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프는 창의적인 상소리의 명수였다. 「헨리 4세, 제1부」에서 이 방약무인한 기사는 할 왕자를 비롯한 사람들을 비렁뱅이, 사생아 벌거지, 베이컨으로 배때기를 불린 악당, 쇠좆이라 부른다. 많은 사람들에게 폴스타프는 걸핏하면 걸쭉한 욕을 쏟아내는 한 인간에 불과할 것이다. 거칠고 괄괄한 주정뱅이에 날건달. 하지만 욕설이 천박한 성격이나 무식의 증거가 아니라 뛰어난 의사 전달 능력의 상징이라면? 「홀리 쉿: 욕설, 악담, 상소리가 만들어낸 세계」를 쓴 멜리사 모어에 따르면, 비속어를 내지르는 것은 의미를 전달하는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쌍욕을 퍼부으면 상대방은 당신이 더없이 진지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동차 문에 손이 끼었을 때 욕설을 연이어 내뱉으면 사람들은 당신이 정말 아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적절한 독설은 사람들에게 당신의 감정이 어떤지, 그 감정이 얼마나 강렬한지 전달한다. “감정과 직결되는 단어 중에 가장 강력한 것은 욕설이다.” 2010년에 발표한 책에서 모어는 이렇게 지적했다. “욕설은 원하는 감정을 끌어낼 수 있다.” 욕설은 결코 창의력이 모자라고 어휘력이 딸리는 사람들의 도피처가 아니다. 음담패설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 중에는 풍부한 어휘력을 지닌 이들이 많다. 「미국의 욕설Cursing in America」을 쓴 티모시 제이가 2015년에 실시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60초 안에 동물 이름을 가장 많이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욕설도 가장 많이 생각해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금기어 보유량이 방대하다는 것을 교양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건강한 언어 능력의 지표로 보는 편이 낫다.” 연구는 이렇게 결론 내린다. 욕설은 구어 시인과 뛰어난 스크래블 선수처럼 어휘 구사력을 과시하고 친구들에게 자신의 기분을 알리는 역할도 하지만 건강에도 좋다. 연구에 따르면 욕은 자신감을 북돋우고 (운동용 자전거를 타기 전에 욕을 한 피험자들은 그렇게 하지 않은 쪽보다 좋은 기록을 냈다) 불편(이를 테면 얼음물에 손 담그기)을 더 잘 견디게 한다.¹ 그러니 구수한 욕설을 자유롭게 내뱉자! 친구들은 싫어하겠지만 당신의 신체와 정신은 고마워할 것이다. ( 1 ) 이런 연구는 욕설이 고통을 더 심하게 느끼게 하는 ‘부적응적’ 반응이라는 과거의 지배적인 가정을 뒤집어놓았다.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Arts & Culture 집의 언어 기묘한 말은 어떻게 새로운 우정을 쌓는가. Arts & Culture 식은 죽 먹기 간단한 답의 매력. Arts & Culture 컬트 룸 혼란과 키네틱 아트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룬 알렉산더 콜더의 작업실 내부. Arts & Culture 친밀한 감각 낯선 이의 손길이 주는 쾌감. Arts & Culture 완전한 이야기 일대기 소설의 힘 Arts & Culture 제철 식수와 맛깔나는 디자인의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