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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벨 산도발

자전 영화의 한계에 대하여.
글 by Nathan Ma. 사진 by Sadie Culberson.

영화감독 이사벨 산도발은 작은 마을에서 어린 소년을 보살피는 트랜스 여성, 대공황 시기에 인종 간 결혼 금지법을 무시한 부부 등 주인공들이 나누는 사랑의 초상을 섬세하게 그린다. 알모도바르, 왕가위, 파스빈더, 베리만의 영향을 받은 산도발은 2019년에 직접 각본, 감독, 주연을 맡은 감각적이고 감동적인 장편 영화 「사랑의 언어Lingua Franca」로 이름을 알렸다. 그녀는 같은 해 베를린 영화제에서 받은 1만 유로의 상금으로 다음 영화 「트로피컬 고딕Tropical Gothic」을 제작했다. 최근에 뉴욕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이사한 산도발은 좀 더 느려진 삶의 속도에 적응하는 중이다.

NATHAN MA: 당신은 영화에서 돌봄 노동을 비중 있게 다룬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ISABEL SANDOVAL: 필리핀 출신 영화감독으로서 우리나라의 문화와도 관계가 있고 개인적으로 그런 인물들에 끌린다는 이유도 있다. 스스로 정신분석을 해보면,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가족을 보살피고 돌보는 것은 내가 간절히 맡고 싶은 역할이다. 나는 한부모 가정에서 어머니 손에 외동으로 자랐다. 그래서 소속감과 공동체, 관심과 사랑을 주고받는 이들 사이의 끈끈한 관계를 갈망한다.

NM: 소수집단에 속하는 작가, 예술가, 영화감독의 작품을 사람들은 자전적 독백으로 읽는 경향이 있다. 이런 해석은 무엇을 놓치고 있다고 보는가?

IS: 내 작품은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자전적이지는 않다. 이를 테면 「사랑의 언어」에서 주인공과 나는 둘 다 뉴욕에 사는 필리핀 출신 트랜스 여성이지만 공통점은 거기까지다. 그런 캐릭터가 내 창작물이라는 점에서는 지극히 개인적이다. 내 삶의 심리적, 정서적 진실을 이 인물들에 투영하기도 한다.

NM: 「사랑의 언어」를 보는 관객이 간과하지 않을까 걱정되는 진실이 있다면?

IS: 이 영화를 서류상으로 여성임을 인정받지 못하는 필리핀 트랜스 여성에 대한 이야기라고만 하면 너무 부족한 설명이다. 주인공 올리비아는 야망이 넘치고, 그녀가 지닌 다양한 교차적 정체성을 모두 합친 것 이상의 존재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 중이다. 이 영화를 감상하다 보면 관객들은 이 인물을 사랑을 찾는 트랜스 여성이나 법적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이민자 이상의 존재로 인정하고 이해하게 된다.

NM: 당신의 영화는 트럼프의 브루클린이든, 마르코스 치하의 필리핀이든 개인과 정치의 교차점을 배경으로 할 때가 있다. 당신은 그 교차점을 어떻게 탐색하나?

IS: 내 영화는 큰 전환점이 되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 주인공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기 때문에 객관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나의 두 번째 장편 「유령」은 계엄 시절의 삶을 3인칭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이 아니다. 영화 중간에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을 계기로 등장인물들이 겪게 되는 경험을 풀어나가는 이야기다. 스페인 식민 지배 초기인 16세기 필리핀을 배경으로 하는 다음 개봉작 「트로피컬 고딕」에서도 같은 접근 방식을 취한다. 나는 사실적인 심리 묘사에 관심이 많다. 나에게 예술 창작은 본질적으로 사람에 대한 공감을 표현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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