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잘린드 재나: 옷에 대한 당신의 철학을 말해달라. 유쾌하기도 하고 다소 친밀한, 일종의 연애관계로 보인다.
미셸 엘리: 옷은 피부에 가장 가까운 것이기 때문에 깨닫든 그렇지 못하든 우리는 옷과 친밀한 관계에 있다. 모든 사람은 옷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이 있다. 나에게 옷은 매우 개인적이다. 옷은 우리의 정체성과 기분의 많은 것을 말해준다. 나는 입고 있는 옷을 통해 그 사람을 파악할 수 있다. 옷이 특별하게 아름다운 것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 단순한 티셔츠일 수도 있고 하늘하늘한 드레스일 수도 있다. 옷을 입는 순간 우리는 이미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 말하고 있고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옷을 입고 잠들고 옷을 입은 채로 깬다. 우리는 벌거벗고 도시를 돌아다니지 않는다. 우리는 집에서 나올 때 매일 감정을 입고 나오는 것이다. 옷을 의식하게 되면 의식적 결정을 하고 의식적 선택, 의식적 구매를 하게 된다. 나의 경우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 내가 느끼고 싶은 것, 또는 내가 어떻게 인식되고 싶은지를 알게 되었을 때, 옷에 대해 의식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RJ: 그러한 느낌이 하루하루 바뀌는가?
ME: 점점 더 좋아진다. 아흔 살이 될 때쯤 나는 ‘심각하게 추상적’으로 변할 것 같다. 세상에는 추상성이 필요하다. 우리에게 시가 필요한 것처럼. 우리는 사람들을 보고 “와, 나는 그렇게 할 수 없겠지만 멋지네요.”라고 말할 필요가 있다.
RJ: 당신의 인상적인 <꼼데가르송> 컬렉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일본 디자이너들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이는데.
ME: 내가 레이 [가와쿠보]에 대해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그녀가 옷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할 때에도 드레스에 구멍을 뚫는다는 것이다. 구멍은 긴장감을 낳는다. 보는 사람들은 ‘왜 여기에 컷이 들어가 있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2019년 봄 컬렉션에서 그녀는 배 부분을 재단하여 임신을 한 것처럼 아랫부분을 부풀렸다. 이것을 보면 이러한 컷이 여성들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나는 세 번 임신을 했다. 그리고 나는 잘려나간 적이 있음을 말할 수 있다. 내가 일본 디자이너들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들이 패션의 또 다른 극단적인 차원에 있기 때문이다. 요지 [야마모토]도 마찬가지다. 모든 바느질, 의상, 실, 모든 마무리하지 않은 마감에 의도가 들어 있다.
RJ: 수집은 참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수십 년 동안 특정 아이템을 찾아다닐 정도로 수집가를 강박적으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의 컬렉션은 의상을 보관만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당신은 옷을 직접 입는다.
ME: 글쎄, 나는 박물관에서 그것을 컬렉션이라고 부르기 전까지는 ‘수집’을 한 것은 아니었다. 분명하게 말하자면 이것은 내 옷들이었다. 내가 그 옷을 입기 때문에 관장이 전시회를 열고 싶어 했다. 일부 옷에는 화장품도 묻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세탁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관장은 “전시 전체가 당신이 이 옷들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합니다. 당신은 수집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죠. 당신은 이 옷들을 입고 살고 있습니다.” 이것이 [꼼데가르송이] 변형시킨 [움직임을 제한하는] 옷들이 나에게 중요한 이유다. 나는 이제 그 옷들을 입을 때 어디로 갈지, 어떻게 갈지, 어떤 자동차를 주문할지, 내가 돈을 써야 할 일이 있을지, 휴대폰을 들고 있을지 등을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정도가 되었다. 나는 이 모든 요소들을 염두에 둔다. 내가 지난번 패션 위크에 갔을 때 나는 내 손이 되어줄 어시스턴트를 데리고 갔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으니까. 화장실을 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런 날은 종일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