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x
  • 장바구니에 상품이 없습니다.
cart chevron-down close-disc
:
Browse Categories
  • Arts & Culture

생각을 위한 멈춤

삽입어가 그러니까, 음, 좋은 이유.
글 by Annick Weber. 사진 by Rozenn Le Gall.

세상에는 필요 없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칼이 잘 들면 바나나 절단기는 필요 없다. 갓난아기에게는 신발이 필요 없다. 언어학자들은 오랫동안 삽입어 역시 그렇게 필요 없는 범주에 들어간다고 보았다. 일반적으로 삽입어는 말하는 사람이 초조하거나 (‘어’), 유치하거나 (‘있잖아’) 혹은 불안하게 (‘뭐랄까’) 보이도록 만드는 역할 외에는 대화에 거의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삽입어는 우리가 하는 말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거의 모든 구어에 등장한다. 인간은 효율성을 지향한다. 그런데 왜 우리는 집단적으로 고집스럽게 ‘음’이나 ‘아’에 숨을 낭비하고 있는 걸까?

이와 관련된 최근 연구는 삽입어가 대화를 나누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2017년에는 이런 새로운 관점을 가진 언어 전문가 수십 명이『뉴욕 타임스』 기사에서 독자들에게 ‘그다지 영리하지 않은’ 삽입어는 그만 사용하라는 내용을 발표한 것에 항의하는 일이 있었다. 그중 언어인류학자 예나 바르하스 리히텐슈타인은 이 기사에 대한 응답으로 『쿼츠Quartz』에서 “이 말들이 수행하는 여러 가치 있는 기능들”에 대해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는 그 말들 없이는 사회적으로 적합한 존재가 될 수 없다.” 그 말들은 “우리의 이야기에 뉘앙스와 풍부함을 더하여” 우리를 화자로서나 청자로서 모두 사려 깊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삽입어는 청자에게 상대방이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그러므로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정중하고 신중하며 좀 더 배려하는 태도로 표현하는 언어학적 장치가 되어준다. 단순히 ‘좀’이라는 말을 더하면 비판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거나 (‘좀 나쁘네’) ‘말하자면’이 과장된 진술을 신뢰감 있게 들리게 한다는 (‘난, 말하자면, 할 일이 백만 개는 돼.’) 사실은 꼭 언어학자가 아니라도 알아차릴 수 있다.

삽입어는 단순히 채우는 것 이상의 역할로, 요령 있게 적당히 사용하면 우리가 이야기하는 상대와 더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다. 그러니까, 음, 좀 인간적으로 말해도 괜찮다.

K42_Product_Cover_Thumb_2
이 기사는 킨포크 42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K42_Product_Cover_Thumb_2
이 기사는 킨포크 42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kinfolk.kr은 사용자의 요구에 맞춘 웹사이트 구조화, 웹사이트 트래픽 분석 및 맞춤형 광고 노출을 위해 쿠키를 사용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자사쿠키 정책을 참고하십시오. kinfolk.kr을 계속 사용하시려면 "동의하기"를 눌러 진행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