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O: 특히 ‘적절한’ 건축 도면이 없거나 의사소통 수단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효과적인 협업을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나?
DFK: 간도에서처럼 지역 공동체와 함께 작업할 때는 그들 고유의 문화 기준을 존중한다. 현장에서 의사소통을 위해 실물 크기 모형도 동원한다. 모형이 훨씬 더 진짜처럼 느껴진다. 도면은 픽션에 불과하므로 한계가 있다. 종이 위에 표현된 아이디어만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온갖 거창한 계획의 대상인 아프리카는 지구상에서 가장 발전했어야 마땅하다. 따라서 우리는 다른 도구를 찾아야 한다. 모형은 심리적 존재감을 느끼게 하므로 훨씬 유용하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만지고, 공간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NBO: 당신은 건축 자재로 흙을 많이 사용한다. 건축에서 지속가능성은 어떻게 추구하는가?
DFK: 하나의 유행으로서의 지속가능성 이야기를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³ 나는 그것이 사회경제, 기후 조건,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에 더 관심이 있다. 지속가능성은 재료의 혁신적인 사용법을 찾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건조한 부르키나파소에서 자생하는 유칼립투스 나무를 예로 들어보겠다. 이 나무는 성장이 빨라 비계나 장작으로 흔히 쓰인다. 우리는 그 내구성에서 엄연한 건축 자재로서의 잠재력을 보았다. 나는 항상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지만 매번 건설 현장의 상황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건물은 오래가는 건물이다. 이용자를 지켜주고 즐거움과 안락함을 제공한다.
NBO: 특히 현재의 위기가 끝날 미래를 기다려야 하는 시기에 당신은 건축에서 유토피아적 이상주의를 강조한다. 그런 생각은 실제로 어떤 형태로 구현되나?
DFK: 유토피아는 건축에서 쓸모가 있다. 꿈을 꾸는 능력, 더 살기 좋고 공정한 세상을 상상하는 능력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베냉 국회의사당 같은 프로젝트에는 우리의 유토피아적 사고가 표현되었다. 작업 과정에서 우리는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이런 생각을 적용한다. 어떻게 하면 특정 프로젝트가 사람들에게 더 큰 소망을 품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을 하려면 유토피아적 시각이 필요하다.
NBO: ‘아프리카 건축’이라는 말이 종종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그런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나?
DFK: 그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프리카 출신 건축가로서 패턴과 형태로만 축소되는 것은 거부해야 한다. 패턴과 형태도 당연히 건축의 일부지만 같은 대륙 내에서도 지역마다 큰 차이가 있지 않나? 건축이 기후, 현지의 자원, 건축 기술, 사회경제적 상황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펴 현장에서 그 특성을 판단해야 한다. 물론 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건축,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이 대륙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주는 건축이 있다고 믿는다. 아프리카 대륙의 건축은 소박하고 효율적이며 사람을 중심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