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 장바구니에 상품이 없습니다.
cart chevron-down close-disc
:
Browse Categories
  • Music

에리카 드카시에르

낭만적인 영혼과의 대화
글 by Nikolaj Hansson. 사진 by Armin Tehrani / Værnis Studio.

에리카 드카시에르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١٠년이 지난 지금, 코펜하겐에서 활동 중인 이 뮤지션은 직접 프로듀싱한 감미로운 R&B부터 두아 리파 리믹싱까지 나름의 영역을 개척했다. ٢٠١٩년에는 앨범 에센셜을 발표하고 유명 독립음반사 〈٤AD〉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이따금씩 유튜브 강의의 도움을 받으며 직접 노래를 프로듀싱하는 법을 익혔다. “컴퓨터와 헤드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음악을 만들 수 있다.” 드카시에르가 말한다. 그녀는 내면의 심리, 침실에서 만든 음악을 수많은 군중 앞에서 공연하기까지의 초조함 등 다양한 감정에 공명하는 음악을 창조한다. 〈٤AD〉와 처음으로 함께한 ٢٠٢٠년 음반에서 그녀를 이렇게 노래한다. “불안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네.” Interview by Nikolaj Hansson

NH: 벨기에와 카보베르데 출신 부모와 포르투갈과 미국에서 거주했고 지금은 덴마크에 산다고 들었다. 이렇게 다양한 지역을 거친 경험이 당신의 음악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나? EDC: 그렇게 말하니 전 세계를 돌아다닌 것 같지만 사실 그 정도는 아니다! 여덟 살 때까지 포르투갈에서 자랐고 덴마크로 이주한 이후에는 그곳에서 쭉 살다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딱 1년 다녔다. 성장기에 아버지는 곁에 없었지만 어머니는 예술을 탐구하는 나를 격려했다. 어머니는 나를 키우면서 오랜 시간 일에 매달려야 해야 했다. 그 말은 동생과 둘이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우리는 영화를 보고, 게임을 하고, 피자를 먹었다. 어떤 면에서는 무척이나 자유로웠다. 나는 몇 시간이고 그림을 그렸고 하나의 과정에 온전히 몰입하는 이 능력은 오늘날 음악을 만들 때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NH: 그때도 음악을 하고 싶었나? EDC: 아니다. ‘아, 나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 같은 구체적인 생각은 해본 적 없다. 음악 교육을 받은 적도 없고, 음악을 만드는 데 진지한 관심은 없었다. 어릴 때 팝스타가 되어 무대에 서는 꿈을 꾸며 머리에 헤드셋을 쓰고 빗을 마이크처럼 든 채 거울 앞에서 열창하기도 했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 실수로 스페인어 대신 음악 수업을 신청했는데 실수를 드러내기가 너무 부끄러워서 첫날에 그냥 음악 수업에 참석했다. 어쩌면 그때 약간은 흥미를 느낀 모양이다. 나는 타고난 가수도 아니고 악보도 읽을 줄 몰랐지만 노래가 정말 좋아서 계속 불렀다. 엄청난 무대 공포증이 있었지만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스스로 음악을 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서툴렀지만 하다 보니 재미있어서 계속하게 됐다.

    Location: The Audo, Copenhagen

NH: 여전히 당신은 노래 일부를 직접 제작한다. 다른 사람들이 프로듀싱하는 음악과 차이가 있다면? EDC: 음악은 항상 작곡자의 마음을 반영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다를 수밖에 없다. 특정 순간에 마음이 끌리는 정보, 취향, 경험, 신념, 기법, 분위기, 작업 방식이 프로듀싱에 반영된다. 곡을 만들 때 여러 사람이 관여하면 실제 나오는 소리에도 그들의 취향이 반영된다.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음악의 중요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나는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결과물과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에 대해 무척 까다롭다. 그 때문에 내가 속물처럼 굴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이었지만, 음악 파트너는 애인만큼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 다 큰 기쁨을 주는 열정적인 관계이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은 나탈 삭스다. 작업 과정에서 그와의 오랜 우정이 빛을 발한다. 보통 내가 내놓은 밑그림(가사와 형식을 지닌 비트)이 작업의 시작점이 된다.

NH: 음악을 만들 때 직감은 어떤 작용을 하나? EDC: 큰 역할을 한다. 무언가를 연주하면 그중 일부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데 그때부터 그것이 나를 데려가는 곳으로 따라가면 된다. 그 방향이 마음에 들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방향을 틀어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면 된다. 다른 사람의 영향과 아이디어에서 너무 동떨어지게 하지 않는 한 자신의 직감을 믿는 것은 음악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하다. 내가 음악을 만들 때의 규칙은 딱 하나다. 절대 아니라고 말하지 않는 것. 어떤 아이디어든 일단 시도할 가치가 있음을 자신과 타인들에게 보여줄 때, 창작의 자유라는 뭐라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느낌이 공간에 충만해진다. 그 느낌에서 진정으로 훌륭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

NH: 음악을 만드는 데는 직감도 중요하지만 기술도 중요하다. 이 두 가지의 균형을 어떻게 찾나? EDC: 프로듀싱 때는 그 둘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내 기교는 창조적 표현을 위한 수단이다. 사실 이 말은 모든 악기에 적용된다. 어떤 일을 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을수록 그 일이 더 자연스러워지고 우리는 자유롭게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 노래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 가끔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유튜브에서 튜토리얼 영상을 참고한다. 즉흥 연주처럼 신나는 일은 아니지만 진행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NH: 기술적인 측면은 접어두고 음악 창조의 정신에 초점을 둔다면, 당신은 감정의 해방을 추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EDC: 얼마간은 그렇다고 본다. 우리 대부분의 머릿속에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과거에 대한 생각, 우리가 했어야 할 말, 남들이 한 말 등 불필요한 소음이 너무나 많다. 우리 자신과 타인의 행동을 끊임없이 분석한다. 음악을 통해 자신에게 몰입하다 보면 그 모든 소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운이 좋으면 타인의 음악에서도 자신의 일부를 발견하는 아름다운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리운 사람의 향기처럼 차라리 잊고 싶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 경우도 있다. 남의 노래가 감정이 담긴 감각을 일깨우는 셈인데 흥미롭게도 그 감각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옆에 있는 사람은 쓰레기로 여기는 노래에 푹 빠지는 경우도 생긴다. 우리는 대체로 창작자와 노래 속 주인공을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음악을 발표하는 것은 참으로 긴장되는 경험이다. 내가 만든 노래 중에는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절대 부르지 않을 곡이 많다. 헤드폰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음악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kinfolk.kr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춘 웹사이트 구조화, 웹사이트 트래픽 분석 및 맞춤형 광고 노출을 위해 쿠키를 사용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사쿠키 정책을 참고하십시오. kinfolk.kr을 계속 사용하시려면 "동의하기"를 눌러 진행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