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강바닥에서 채취되어 빈곤한 노동자들의 값싼 식재료로 쓰이던 굴은 이제 샴페인의 단짝이 되었다. 안데스의 주식인 퀴노아는 이제 값비싼 건강식품으로 인정받는다. 러시아 상류층이 애호하는 별미인 캐비아도 한때는 미국의 술집에서 짠맛으로 술을 당기게 할 요량으로 공짜로 제공하던 안주였다. 과거에는 시시하게 취급되던 이런 먹거리에서 우리는 가장 보잘것없는 존재도 적절한 브랜드 쇄신을 거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미지를 교묘하게 변신시키고 수확량도 줄어들면 가장 형편없는 평판도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초기 이민자들이 아메리카 동부 해안에 처음 도착했을 무렵에는 바닷가재의 공급이 넘쳐나서 아주 가난한 사람들과 죄수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쳐다도 보지 않았다. 심지어 감옥에서도 인간에게 자꾸 바닷가재만 먹이는 것은 너무 잔인하다고 보아 한 주에 한 번으로 급식 횟수를 제한했다. 하지만 아메리카를 가로질러 철도가 깔리자 철도 관리인들은 이 저렴한 단백질을 재포장해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중서부 사람들에게 먹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서서히 그 맛에 빠지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바닷가재는 그 시가를 지불할 여력이 있는 부자들의 고급 요리 재료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식중독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산 채로 삶아 뉴잉글랜드 상류사회의 생활방식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제공되었다. 바닷가재의 재고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치솟기도 했지만 그 새로운 정체성은 근본적으로 약삭빠른 마케팅에 기인한다. 사람들은 단순히 가재살의 맛을 즐기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둘러싼 선망도 사들이고 싶어 했다. 캐비아를 생산하는 철갑상어의 경우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그 알이 진귀한 식품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별미에서 새로 발견된 매력은 단순한 경제적 원인보다는 유행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봐야 할 것이다. 누구나 일류가 되기를 원하므로 사람들에게 단순한 식품으로도 일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 비결이다.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Food 지중해의 만찬 아니사 헬루의 주방에서 가져온 네 가지 새콤한 레시피. Food 볶음면과 과일 젤리 뷔페에 바치는 찬가. Food 바로잡기 단순한 처방 뒤에 숨은 복잡한 현실. Food 에르첸 창 더 크게, 더 좋게, 더 '바오'하게. Food 폭풍 일으키기 궂은 날씨를 위한 따스한 레시피. Food 함께 마시는 와인: 그레이스 마하리 카일라 마셸이 완벽에 가까운 미각과 업계의 판도를 바꿀 비전을 지닌 소믈리에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