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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아이디어:
냄새를 풍기는 영화

희한하고 난감한 기계의 엉뚱한 역사.
글 by John Ovans. 사진 by Hulton Archive/Getty Images.

 

영화업계는 관객을 다시 극장에 데려다 앉힐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다. 하지만 스멜오비전Smell-o-Vision을 부활시키는 방법은 고려 대상이 아닐 것이다. 이 시스템은 ‘몰입형 체험’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차세대 대박 상품을 꿈꾸다가 실패로 돌아갔다.

1939년 뉴욕 세계 박람회에서 한스 라우베(언론 매체에 따르면 스위스의 광고 회사 간부였다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후각학자”로 변신했다)가 처음 소개한 이 개념은 관을 통해 관람석마다 냄새를 방출하는 ‘후각 뇌’라는 장치를 극장에 설치한다는 것이었다.

1960년대에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주연을 맡은 「미스터리의 향기Scent of Mystery」에서 향기가 줄거리의 중심이 되면서 후각 뇌는 비로소 영화 데뷔를 할 수 있었다. 파이프 담배, 구두약, 향수 등 방출되는 냄새는 서로 뒤섞여 이상하고 불쾌한 조합을 만들어냈다. “객석의 관객들은 냄새를 추적하는 사냥개마냥 코를 벌름대며 킁킁거렸다.”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보도했다. 결국 스멜오비전의 시사회는 고별 공연이 되었다. 영화는 「스페인의 휴일Holiday in Spain」로 슬그머니 제목을 바꾸고 냄새 없이 다시 보급되었다.

라우베의 시도는 냄새의 연상 작용을 이용해 청중을 허구의 세계로 더 깊이 끌어들이려는 수많은 노력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기록에 남아 있는 가장 초기의 시도는 1906년 펜실베이니아주 포레스트 시티의 극장에서 상영한 패서디나 로즈볼 경기로, 장미 에센스를 흡수시킨 솜뭉치를 팬들 앞에 매다는 방식이었다. 금세기에는 디지털 기술의 무한한 잠재력으로 이 아이디어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라노 향기 기계Cyrano Scent Machine는 스마트폰에 연결해 앱으로 제어하면 동영상과 함께 냄새를 발산하는 장치로,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히트 상품이라고 선전되었다. 구매 사이트에 접속을 시도하면 404페이지가 뜬다.

새로운 도구를 사용할 미래의 몽상가들은 냄새가 제대로 따라오는 경험을 틀림없이 부활시킬 것이다. 지금은 긁으면 냄새 나는 카드가 있다. 혁신적인 영화 제작자 존 워터스가 1981년에 스멜오비전의 패러디로 채택한 사례가 가장 유명하다.1 훗날 DVD 코멘터리에서 워터스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실제로 관객이 돈을 내고 똥 냄새를 맡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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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입장하는 관객들에게 ‘오도라마Odorama’ 카드를 나눠 주었다. 위장에 찬 가스, 공작용 접착제, 휘발유, 구두 등의 냄새를 맡을 순간이 되면 화면에 지시가 나타났다. 워터스는 나중에 니켈로디언Nickelodeon 영화관이 가족 영화 「야! 러그래츠: 무인도 대모험」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마구 도용했다고 비난했다.

 

 

좋은 아이디어: 역사의 냄새

글: Harriet Fitch Little

스멜오비전은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냄새가 우리를 다른 시공간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유럽의 여러 연구팀이 최근 300만 달러를 투자해 대륙에서 자취를 감춘 냄새를 식별하고 재현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오듀로파Odeuropa라 불리는 이 사업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12세기 이후의 문서와 그림을 샅샅이 검토하며 냄새와 관련된 정보를 찾는다.

연구자들은 때로 냄새가 역사를 만든다고 주장한다. 앵글리아 러스킨 대학의 냄새역사학자 윌 툴렛은 런던의 ‘지독한 악취Great Stink’를 예로 들었다. 1858년의 한창 더운 여름에 악취에 시달리던 의회는 결국 그 창문 앞으로 흐르는 강에 오수가 곧바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현대식 하수도를 건설을 승인했다.

쓸모없는 냄새가 교훈을 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암스테르담 레이크스 미술관에서는 얀 빌렘 피네만의 1824년작 「워털루 전투」를 감상하는 단체 관람객에게 말, 화약, 땀, 나폴레옹의 자극적인 향수(그는 부츠에 향수병을 가지고 다녔다) 냄새가 담긴 향 스틱을 제공한다. 오듀로파는 박물관 내에서 냄새를 더욱 널리 활용해 사람들이 영화가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랜 옛날을 체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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