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마술처럼 남자들이 월경을 하고 여자들은 하지 않게 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유명한 에세이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의 서두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며 남성들이 월경을 “선망과 존경의 대상이 될 남성적인 생리 현상”으로 추어올릴 세상을 상상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그날’은 숨겨야 할 민망한 현상이 아닌 자랑거리가 될 거라고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월경 중인 남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심장마비보다 생리통의 원인을 더 많이 연구할 것이다. 많은 사회에서 불결하다고 더럽다고 여기던 대상이 대번에 우월의 증거가 될 것이다. 비록 허구지만, 스타이넘의 에세이를 읽은 독자들은 한 가지 단순한 진실을 깨달을 수 있다. 더러움, 그리고 실제로 불쾌하다고 인식되는 모든 것은 보는 사람의 관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인류학자 메리 더글러스의 이론대로, 어떤 집단에서는 사람들은 순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른 집단은 부정하게 여길 수 있다. 그녀에 따르면 오물은 있어야 할 자리에 있지 않은 물질에 불과하다. 몸속의 혈액은 괜찮지만 다른 곳에서 피를 발견하면 비위가 상하게 마련이다. 깨끗한 발이라도 식탁에 올라와 있으면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손톱은 손에 붙어 있을 때는 별로 불쾌하지 않지만 마룻바닥에 떨어져 있으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더러움은 상대적인 것이라고 더글러스는 지적한다. 우리는 사회 질서를 깨뜨리는 것을 불결하다고 여기는데 그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제자리에 놓여 있지 않은 물건은더럽다고 인식된다. 그러나 좀 더 큰 사회에서는 더러움의 의미가 훨씬 넓어진다. 사회제도는 사람들이 청결하거나 오염되었다고 인식하는 대상을 기준으로 구축된다. 무엇이 깨끗한지를 정하는 데 사용되는 위생 지침은 사회 체계를 정립하고 인간 행동을 통제하는 수단이 된다. 종교에서든 사회에서든 음주 금지, 여성의 혼전 순결, 월경을 둘러싼 금기, 섭취가 금지된 음식 등은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여성과 소외 집단은 지금껏 매우 불리한 입장이었다. 더글러스가 지적했듯이 실제로 청결의 개념정의는 변화를 방해한다. TwitterFacebookPinterest Related Stories Arts & Culture 빨리 부자 되기 파이어 운동의 허상. Arts & Culture 피어 리뷰 스리랑카의 모더니스트 미네트 드 실바에게 영감을 받아 소설을 쓴 시로미 핀토가 그녀를 소개한다. Design Arts & Culture 지난밤 디자이너 잉카 일로리는 어제 저녁 무얼 했을까? Arts & Culture 리사 태디오 여성들의 은밀한 생활에 관한 글쓰기 Arts & Culture Go 온라인 디지털 의식을 위한 에티켓 Arts & Culture 가와카미 미에코 자신의 글이 진부해지기를 갈망하는 신진 작가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