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렉트familect(가족어)’라는 말은 전에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능숙하게 쓰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여러분의 가족은 리모컨을 일컫는 말로 다른 사람들은 알아듣지 못할 특이한 단어를 사용하는가? 사무실에 있는 모든 사람이 여러분을 부를 때 쓰는 별명이 있는가? 친구들 무리를 내내 따라다니는 구호가 있는가? 패밀렉트는 비단 가족뿐만이 아니라 어느 사회집단에서만 쓰이는 특이한 언어를 뜻한다. 이는 흔한 언어학적 현상이다. 개인들이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면, 그들이 쓰는 언어도 변화한다. 특정한 농담이나 사건에서 탄생한 말들이 공통된 말투에 스며든다. 문법과 발음 규칙은 왜곡되고 파괴된다. 우리는 효율적으로, 일종의 암호를 말하는 것이다. 몇 해 전에 한 이탈리아인 친구와 내가 밀라노의 아파트에서 지낸 적이 있다. ‘well collegated(잘 콜리게이트된)’이라는 별난 표현으로 홍보하는 아파트였는데, 주인이 ‘well-connceted(잘 연결된)’라는 영어와 그에 상응하는 이탈리아어인 ‘ben collegato’를 섞어 만들어낸 말이었다. 그 뒤로 우리는 이사를 하거나 호텔에 머무를 때마다 서로에게 대단히 중요한 질문을 한다. “그런데 거기 잘 콜리게이트된 곳이야?” 유명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에서는 왕실 가족이 버킹엄 궁전을 ‘그 집’이라고 칭한다. 아마도 지극히 절제된 표현을 아이러니하게 사용한 경우일 것이다. (같은 회에 젊은 다이애나도 등장하는데, 찰스 왕세자와 약혼하는 그녀가 이 용어의 의미를 알아차리지 못하자 카밀라 파커 볼스가 다소 날카로운 태도로 바로잡아준다.) 패밀렉트는 보편적인 현상이지만 우리가 그것을 사용하는 방식은 가족이나 사회집단을 독특하게 만든다. 패밀렉트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친밀감을 되새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981년 의사소통 전문가 로버트 호퍼가 이끄는 연구진은 우리가 지금 패밀렉트라고 일컫는 것이 더 광범위한 언어 체계의 일부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여기에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비밀로 할 만한 다른 것들을 공유하고, 특정한 ‘감정이 실린 비언어적 수단’을 이용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예컨대 더 공적인 맥락에서는 이해하거나 인지되지 않을 몸짓언어 등을 사용하는 것이다. 「더 크라운」의 경우가 보여주듯이 이 모든 것에는 배타적인 면이 있을 수 있다. 여느 암호와 마찬가지로, 패밀렉트는 부분적으로는 친근하고 사랑받는 내부자와 그렇지 않은 외부자를 구분하는 기능을 한다. 패밀렉트에 배타성이 존재하지만, 언어가 민주화될 수 있는 방식을 보여주는 예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지키는 규칙이 바로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 의해 확립되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셈이다.1 단단해 보이는 것이 유동적이고 유연하다. 엄격하고 뻣뻣해 보이는 것이 우리 손 안의 장난감이 된다. 그리고 이것 이상으로, 패밀렉트는 즐거운 언어 실험이 단지 우리의 권리가 아니라 바뀌지 않는 습관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런 습관이 없었다면 우리의 내밀한 관계는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소리와 다른 모습을 띠고 있었을 것이다. 보편적인 동시에 개인적인 패밀렉트는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느끼는 친밀한 감정(그러니까 ‘잘 콜리게이트된’ 상태의 감정)과 장난기가 발동하는 가장 소중한 순간을 포착하여 완벽하게 보존한다. 우리에게 삶이 사실은 재미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줘야 할 때를 위해서 말이다. (1) 은어는 한 가족 내에서 쉽게 굳어질 수 있다. 사용자 집단이 응집력 있고, 소규모이기 때문이다. 10대 청소년들처럼 더 큰 규모의 집단에 존재하는 은어는 개인보다는 노래나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보편화된다.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그레첸 위너스는 ‘fetch’라는 단어를 새로운 유행어로 만들려고 애쓰다가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그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게 된다. 이 기사는 킨포크 42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1) 은어는 한 가족 내에서 쉽게 굳어질 수 있다. 사용자 집단이 응집력 있고, 소규모이기 때문이다. 10대 청소년들처럼 더 큰 규모의 집단에 존재하는 은어는 개인보다는 노래나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보편화된다.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그레첸 위너스는 ‘fetch’라는 단어를 새로운 유행어로 만들려고 애쓰다가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그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게 된다. 이 기사는 킨포크 42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구입하기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Arts & Culture 등업 비디오 게임이 현실에 대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 Arts & Culture 의도를 품을 것 의식과 루틴 / 일상습관을 구별하는 법 Arts & Culture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 예상치 못한 동물과의 조우에 대하여 Arts & Culture 생각을 위한 멈춤 삽입어가 그러니까, 음, 좋은 이유. Arts & Culture 화석이 되는 법 자기 보존을 위한 간단한 안내서 Arts & Culture 정원 창고 뒤편 정원 속 아지트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