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주위의 모든 것들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주어진 업무와 책임감, 잡아야 할 기회 등이 늘 주위에서 소용돌이친다. 멈춤 없이 전진하는 삶에서 활기를 얻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지치는 순간이 온다. 업무는 퇴근 후에도 이어지고 그나마 있는 여유 시간은 가족에 대한 걱정, 사회적 책임, 건강관리, 그리고 넘쳐나는 갖가지 정보에 자리를 내어준다. 휴식이 더 이상 휴식이 아니다. 70년 전 철학자 요셉 피퍼(Josef Pieper)는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는 일을 과대평가하며 편견을 키워왔다.” 이런 편견은 여가 생활을 눈 먼 가치로 인식하게 했다. 요셉 피퍼는 “모든 것들은 여가 생활을 중심으로 흘러간다.”고 말했다. 이제는 어디서든 언제든 업무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이런 편견의 깊이가 더해졌다. 20세기 말 기술의 출현은 삶을 효율적으로 만들었지만, 여가 시간도 일로 채워버렸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철학자 알버트 보그만(Albert Borgmann)은 “기술이 진보하고 널리 보급될수록 행복도는 떨어집니다.”라고 했다. 보그만의 이러한 의견은 “절망과 여가 부족은 쌍둥이 같다.”는 피퍼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과중한 업무로 인해서 삶의 위기에 서 있다면 잠깐 멈추어, 책을 읽고 사색하는 시간을 갖자. 우리의 삶에는 휴식이 필요하다. 그렇긴 하지만 모두가 즐기는 여가인 스포츠는 반대의 결과를 가져온다. 치열한 운동은 안 그래도 일에 시달린 인생에 피곤만 더하는 꼴이다. 하지만 운동선수와 심리학자들은 스포츠에서도 중요한 휴식의 가치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지나친 운동은 오히려 몸과 마음을 더 지치게 한다. 피로가 쌓이면 열정은 사라지고 기분도 가라앉는다. 이럴 땐 쉬어야 한다. 3일 밤을 꼬박 새워 350마일을 달린 사람에게서 휴식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게 모순적일 순 있지만, 극한의 지구력을 보여준 달리기 선수 딘 카네즈(Dean Karnazes)는 이렇게 말했다. “운동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 지친 몸이 긴장하며 경계 태세를 갖춘다.” 그는 휴식은 불안을 잠재우고 기량을 향상시키고 부상을 방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휴식을 취함으로써 근육이 회복되고 면역력이 높아지며 몸과 마음이 재충전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주일에 하루 이상은 쉴 것을 권고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먼저 지나친 몰두, 열정은 내려놓고 정보 접속도 끊고 휴식을 생활의 우선순위에 두는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SLOW SYSTEMS 첼시 막 자신의 북소리에 맞춰 행진하기 SLOW SYSTEMS 조세희 음식이 이어주는 공동체 SLOW SYSTEMS 하루가 시작되기 전 아침 시간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기 SLOW SYSTEMS 아만다 구나완 몸을 움직이는 시간의 법칙 SLOW SYSTEMS 느린 삶에 대한 예찬 칼 오노르(Carl Honoré)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느리게 살기 운동(Slow Movement)가이다. SLOW SYSTEMS 신 오쿠다 지속가능을 위한 작은 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