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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밖으로

자동응답의 교묘한 기술.
글 by Okechukwu Nzelu. 사진 by Cecilie Jegsen.

몇 달 동안 쌓인 압박감이나 시시포스의 바위처럼 끝이 없이 쌓이는 받은편지함, 아니면 끈질기게 오전 10시 전에 잡히는 무례한 회의들 때문일 수도 있다. 이유가 무엇이든 일주일 동안 일에서 벗어난다는 상상만큼 감질나는 것도 없다. 내 경우에는 와이파이가 없는 시골집으로 떠나는 상상을 한다.

휴가를 떠날 때는 이메일에서 부재중 답장을 설정한다. 이론적으로 부재중 답장 기능은 동료들과 메일 발신자들에게 언제 돌아올지, 그때까지 긴급한 문의는 누구에게 해야 할지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부재중 자동응답과 관련된 에티켓은 천차만별이라 상당히 과감할 때도 많고, 심지어 극단적으로 엉뚱할 때도 있다. ‘일주일 뒤에 답신하겠습니다.’라는 간단한 답이면 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고객이 내일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경우에는 휴가 간 직원을 어디서 찾을 수 있는지 정확한 위치까지 적기를 기대하는 고용주도 있는 것 같다.

업무와 비업무 시간에 관련된 문화는 나라마다 다르다. 인터넷에는, 휴가 기간에 이메일 확인 자체를 거부하는 전형적인 유럽 방식과 미국 방식을 비교하는 ‘짤’도 돌아다닌다. 미국식 예에서는 “저는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이메일 회신이 30분까지 늦어질 수 있습니다. 불편을 끼쳐서 죄송합니다! 긴급한 경우에는 응급실에서 저를 찾으십시오. 병원 위치는….”라고 한다.

고정관념은 접어두더라도, 유럽인의 휴가 개념은 미국에서는 다소 생소하다. 평균적인 EU 노동자는 연간 20일의 유급 휴가를 받지만, 미국의 노동자는 그 절반밖에 받지 못한다. 프랑스에는 심지어 ‘연결을 끊을 권리’, 즉 일하지 않을 때는 이메일에서 단절될 법적 권리가 있다. 이런 생각은 기술 덕분에 연결성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 시대에 (그리고 “이메일에 가끔 접속”한다는 핑계는 우스워진 시대에) 훨씬 더 중요해졌다.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연구에서 진정한 휴가가 중요하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빈 대학교의 2000년 연구에서는 적절한 휴가 시간을 가진 사람들이 잠을 더 잘 자고 기분도 더 좋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과학을 넘어서서, 만약 직원들에게 휴가 기간에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반차를 쓰면서 부재중 답장을 설정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면,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자문해보아야 한다. 이런 업무 문화는 고용주가 임금을 지급하면서 우리의 업무만이 아니라 삶까지 사들인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힘든 일은 꼭 해야 하지만, 그 힘든 일은 제시간을 지킬 때 가장 잘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 연간 49주, 휴일은 제외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 9시에서 5시까지가 제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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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킨포크 42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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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킨포크 42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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