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한 가지 긍정적인 정서가 호응을 얻었다. 물리적 거리두기라는 가혹한 새 현실 속에서도 우리는 과거보다 서로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이 낙관적인 역설은 이웃들이 발코니로 나와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온라인 네트워크로 서로를 응원하거나 지지하며 결집하는 현상에서 나타났다. 지역 밀착형 온라인 커뮤니티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이를 계기로 새로운 차원으로 성장한 것은 분명하다. 지역 공동체를 위한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넥스트도어〉는 2020년 3월에 이용이 급증했고 〈와츠앱〉과 〈페이스북〉을 통해 비공식 네트워크도 생겨났다. 회원들은 이런 네트워크를 활용해 외롭고 취약한 사람들을 보살피고, 장을 보거나 약을 타러 가는 심부름을 해주고 물건을 교환했다. 사람들이 팬데믹 상태에 적응하면서 예상대로 이런 상호작용은 다소 줄어들었다. 놀랍게도 집단의 역학관계 역시 변질될 때가 많았다. 불화, 감시, 창피 주기가 목격되었고, 때로는 본인 허락 없이 사람들의 사진이 게시되기도 했다(현관문 앞 카메라 설치가 일반화되면서 이런 사생활 침해는 더 쉬워졌다). 대부분의 백인 거주지에서 그런 사건은 종종 ‘외부인’으로 인식된 사람에 대한 인종차별로 연결된다. 이 문제는 2020년 여름에 몇몇 〈넥스트도어〉 지역 관리자가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지지하는 게시물을 삭제하고 검열하면서 새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커뮤니티를 처음 등록한 사람에게 관리 의무를 부여하는 것은 결국 폭넓은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넥스트도어〉는 더 많은 대표 관리자 모집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편견 예방 교육을 도입하고 사법기관과의 직접적인 연결을 끊었다. 명백한 인종 편견 외에도, 온라인에서 적대적 행동이 자주 발생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하나는 온라인이 분노가 무럭무럭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점이다. 뉴욕대학교 연구자들이 2017년에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트윗에 도덕적이거나 감정적인 단어가 하나씩 늘 때마다 리트윗될 가능성은 20퍼센트 증가한다. 즉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창피를 주거나 이웃끼리 서로의 집에 낙엽을 밀치다가 싸움이 났다는 내용이 〈넥스트도어〉에 게시되면 참여, 열람, 공유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 밖에 다른 이유도 얼마든지 있다. 지역사회 커뮤니티에서는 누구를 포함시킬지 만큼 누구를 제외시킬지도 문제다. 소속 구성원들에게 모임의 규정을 지키도록 압박하는 것은 그 경계를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온라인 네트워크가 의미를 가지려면 예의와 도량을 기본으로 갖춘 오프라인 이웃이 귀환해야 한다. 〈넥스트도어〉의 CEO 사라 프라이어조차도 다른 소셜 네트워크들은 사용자의 관심을 잡아두려 애쓰지만, 〈넥스트도어〉는 사용자들이 너무 온라인에서만 노닥거리지 않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Arts & Culture 혼합 이모티콘 과연 그림 하나에 천 마디 말의 가치가 있을까? Arts & Culture 주의 분산 일상 속 선택적 청취의 수수께끼에 대해서 Arts & Culture 애나 위너 애나 위너는 실리콘밸리의 성공으로 가는 여정에 있었다. 그런데 방향을 바꾸었다. 알레시아 알레인이 기술-회의론자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기록한다. Arts & Culture 골키퍼 상담사도 아닌, 친구도 아닌, 라이프 코치가 급부상한 이유는? Arts & Culture 귀여운 제품 포장 우유팩은 당신의 친구가 아니다 Arts & Culture 바다를 바라봄 A brief window onto the history of the seaside holi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