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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카를로
바예

지안카를로 바예의 작업실에서.
글 by Emilie Murphy. 사진 by Clément Pascal.

  • Design
  • Interiors

지안카를로 바예의 작업실에서.
글 by Emilie Murphy. 사진 by Clément Pascal.

뉴욕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지안카를로 바예의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벽면 에는 많은 세계가 있다. 인형의 집과 같은 축소 모형들이 방 안에 흩어져 있고, 여기에 작은 곡선형 소파와 커피 테이블, 주머니 크기의 램프와 화병, 그림이 그려진 캔버스와 엽서만 한 크기의 미술 작품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렇게 오밀조밀하게 만든 미니어처들은 현재 진행 중인 바예의 작업들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코네티컷 시골에 지어질 주택의 모형에는 고객이 소유한 건축가 디자인 가구들의 방대한 컬렉션의 미니어처 복제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바예가 이 가구들을 전체 계획 속에서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옆의 선반에는 뜯지 않은 상자들 사이에 정교하게 방을 꾸며둔 축소 모형이 놓여 있고, 내부의 천장에는 점토로 만든 상징들이 흩뿌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중단된 프로젝트지만 바예는 영감을 받기 위해 모형을 놓아둔다.

우리가 만났을 때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온 바예는 그의 직원 네 명이 먼저 하루를 시작한 스튜디오를 살펴본다. 상자와 축소 모형들이 천장까지 쌓여간다. 그는 방 뒤쪽에 쌓여 있는 선반들-카날 스트리트에 있던 좁은 예전 스튜디오에서 가져온 짐들-을 향해 손짓하며 “아직 이사 중이라고 할 수 있어요.”라고 설명한다. “잊고 있던 것들을 발견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의 최초의 디자인이자 대표적인 디자인 중 하나인 스마일 의자가 상단 선반에 놓여 있다. 셔링 양가죽과 스웨이드로 만든 이 의자는 스마일을 연상시키는 요람과 같은 넓은 좌판이 특징이다. 스튜디오의 벽에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영감을 주는 가구와 인테리어의 이미지들이 테이프로 고정되어 있다. 스튜디오는 꽉 찼지만 바예의 특징적인 스타일을 반영하듯 개방적이고 응집된 느낌을 준다.

바예는 <SHoP>과 <스노헤타> 등 최고 수준의 건축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디자인 스튜디오를 열었다. 초기에 멕시코 툴룸의 호텔, 싱가포르의 주택, 아티스트 마릴린 민터의 스튜디오 등 세간의 이목을 끈 그의 프로젝트들은 건축적 요소, 맞춤 가구와 인테리어를 결합하는, 디자인에 대한 그의 전체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주었다.1 곧 모델 마사 헌트와 할리우드의 사업가 케빈 웬델을 포함한 다른 유명한 고객들에게서도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2 바예는 여전히 겸손하다. 스튜디오의 새로운 회의실에 놓인 긴 테이블에 앉아 그는 자신에 대해 거의 말하지 않고 팀과 함께 한 공동 작업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

“이러한 것들이 개인의 경험과 살아온 배경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느낌이 들어요.”라고 그가 부드러운 곡선과 깔끔한 목재 가구를 사용하고 대담하고 풍부한 색상을 자제하는 것이 특징인 그의 스타일에 대해 말한다. 타일 상판의 낮은 커피테이블이 물결 모양 등받이의 녹색 소파 앞에 놓여 있고 장식용 유리 조명이 높이 걸려 있듯 스튜디오 곳곳에는 디자인 감성의 상징들이 위치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카라카스, 시카고, 과테말라시티를 거쳐 성장한 바예는 그의 형성기 동안 다양한 문화와 미적 감성을 접할 수 있었다.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를 취득한 학문적 배경을 통해 그는 자신의 기법을 만들어나갔다. “[내 작업의] 큰 부분은 건축학의 경계에 의구심을 갖는 것이에요… 내가 존경하는 많은 이들의 궤적을 보았을 때도 경계를 전혀 찾을 수 없었어요.”고 그가 말한다. “그들의 작업은 매우 유동적이었어요. 그들은 가구와 도시, 그리고 건축물과 집을 디자인하고 있었죠.”3

바예는 건축 설계를 해오던 시절을 뒤로하고 그가 가진 기술의 일부를 인테리어와 가구 제작에 적용하고 있다. 건축가들과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을 가두는 장벽을 무너뜨리고 싶은 바예는 두 분야의 융합을 목표로 한다. 장식 재료를 조달하고 맞춤형 가구를 만드는 것 외에도 그는 맨해튼 타운하우스의 계단을 재시공했고 그리니치 빌리지의 아파트에 매우 두꺼운 내부 벽을 넣었다. 브루블린에 있는 자신의 집을 위해 그는 주방을 철거하면서 다시 디자인했고 책장, 옷장과 서랍을 제작했다.

내가 존경하는 많은 이들의 궤적을 보았을 때도
경계를 전혀 찾을 수 없었어요. 그들은 가구와 도시,
그리고 건축물과 집을 디자인하고 있었죠.

바예의 작업 방식을 보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축소 모형을 다소 독특하게 사용하고 있다. “컴퓨터로는 될지라도 실제 모형으로는 감출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모형 그 자체를 편집 도구로서 사용하는 것을 좋아해요.”라고 그가 설명한다. “실제로 건축적 개념으로 사용하는 구조적 요소를 여기서 확인할 수 있어요. 모형 내에서 구현하지 못한다면 현실에서도 지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미니어처들은 나무와 점토로 만들어져 있는데, 바예는 모양을 잡기가 빠르고 단순한 성질이 있어서 이러한 재료를 선호한다. 그는 점토에 대해 “스케치와 같은 것[성질]이 있어요.”라고 말한다. “우리는 모형을 보고 ‘점토처럼 보이지 않는 물리적 실체를 만들면서도 점토의 단순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고민을 하죠.”

어떤 프로젝트든 디지털 렌더링과 물리적 렌더링을 모두 포함한 다중 초안 프로세스를 거치게 되고 이를 통해 신중하게 공간을 편집할 수 있다. “우리는 특정 재료에 얽매이지 않아요.”라고 바예가 말한다. “삼차원에서 이차원으로, 그리고 스케치와 일러스트로 이동하는 과정은 매우 매끄러워야 합니다. 그 사이를 원활하게 이동해야만 아이디어의 한계가 무엇인지, 어디서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는지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죠.”

(1) 바예의 디자인에는 놀라울 정도의 장난기가 보인다. 민터의 스튜디오를 위해 그는 대형 직사각형 상자들을 뒤섞어 벽면에 설치하여 코트 옷장을 가렸다.

(2) 헌트는 근처에 있던 바예의 스튜디오를 방문한 후 그녀의 뉴욕 아파트 디자인을 그에게 맡겼다. “처음에는 의자에 관심이 있었다가 여기에서 더 나아가게 되었죠.”라고 그녀가 2021년 『아키텍처 다이제스트』에서 밝혔다.

(3) 바예가 수집하는 가구와 소품의 일부는 디자이너들이 커리어의 시작 또는 종착 지점에서 여러 양식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어서던 역사적 시기인 비주류 운동(fringe movement)의 산물이다.

완성된 디자인은 바예가 구상 단계에서 여러 매체를 계층적으로 사용했음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그가 디자인한 공간들을 보면 그곳에 거주하는 경험을 깊이 염두에 두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부동산 매물 목록에서 보는 딱딱한 렌더링과는 매우 거리가 먼 그의 결과물들은 촉각적이며 온기가 있다. “이 과정에 우리는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서 그러한 균형을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해요.”라고 그가 설명한다. “우리는 많이 [맞춤 가구를] 만들기 때문에 우리가 많은 것을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죠.4 이것은 공간을 매우 조화롭게 만들면서 지나치게 진지하지 않도록 만드는 접근법일 뿐이에요. 심각해서는 안 되지요.”

바예는 직접 제작한 맞춤 가구로 특히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특정한 손길-수직물이나 아마도 맞춤형 도자기-이 필요할 때면 장인들과 협업하고 있다. 바예는 나탈리 와인버거와 같은 아티스트들에게 테이블 윗면에 사용할 스톤웨어 타일을 의뢰해왔으며 맷 머켈 헤스에게 맞춤 세라믹 타일과 벽난로 제작을 의뢰했다. “처음에는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 때도 있어요.”라고 그가 이러한 협업에 대해 말한다. “우리가 스케치를 보여주고 그대로 만들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여기에 다양한 변수가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 갈까요?’와 같은 다양한 논의를 하죠. 단단히 묶여 있는 느낌이 아니라 즉흥으로 구상한다는 것은 정말 신나는 일이에요.”

향후 어떠한 도전이 가장 기대되는지에 대한 질문에 바예는 코네티컷의 시골, 미니애폴리스, 토론토의 주택 인테리어 프로젝트 세 건에 대해 말한다. 각 주택은 건축적으로 크게 다르지만 바예는 이에 당황하지 않는다. “저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아야 하는 도전을 정말 좋아해요. 우리는 언제나 응집력을 느끼는 방식지만 각각이 다양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젝트를 하나로 꿰려고 노력하죠.”라고 그가 설명한다. 공간의 파편화된 요소를 넘어 구조를 전체로서 바라보는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것은 바예가 두각을 나타내는 틈새 분야이며, 그는 이것이 자신의 강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현재 우리에게 오는 고객들은 경험을 찾고 있죠.”라고 그가 말한다. “그들은 전체를 원해요. 우리가 그러한 시각에서 프로젝트들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정말 좋아요.”

(4) 바예는 그의 커리어 초기에 가구를 모두 맞춤 제작했다. 일부 제품은 지금도 주문이 가능하지만 제작 기간이 3개월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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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킨포크 44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4) 바예는 그의 커리어 초기에 가구를 모두 맞춤 제작했다. 일부 제품은 지금도 주문이 가능하지만 제작 기간이 3개월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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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킨포크 44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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