기 같은 일들은 조금 미루어둬도 괜찮다. 오롯이 나를 중심으로 흐르는 동트기 전 찰나 같은 시간은 지켜낼 가치가 있다.

새벽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귀한 시간을 일상의 사소한 방해로부터 지켜냈다. 조지아 오키프는 반려견이 짖는 소리에 깨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음미한 뒤 산책을 하고 스튜디오로 향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기 위해 서늘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문밖을 나섰다. P. G. 우드하우스는 아내가 아직 깊은 잠에 빠진 사이 현관에 나와 아침 운동을 했다. 그런 뒤 커피를 곁들인 간단한 아침을 먹고 소설책을 읽었다.

평범한 일상이 시작되기 전 새벽 시간을 자신의 열정을 위해 쓴 이들도 있다. 실비아 플라스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어린 두 아이가 깨기 전 글쓰기에 집중했다. 출판사를 다니며 두 아들을 키운 토니 모리슨도 마찬가지로 새벽 시간을 만끽했다. (“밝은 날 중에 존재하는 게 아니에요.” 모리슨이 말했다. “날이 밝아지며 시작되는 하루를 먼저 기다려주는 거예요.”)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디자인을 구상하는 데 시간을 보냈고, 이마누엘 칸트는 묽은 홍차 한 잔에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명상을 한 뒤 물리학 강연을 하러 대학교로 향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행하는 특정한 의식은 생활 속에서 루틴을 만든다. (덧붙이자면, 일관된 습관은 쉽게 포기해버리고 싶은 나약한 마음을 없애준다) 지금 열정을 쏟고 있는 일에 몰두하거나 아무것도 안 하고 그저 멍하니 있거나, 규칙적인 실천은 그 시간을 특별하게 만든다. 잠들기 전에 프렌치프레스나 찻잎을 미리 준비해두자. 다음 날 새벽 주방으로 걸어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물만 끓이면 된다. 이때 글렌 굴드가 연주하는 바흐의 「골드 베르크 변주곡」이 흘러도 좋다. 다프트 펑크 취향이라면 그 역시 좋다. 좀 더 금욕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다면 포근한 스웨터를 걸치고, 책상 앞에 앉아서 고요한 평정을 느껴보자. 아직 조금 추울 수 있지만 순전한 사색은 내 몸과 마음에 온기를 채우고 활기를 줄 것이다.

만약 굳은 의지에도 도저히 잠이 안 깬다면? 계속해서 울리는 알람의 스누즈 버튼을 눌러대며 오후에 몰아칠 피로를 생각하면 새벽이 주는 깨달음이 덧없이 느껴질 수도 있다. 다행히도 인생의 충만함은 얼마나 일찍 일어나는가에 있지 않다. 프루스트는 낮에 자고 밤에 일했다. 조지 거슈윈은 밤늦게까지 파티를 즐긴 뒤 새벽에 작곡했다. 조르주 상드 또한 잠든 연인을 두고 일어나 한밤중의 고요함에 영감을 받아 집필에 몰두했다.

이들 선지자들은 아침에 끌리든 혹은 밤에 끌리든 자신만을 위한 하루의 시간을 정해두고, 창의력이 긴 잠에 들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들의 노력은 크든 작든 항상 의도된 것이었다. 시간에 쫓겨 커피를 후루룩 들이켜는 대신 15분 일찍 일어나 천천히 음미한다면 당신에게도 사색하는 삶이 허락될 것이다. 시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말했다. “이른 아침 시간은 입속에 머금은 황금과 같다.” 과연 어떤 이가 황금으로 범벅되는 걸 마다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