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이는 어릴 때부터 캠핑과 아웃도어 문화에 익숙했다. “아버지가 제품, 디자인, 운영을 모두 맡게 되면서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 캠핑 장비에 둘러싸여 자랐어요.”라고 그녀가 말한다. “가장 어렸을 때의 기억도 아버지가 개발한 장비를 야외에서 테스트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캠핑을 한 일었지요.”
그녀는 가족과 니가타현의 사도섬에서 종종 캠핑을 했던 일을 떠올린다. “어린 시절 항상 여기저기를 뛰어다녔고 저는 강물에 뛰어드는 것을 특별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로 여겼어요.” 다행히도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그녀가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구해줬을 뿐만 아니라 실용적인 조언들을 해주었고, 그녀는 성인이 된 지금도 그러한 조언들을 기억하고 있다.
야마이도 처음에는 가업을 이을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도쿄에서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던 그녀는 금세 일에 환멸을 느꼈다. “도쿄의 패션업계에서 사람들은 일에 쫓기고 인간성을 잃고 있었습니다.”라고 그녀가 말한다. “저는 자연에 둘러싸여 자라온 만큼 그러한 배경을 이용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스노우피크>의 대표로서 그녀는 회사에 의류사업부를 신설하여 서로 관계가 없던, 아니면 서로 관계를 맺고 싶어 하지 않던 두 세계를 연결했다. 전통적으로 형태보다 기능을 중시하는 아웃도어 영역에서 패션은 어색한 보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야마이의 도시 미학과 아웃도어 경험은 브랜드의 현대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녀의 영향으로 <스노우피크>의 디자인은 90년대부터 이어진 형태와 원색의 과감한 블록들을 선호하는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주된 트렌드로부터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다. <스노우피크>의 의류는 다른 브랜드와 대조적으로 베이지, 회색, 회갈색 톤을 주로 사용하고 때때로 거친 질감과 섬세한 디테일을 느슨하거나 헐렁한 형태와 결합하고 있다. <스노우피크>는 나일론과 폴리에스터와 같은 하이테크 경량 소재뿐만 아니라 야크, 알파카 울, 오가닉 코튼과 같은 소재도 사용하고 있다. 일본의 소방복에 사용되는 내화소재로 만든 타키비 라인, 기모노의 요소를 가져온 도테라 재킷과 노라기 재킷 등 여러 베스트셀러 제품들은 일본의 문화와 패션에서 힌트를 얻었다.
“자연을 사랑해서
무언가를 만든다는 생각은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야마이는 <스노우피크>와 별개로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를 통해 자연에서 받은 영감과 도시적 디자인을 결합하고 있다. 야마이의 브랜드는 자연으로부터 유래한 섬세한 섬유를 사용한다. 그녀는 자신이 입은 옷을 가리키며 인도산 야잠견(야생에서 채집한 실크-옮긴이) 소재라고 말한다. “저는 야생이 깃든 옷을 만들고 싶은 강한 욕망이 있습니다.”라고 그녀가 말한다. “자연을 사랑해서 무언가를 만든다는 생각은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그녀는 <스노우피크>에서도 그러한 바람을 실현하고 싶어 한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기능과 디자인을 만들고 싶어요.”
야마이는 사람들 대부분이 아웃도어와 단절되어 있음을 걱정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인간의 삶은 자연과 긴밀하게 얽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비를 맞는 것을 싫어할 정도로 조금이라도 불편해지는 일을 원하지 않아요.”라고 그녀가 말한다. 사람들이 자연과 더욱 단절될수록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해지지도 않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멀어질 것이다. 야마이는 유목민들과 함께 게르(몽골의 전통적인 이동식 집-옮긴이)에서 주말을 보낸 몽골 서부 여행을 떠올린다. 그녀는 그곳의 유목민들이 대지와 협력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고 돌아왔다. 그녀는 자신의 역할이 도시에서도 인간과 자연을 더 가깝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야마이는 세련된 도시인들이 캠핑을 경험하면서 그들의 자원이 어디서 오는지, 무엇이 남아 있는지를 깨닫고 더욱 건전한 소비를 하게 되기를 바란다.
“패스트 패션이 업계에 등장한 이래로 대량 생산과 소비가 자연에 극도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라고 야마이가 말한다. “자본주의 경제적 사고에 따라 옷을 만드는 대신 저는 가능한 한 원료와 제품의 추적 가능성을 높이고 싶습니다. 저는 고객들이 자연을 가깝게 느끼고 자연에 대해 생각하도록 만드는 옷을 만들고 싶어요.”라고 그녀가 설명한다. “우리는 자연에 대해 겸허한 자세로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