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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리
Greta Lee

그레타 리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아웃사이더를 연기하며 명성을 쌓았다.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Words by Rachel Syme. Photography by Dominik Tarabanski. Styling by Jordy Huinder. Set Design by Javier Irigoyen. Hair by Eloise Cheung. Makeup by Rommy Najor.

그레타 리

그레타 리는 우리가 〈다임스〉에서 만나기를 원하지 않았다. 맨해튼 동남부의 작고 아늑한 카페인 그곳에서는 파스텔톤 테이블과 커다란 야자 잎, 폭신한 타히니 토스트를 만날 수 있다. 패션모델들과 스웨덴에서 온 여행자들이 하루 종일 키 큰 금빛 나무 의자에 죽치고 앉아 오렌지 꽃 케피어를 홀짝이며 자연식 메뉴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리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그녀는 나를 좀 더 뉴욕다운 곳으로 데려가고 싶어 했다.

그녀는 처음에 인근 〈골든 다이너〉에서 만나 아침을 함께 들자고 제안했다. 구식이라는 데 자부심을 가진, 새로 생긴 소박한 음식점이다. 셰프인 새뮤얼 유는 어린 시절의 기억에 남아 있는 전형적인 퀸즈 지역 식당, 크롬 회전의자 등을 완벽히 재현하고자 했다. 리는 2000년대에 유와 함께 일한 적이 있다. 당시 그녀는 지금도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는 데이비드 창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모모후쿠 코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다. 그녀는 그때 이후로 그들이 얼마나 멀리까지 왔는지 돌아보면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유도 이미 뭔가를 이루었고, 리는 넷플릭스 드라마 「러시아 인형처럼」에 공동 주연을 맡는 동시에 HBO에서 방영되는 코미디의 대본을 쓰고 있다.

하지만 상황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이다. 늦은 10월의 쌀쌀한 아침에 약속 장소에 도착했더니 리는 식당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망연한 표정으로 팔짱을 낀 채 굳게 잠긴 앞문에 기대앉아서. 그녀는 하이웨이스트 리넨 바지에 앞섶을 빨간 리본으로 여미는 오버사이즈 아이보리 카디건을 걸치고 있었다(스웨터는 디자이너 필리스 챈과 수지 청이 중국 전통 의상을 새롭게 해석하겠다는 취지로 최근에 설립한 독자 브랜드 〈옌옌〉 제품이었다. 리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브랜드를 알게 되었다). 이 옷차림은 그녀의 짤막한 검은 단발과 어우러져 그녀가 다섯 살인지 아흔다섯 살인지 헷갈리게 했다. 나중에 그녀는 그것이야말로 자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이라고 했다. 자신의 스타일 아이콘은 아기들과, “공원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나이 지긋한 뉴요커”라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팔순 노인을 보면 내가 원하는 옷을 입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알고 보니 그 식당은 월요일마다 문을 닫는 모양이었다. “어쩔 수 없다.” 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임스〉로 가는 수밖에.” 자리를 잡고 앉아 채소 주스와 러브 토스트를 주문한 다음 그녀는 “너무 로스앤젤레스 풍이어서” 여기서 만나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고 했다. 서른여섯의 리는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LA에서 보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곳을 떠난 다음에는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10대 시절 글렌데일과 사우스패서디나 사이에 끼인 작은 동네인 라카냐다플린트리지에서 자랄 때 그녀는 지역 컨트리클럽의 지저분한 주차장까지 차를 몰고 가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보곤 했다. 이 전망을 낭만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리는 자신이 본 광경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나는 정말로 인어공주 같은 심정이었다. 먼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다른 아이들처럼 나도 어린 나이부터 뉴욕을 동경했다.”

리는 한때 실제로 뉴욕 시에 산 적이 있었지만 너무 어릴 때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서울에서 서로를 만난 그녀의 부모님은 로스앤젤레스로 건너와서 1980년대 초에 리를 낳았다. 하지만 그들 가족은 금방 미국 곳곳을 옮겨 다니게 됐다. 의사였던 아버지는 “영어를 할 줄 몰라서 어느 병원에서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가족은 매사추세츠 스프링필드로 이사했다가 브루클린 카나시로(이 두 도시에서 리의 동생이 각각 한 명씩 태어났다), 결국 다시 로스앤젤레스로 돌아가 오랫동안 머물렀다. 이 이야기를 하면서 리는 희생이라는 개념을 끄집어냈다. 한국에서 성공한 클래식 피아노 연주자였던 그녀의 어머니는 “이곳으로 이민을 온 다음 일을 그만뒀다. 그리고 우리가 대학에 갈 때까지 자식들 뒷바라지에 전념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예술에 대한 야망을 포기했기에, 노래하고 춤추며 자란 리는 연기자로서의 삶을 갑절로 간절하게 추구하게 되었다. 그녀는 시카고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뮤지컬을 공부한 다음(그곳에서 그녀는 배우이자 작가인 남편 러스 암스트롱을 만났다) 전문 배우로서의 삶을 시작하겠다는 소망을 안고 뉴욕으로 이주했다.

리는 대번에 드라마 「법과 질서: 성범죄 전담반」의 배역을 따냈다. ‘금기’라는 제목의 에피소드에서 그녀는 근친상간 추문에 휘말린 여자의 룸메이트 역할을 했다. 얼마 후 그녀는 코믹 뮤지컬 「스펠링 비」의 전국 투어 공연에 마시 파크 역으로 캐스팅되었다. 하루에 세 시간밖에 자지 않고 스트레스와 지나친 성취욕에 시달리는 뛰어난 학생 역할이었다. 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연의 막을 올린 다음 보스턴을 거쳐 뉴욕으로 돌아갔고, 그곳에서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스물다섯 즈음에는 이미 전국의 관객들 앞에서 수천 번의 공연을 마친 다음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우리 세대를 대표하는 한국인 나탈리 포트만쯤 될 줄 알았다.” 그녀가 깔깔 웃는다. “나는 ‘이제 성공했으니까, 앞으로 내 얼굴 보기 힘들 거야!’ 이러고 다녔다. 쇼가 끝난 다음에는, 음, 아주 오랫동안 서빙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무대에서의 성공이 이어지자 리는 브로드웨이에서 번 보잘것없는 수입으로 모든 친구에게 술을 샀다(“개중에는 부유한 친구들도 있었는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 어릴 때부터 꿈꾸던 화려한 뉴욕 생활을 모방하고 싶었던 그녀는 신용카드 빚만 늘어갔다. “나는 캐리 브래드쇼가 되고픈 멍청이였다.” 그녀가 자학 개그를 했다. “뉴욕에 와서 돈을 물 쓰듯이 써버렸다. 「섹스 앤 더 시티」만 아니었으면 집을 사고도 남았을 텐데…”

2008년에 「스펠링 비」가 막을 내리면서 리는 갑자기 일자리를 잃었지만 다시 구할 수 없었다. 마시처럼 아시아 여성을 위한 주목받고 비중 있는 역할은 결국 원칙이라기보다 예외에 불과했던 것이다. 리는 왁자지껄한 분위기의 〈모노후쿠 쌈 바〉에서 안내하는 일을 시작했다가 ‘서빙 책임자’로 승진해 〈고〉와 〈마페슈〉를 비롯한 데이비드 창의 다른 레스토랑 오픈을 도왔다. 오디션은 계속 보러 다닐 작정이었지만 그녀는 요식업계에서도 점차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나는 무슨 일을 하든 대충 하기가 더 어렵다. 식당 일에도 완전히 빠졌다. 당시에 레스토랑에 찾아온 손님 가운데는 나중에 나와 함께 일하게 된 사람이 많다. 나는 그것을 소재로 종종 우스갯소리를 한다. 어차피 그들은 기억하지 못할 테니 나는 ‘제가 손님께 돼지고기 빵을 서빙했답니다’ 이런 말을 즐겨 한다.”

2012년에 리는 링컨 센터에서 초연된 에이미 헤어조크의 퓰리처상 최종 후보작 「4000마일」에서 단역을 맡았다. 딱 한 장면에만 등장하는 인물이라 거절할까 고민도 했다. 그녀의 역할은 주인공과 사귀는 중국 여인 아만다였다. 주인공은 자신의 괴팍한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뉴욕으로 돌아온다. 아만다는 튀는 외모로 노부인을 도발한다. “이야기 전개상 중요하고 폭발적인 순간이지만 사실 현대 미국 연극에 대한 나의 불만이 바로 그것이다. 나는 뭐랄까, 명문가를 소재로 한 이런 드라마에서는 소수자를 위한 배역만 맡는 느낌이었다… 이런 연극에 출연하면 나는 유난스러운 역할을 연기해야 한다. 주변인에게는 매우 한정된 캐릭터만 맡겨진다.”

“당시에 레스토랑에 찾아온 손님 가운데는 나중에 나와 함께 일하게 된 사람이 많다.”

그녀가 등장하는 한 장면은 젊은 연출가 리나 더넘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연극에서 리를 본 더넘은 그녀에게 「걸스」의 콧대 높은 갤러리 직원 수진 역할을 맡겼다. 「걸스」의 대본 연습 때 리는 코미디언 에이미 슈머와 재회했다. 슈머와는 언젠가 오디션 후에 엘리베이터 안에서 처음으로 만났었다. 슈머는 〈코미디 센트럴〉에서 방영하는 자신의 쇼 「인사이드 에이미 슈머」에 리를 캐스팅했다(당신은 엄청난 화제를 낳은 「칭찬」 편에 출연한 리를 기억할 것이다. 여러 명의 여성이 스스로를 심하게 망가뜨리는 내용이다). 비슷한 시기에 리는 「하이 메인터넌스라」는 드라마의 웹 에피소드에 출연했고 그 후 이 에피소드는 ‘집 없는 하이디’라는 제목으로 HBO로 이전했다. 살 곳이 없어 데이트 앱에서 만난 사람의 아파트에 얹혀 사는 여성에 대한 내용이었다. 2014년에 리는 「뉴 걸」에서 비슷한 역할인 제이크 존슨의 연인 카이를 연기했다. 그녀가 자신을 남들은 모르는 상속녀라고 밝히기 전까지 존슨은 그녀 역시 사기꾼이라고 생각한다.

리는 갑자기 다양한 배역을 따내기 시작했지만(그녀가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특이한 유머 덕분에 무표정 연기의 효과가 두드러졌다) 그녀의 성공이 여러 백인 여성 크리에이터 덕분에는 가능했다는 사실이 그녀를 괴롭혔다. “가장 친한 동료들과 함께 있을 때도 이렇게 깨닫는 순간이 찾아오곤 했다. ‘아. 너희는 아직 세상을 그런 식으로 보는구나.’” 그녀가 스크램블드 에그를 한 입 먹으며 말한다. “나는 이 업계에 오로지 주변인으로밖에 참여할 수 없겠구나, 인종차별이 너무 깊이 뿌리박혀 있어 우리는 절대 바로잡을 수 없겠구나 싶었다.” 언젠가 리가 슈머에게 아시아 여성들을 위한 비중 있는 역할이 부족하다고 불평하자 슈머는 유일한 해결책은 리가 직접 대본을 쓰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래, 이 바보야, 가서 컴퓨터를 켜고 탁탁탁 글을 쓰면 되지’ 이런 말투였다. 그 말이 참 웃긴 게 절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리는 글을 쓰겠다고 자리에 앉았지만 애당초 그런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부아가 났다. “내가 꿈꾸던 연기를 계속하기 위해 이런 일까지 해야 하는 현실이 진심으로 못마땅했다. 그러다 내가 나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것은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일이었다. 바뀌지 않는 세상에서 사는 것도 힘들었다.”

리가 말하길 처음에 그녀가 쓴 원고는 “완전 오글거리고, 솔직히 형편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감을 얻은 그녀는 「걸즈」의 스토리 에디터이자 현재 HBO 프로그램 「배리」의 제작자인 친구 제이슨 김과 함께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교활한 한국인 여성을 둘러싼 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사치스러운 취향을 가졌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범죄도 서슴없이 저지를 인물이다. “그녀는 지극히 백인화되었을 경우의 내 모습에 가깝다. 내가 브렌트우드에 살고 바비 인형을 따라 하는 사람이었다면.”

그들은 이 드라마에 「코리아타운」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2018년에 HBO에 소개했다. 이 방송국은 그들의 제안을 곧장 받아들였다. 리와 김이 제작을 진행시키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우리가 만나기 며칠 전에 그녀는 최종 대본을 제출한 상태였다. 리는 방송이 제작될 거라 확신했다. 그녀는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고 불법을 예사로 저지르는 아시아 가족이라는, 자신이 늘 보고 싶었던 드라마를 썼다. 이 드라마가 팔린 다음 인터뷰에서 그것을 「소프라노스」와 비교하자 그녀는 한인 사회가 부정적으로 그려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들로부터 약간의 질책을 받았다. 이것이 바로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그녀는 말한다. 소수집단을 다루는 프로그램이 흔치 않기 때문에 작가들은 훈훈한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부담까지 떠안아야 한다. 그러나 리는 그녀와 그녀의 등장인물들도 여느 사람들처럼 사악하고 냉소적이고 복합적인 도덕성을 지닐 수 있다고 믿는다.

“시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아, 그러면 한인들 이미지가 나빠지는 거 아냐? 그들을 범죄자로 만들 작정이니?’” 그런 반응은 정말 의외였다. 「소프라노스」를 보면서 ‘아 이런. 우리가 이탈리아인을 악당들로 만들고 있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 이중 잣대는 여전히 존재한다.”

일단 직접 대본을 쓰기 시작하자 그녀는 멈출 수 없었다. 「코리아타운」과 더불어 이제 그녀는 한국 여성들을 소재로 하는 다른 작품 두 편을 작업하고 있다. 하나는 김정은의 여동생의 삶을 상상한 익살스러운 시트콤이다. “그의 오른팔이 사실은 여동생이라는 음모론이 있다. 그래서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좋아, 그녀에게 막강한 권력을 쥐어주어 여성도 소시오패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 어떨까?’ 재미있는 생각 같았다.”

또 다른 프로젝트는 훨씬 진지하다. 1950~60년대에 활동한 한국의 삼인조 가수 김시스터즈의 이야기다. 그들은 한국전쟁 중의 미군부대 위문을 시작으로 미국에서도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그들은 역사상 최초의 케이팝 그룹이다. 미국에 건너와 「에드 설리번 쇼」에도 출연했다.”

「에드 설리번 쇼」에서 21차례나 공연했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잊혔기에 리는 사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을 느꼈다. “무엇보다 이 여성들은 한 사람당 20가지 악기를 배운 음악 천재들이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영어를 배워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그들을 모른다.”

드러나지 않는 역사에 다가가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면서도 리는 카메라 앞에 점점 자주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최근에는 레슬리 헤드랜드가 제작한 컬트 히트작 「러시아 인형처럼」에 나타샤 리온에게 생일 파티를 (여러 번 거듭해서) 열어주는 보헤미안 친구로 등장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이 드라마의 설정 때문에 시청자들은 거의 모든 에피소드의 처음에 “생일 축하해, 자기!”라고 외치는 리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이제 사람들은 길거리에서 그녀와 마주치면 그 대사를 외치곤 한다.
“새로운 현상이다.” 타히니와 과일 잼을 듬뿍 바른 토스트의 마지막 조각을 입에 넣으며 그녀가 말했다. “이 일을 아주 오래해온 기분이지만 내 대사가 유행어가 된 적은 없다.”

사실 유행어를 만드는 데는 큰 관심이 없지만 그녀의 세 살 배기 아들 아폴로는 유행어 따라하기에 재미가 들린 모양이다. “얼마나 수다스럽게 재잘대는지 모른다. 그리고 항상 오늘은 엄마 생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아폴로는 작년에 태어난 라파엘의 형이다.

현재 리는 자신의 삶을 절묘한 줄타기처럼 느낀다. 가족(그녀가 아는 사람 중에 다섯 살 아래의 자녀가 둘인 사람은 그녀가 유일하다)과 뉴욕의 아파트(그녀는 지금도 LA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만), 연기 경력(그녀는 비밀리에 제작 중인 「러시아 인형처럼」의 두 번째 시즌에 출연할 예정이다), 과거에는 성공한 사례가 없는 유형의 스토리를 스크린에 올릴 기회를 조화시키려 애쓰고 있다. “‘현대 여성’으로 살아가는 요령은 이런 일 저런 일을 한꺼번에 그럭저럭 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녀가 두 잔째 커피를 후루룩 마시며 말한다.

우리의 만남이 끝나면 리는 남편과 함께 부부상담을 받으러 브루클린에 달려가야 한다(두 사람은 사이가 좋지만 관계 유지 차원의 상담이다). 그다음에는 아폴로와 라파엘을 데리러 가야 한다(“좋든 싫든 내 아이들은 분명히 지금 내 삶의 98%를 차지한다.”). 그다음에는 「코리아타운」 원고를 검토한 다음 지금은 밝힐 수 없는 새 프로그램을 촬영하러 유럽에 갈 채비를 해야 한다. 빡빡한 삶이지만 그녀는 라면을 나르면서 자신이 멋진 역할을 하게 될 드라마를 직접 쓰는 몽상을 하던 시절보다는 할 일이 꽉 찬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 어느 날 그녀는 갑자기 억울한 마음이 들었고, 손 놓고 기다리만 하는 데 지쳐서 자신이 꿈꾸던 역할을 직접 글로 썼다. 이제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을 위해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 그녀는 더 이상 한국의 나탈리 포트만을 꿈꾸지 않는다. 그녀는 단 하나뿐인 그레타 리니까.

“‘현대 여성’으로 살아가는 요령은 이런 일 저런 일을 한꺼번에 그럭저럭 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현대 여성’으로 살아가는 요령은 이런 일 저런 일을 한꺼번에 그럭저럭 해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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