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집 건축가 메리 고든이 캘리포니아에 지은 우주선 집에는 E.T.가 살고 있을 것만 같다. TV 모양의 탑이 솟아 있는 흰 곡선 건물이 레이더 접시를 닮은 옥외 계단에 둘러싸여 있다.¹ 이 집은 1970년대에야 지어질 수 있었다. 미국이 전쟁과 불황의 쌍둥이 망령에 시달리던 시기였다.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으로 심령술과 요가에 빠지는 사람들도 있었고(10년 사이 아이옌가와 아슈탕가 요가가 둘 다 뿌리를 내렸다) 천문학과 환각제에서 위안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주 시대라는 추세에 발맞춘 건축, 음악, 영화(「미지와의 조우」, 「외계의 침입자」 등)가 쏟아져 나왔다.² NASA는 외계 생명체의 발견을 자신하여 지구로 오는 길을 표시한 지도와 지미 카터의 메시지가 담긴 황금 레코드를 우주로 쏘아 보냈다. E.T.가 이미 카세트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미래주의 건축의 핵심은 미지를 끌어안는 것이다.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프랭크 게리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외계인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형태로, 유리와 티타늄을 구부려 만든 그 내부에는 21세기의 성전이 구현되었다. 우리 지구인들이 암울한 전망에 대해 틀을 깨는 사고를 하고자 한다면 미래주의자들의 선례를 따라 좀 더 과감하고 덜 네모진 건물을 상상해야 할 것이다. NOTES 1. 우주선 집은 규모가 매우 커 보이지만 별난 비율과 지극히 두꺼운 곡면 벽을 감안하면 실내 공간은 한정적이다. 2016년 당시 그 집에 거주하던 앤젤리나 레널(설계자 신시어의 딸)은 블로그 〈아파트먼트 테라피〉에서 집 안에 벽장 하나 놓을 공간이 없다고 인정했다. 2. 우주 시대(‘구기’라고도 한다) 건축의 인기는 우주선 집이 완성된 1972년에 직후부터 시들해졌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성공은 격렬한 우주 경쟁의 정점을 의미했고 이 무렵부터 건축가들은 보다 친환경적이고 자연에 가까운 건축으로 관심을 돌렸다. NOTES 1. 우주선 집은 규모가 매우 커 보이지만 별난 비율과 지극히 두꺼운 곡면 벽을 감안하면 실내 공간은 한정적이다. 2016년 당시 그 집에 거주하던 앤젤리나 레널(설계자 신시어의 딸)은 블로그 〈아파트먼트 테라피〉에서 집 안에 벽장 하나 놓을 공간이 없다고 인정했다. 2. 우주 시대(‘구기’라고도 한다) 건축의 인기는 우주선 집이 완성된 1972년에 직후부터 시들해졌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성공은 격렬한 우주 경쟁의 정점을 의미했고 이 무렵부터 건축가들은 보다 친환경적이고 자연에 가까운 건축으로 관심을 돌렸다.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Design Fashion 니콜라이 한손 코트의 멋쟁이가 되는 법. Design 내가 가장 아끼는 것 조경 디자이너가 어머니의 초상에 얽힌 이야기를 공유한다. Design 뉴 미니멀리스트: 조셉 디랑 프랑스의 건축가 조셉 디랑은 감수성이 한창 예민할 때인 열일곱 살에 처음으로 프루베의 의자를 장만한 이래, 늘 형태보다 기능을 중시해왔다. Design 피에르 잔느레를 감상하다 칼레 구스타프손의 피에르 잔네르의 가구 컬랙션은 이 디자이너의 유명한 협업자, 르 코르뷔지에의 그늘에서 벗어나게 한다. Design 파트리샤 울퀴올라 카시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서울에서의 조우. Design 점토의 마술사 이란에 등장한 달나라 보금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